2024 미리 보는 창업시장(상)

“사람 구하기 더 힘들어진다”

2024년 새해는 미국발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국내 금리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일년 내내 고물가의 원인이 되었던 고환율도 다소 누그러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기는 침체를 예상하기도 하지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위기처럼 급격한 경기침체 대신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해 상반기 한국의 총선과 하반기 미국의 대선도 경기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도 올해보다는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되살아나면서 수출도 증가하고 주식시장도 다소 활기를 띨 전망이다. 

과당경쟁

창업시장 역시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 서서히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변동에 관계없이 소비자 인기몰이를 하는 저가 업종은 지금까지 저가 커피가 대세를 이뤘다면 새해는 다른 외식업서 저가가 성장하는 업종이 등장할 것이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빈익빈부익부 현상서 부익부 대신 ‘품질은 높고, 가격은 중간’으로 조금 변화를 보이는 합리적 업종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백화점 명품 수요가 줄고 있듯이 자존심과 품격을 갖춘 소비자가 극단적 양극화 대신 거품이 제거된 업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창업시장을 외식업 위주로 전망해본다.


최근 몇 년간 저가 커피전문점이 크게 성장했다. 한동안 미국보다 한국 커피가 더 비싼 불합리한 커피시장이 형성돼왔지만 한국도 지난 15년간 커피 원두의 수입, 로스팅 및 제조, 유통 등 커피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성숙되면서 이제 더 이상 커피를 비싸게 마시지 않아도 된다.

커피산업의 발달로 저가 커피도 마실만하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게 됐다. 

다만 문제는 저가 커피 창업의 경우 점포가 너무 많이 생겨 과당경쟁을 하고 있고, 점포의 수익성에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저가 트렌드가 새해에는 커피서 치킨시장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인 최애 간식인 치킨의 가장 큰 문제는 값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이미 과당경쟁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치킨 창업 수요는 많다. 만약 누군가 저가 치킨 창업으로 어느 정도 점포 수익성만 보장한다면 그 브랜드는 치킨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혁신을 통한 창조적 파괴 전략이다. 

지난 6월 대구광역시서 시작한 덤브치킨이 새해 기대되는 대표적인 저가 치킨전문점이다. 대구시와 경북 경산시서 오픈한 5개 점포가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고, 새해 본격적으로 성장할 준비를 마쳤다. 덤브치킨은 국내산 9호닭 후라이드 치킨을 단돈 9900원에 판매한다.

양념치킨, 갈릭소이치킨, 스위트크림치킨, 반반치킨 등은 1만1900원이다. 가족 파티에 적합한 하프 세트는 치킨반마리, 허니딥치즈포테이토, 치즈롤, 콜라를 묶어 1만8000원으로 구성됐다. 그 밖에 고객 반응이 매우 좋은 고구마 토핑을 2000원에 추가할 수 있다.

품질은 높고, 가격은 중간
저가 업종 합리적으로 등장


이처럼 가격의 고객만족도를 높인 덤브치킨은 점포 수익성 역시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일평균 100마리 이상의 치킨을 판매하는데, 창업자 수익성을 매출의 20~25% 선에 맞추어 브랜드 콘셉트를 설계했다. 고객 만족과 가맹점의 이익 둘 다 충족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본사의 이익을 낮출 때 가능하다. 덤브치킨 관계자는 “다이소, 한솥도시락처럼 긴 호흡으로 저가지만 제품 경쟁력을 높여나가 궁극적으로 본사에도 이익이 되는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저가 치킨의 등장에 대해 창업전문가들은 로봇키친이 인건비 절감 역할을 하면서 저가 치킨의 저변을 확산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치킨 브랜드들은 당장 주방을 로봇키친으로 바꾸지 못하지만, 신규 브랜드는 처음부터 주방 설계를 로봇키친으로 하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1인 창업도 가능해 치킨 가격을 낮춰도 점포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치킨을 로봇으로 조리하면서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치킨 시장의 혁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후라이드참잘하는집, 맛닭꼬, 오븐숯불민족두마리치킨, 꾸브라꼬숯불두마리치킨 등도 주목되는 저가 치킨전문점이다. 특히 저가 치킨은 기존의 대형 브랜드들이 수시로 실시하는 할인 행사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이 배달비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해 배달 주문도 많이 올라온다. 또, 일단 저가 브랜드로 자리를 잡게 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가격이 싸다고 맛과 품질이 떨어져서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신메뉴 출시로 기존 고객을 지키고, 신규 고객을 계속 견인할 수 있어야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새해에도 점포의 테크놀로지화는 더 강화될 것이다. 점포 자동화와 서비스 로봇, 협동 로봇이 외식업 전방위로 확산돼 나갈 것이다. 일할 사람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인건비 절감을 통해 점포 수익성을 올리는 것이 절박한 시점이다.

자동조리기기 및 로봇과 함께 일하는 1인 점포 시대가 본격 도래할 것이다. 배달 로봇이 거리를 다니는 시대가 열릴 것이고, 서빙 로봇도 중대형 일반식당 위주로 더욱 확산돼 나갈 것이다. 테이블오더, 모바일을 통한 예약 서비스 문화도 전 외식업종으로 확산될 것이다. 

주방의 자동화 면에서는 치킨로봇, 커피로봇, 숯불치킨자동기계, 김밥자동화기기 등을 넘어서서 다양한 음식을 자동으로 조리하는 기계가 확산돼 나갈 것이다. 이미 중국은 우리보다 식당의 자동화가 더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저렴한 중국산 자동조리기계가 본격 수입되면서 국내 식당들의 자동화는 빠르게 자리 잡아 나갈 가능성이 높다. 

기존 파괴

이같이 국내 외식업 창업시장은 점점 더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틈새시장을 발견한다고 해서 오랫동안 독점의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시시각각 정보가 노출되는 완정경쟁시장에 가깝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앞으로는 챗GPT, 오픈AI 같은 음식 AI가 등장하므로 맛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점포만이 생존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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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