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주고 과일도 깎아 배달

몇 년 전만 해도 아파트 구색 갖추기에 불과했던 커뮤니티시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진화하고 있다. 바깥 외출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아파트 단지 내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서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이 점차 특화되고 있다.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들이 고급 커뮤니티 명함을 내밀려면 물놀이 시설인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실내 골프장, 게스트룸, 놀이터, 경로당 등은 기본이다. 앞으로는 입주민들의 의견을 더욱 반영해 한층 더 다채로운 시설들이 생겨날 전망이다.

지난해 여론 조사기관인 한국갤럽 조사연구소에서 응답자에게 10여가지 유형 중 거주하고 싶은 주택을 선택하게 한 결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갖춘 주택’이 27 %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직전 조사(24%)에 비해 3%p 높아진 수치로, 커뮤니티를 보유한 주거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해서 증가한 셈이다.

한층 더 
다채롭게

차별화한 커뮤니티시설은 아파트 단지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형성하고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커뮤니티가 잘 갖춰진 아파트로 꼽히려면 수영장이나 물놀이시설은 기본이다. 

잘 이용하면 멀리 갈 필요 없이 단지 내에서 휴가와 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관리가 까다롭고 유지 비용이 적지 않아 돈을 들여 시공해 놓고도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수영장 운영이 원활한 아파트는 ‘단지 관리가 잘 되는 곳’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단지는 ‘워터파크 아파트’로 유명해졌다. 물놀이와 아일랜드 놀이를 함께 즐기는 미니카약 놀이터는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연결된 섬 사이에 미니카약을 탈 수 있도록 물길을 만든 놀이시설이다.

부산 북구 화명동 랜드마크 단지인 ‘화명롯데캐슬카이저’ 단지에는 총길이 25m, 6개 레일의 실내수영장과 유아풀장, 고급 사우나 시설 등으로 커뮤니티시설을 꾸몄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회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고정관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이 필요하다”며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최상의 주거 상품을 끊임없이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용산 등 대표적인 부촌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의 아파트에선 호텔식 식사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조식과 중식뿐만 아니라 키즈식까지 내놓고 과일을 깎아 집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특화 커뮤니티시설 갖춘 신규 단지 눈길
수영장은 기본…조식·중식에 키즈식까지

최근 식사 서비스를 도입하는 단지가 증가하는 것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 노인 가구가 늘면서 직접 요리를 하는 가정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호텔식 아파트 조식 서비스가 제공되려면 조리시설 및 식사 공간 조성이 필요한 데다 조리 전문 인력 등을 배치하려면 그만큼의 수요가 있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신축, 대단지 아파트서만 가능한 서비스라는 인식도 있다.

건설업계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커뮤니티시설을 최첨단 기술과 접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래 주거 모델로 제시한 ‘넥스트 홈’의 주거생활 플랫폼인 ‘홈닉’을 선보였다. 여러 주거 관련 서비스를 한데 모은 앱이다.


삼성물산은 홈닉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개별 가구서 온도를 조절하거나 가전을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 커뮤니티시설 등 단지 전체와 입주자를 연결한다.

예를 들어 홈닉을 통해 미리 예약한 커뮤니티 골프연습장서 운동을 한 뒤 단지 내 카페서 입주자들과 만나 로봇이 서빙한 커피를 마시고, 카페테리아 벽에 걸린 미술품을 감상하며, 앱을 통해 미술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다.

단지 내에서 
휴가와 레저

아파트 지하 또는 지상의 저층에 주로 자리 잡았던 커뮤니티시설들도 이제는 최상층 또는 고층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최상층에 펜트하우스 같은 고급 주거시설이 아닌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하면서 다른 단지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입주민 만족도까지 높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래미안원베일리’ 101~102동, 122~123동 등은 각각 스카이브릿지로 연결해 북카페, 공중정원 등의 스카이 커뮤니티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입주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있는 ‘그랑시티자이’ 1·2차의 경우 42층에 스카이 피트니스, 라운지카페 등의 커뮤니티시설이 마련돼있다. 수리산을 비롯해 시화호 등의 조망이 가능하다.

‘디에이치방배’(방배5구역 재건축)는 지난 10월10일 커뮤니티시설 개선안에 의거해 커뮤니티시설로 영화관 메가박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밖에 어린이도서관이 함께 있는 실내 놀이터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화된 커뮤니티시설은 아파트의 가치를 더한다. 단지 내에 조성되는 고품격 커뮤니티시설은 입주민의 주거만족도를 높이는 데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대외적인 이미지 형성과 시세 상승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형 호텔식 
식사 서비스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커뮤니티시설이 집값과 직결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최근 강남권 고급 단지 중심으로 특화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단지를 고급화해 커뮤니티시설이 늘어날수록 공사비가 늘어나고 입주민들의 관리비가 늘어나는 만큼 반기는 입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형 건설사와 브랜드를 보유한 중견 건설사를 포함해 건설사들의 시공 능력이 일반적인 수준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준”며 “예전과 같은 일률적인 시설로는 사용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없다. 건설사 또한 사용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커뮤니티시설을 포함한 특화 설계에 더욱 비용을 아끼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음은 커뮤니티시설을 강점으로 내세운 수도권 분양 아파트.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일원에 들어서는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가 미계약 잔여 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동, 총 771세대 규모로 전용면적 59~84㎡로 구성된다. 주차 대수는 939대로 세대당 1.22대가 가능하다. 입주는 내년 3월 예정.  

최첨단 기술과 접목
미래 주거 모델 제시

지난달 1순위 청약서 401가구 모집에 5626명이 몰리며 평균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단지는 남향 위주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고, 전 세대 발코니 확장과 함께 붙박이장, 시스템에어컨, 하이브리드 쿡탑, 전기오븐 등 다양한 옵션들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또 골프존, GX존, 피트니스센터, 그리너리 스튜디오, 경로당, 어린이집 등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진다.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 의정부를 대표할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되는 단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선보이는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일대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들어서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48층 1401세대 규모다.

타입별로는 84㎡ 1058세대, 112㎡ 339세대, 162㎡ 2세대, 165㎡ 2세대로 의정부 내 희소성 높은 중대형 평형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브랜드에 걸맞은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췄다. 먼저 단지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도록 했다.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내려 쾌적하고, 안전한 지상 공간을 조성했다. 또 4베이(BAY) 판상형 위주의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과 공간활용도가 우수하다. 최고층에는 7베이(BAY)의 펜트하우스도 공급된다. 

이미지 형성
시세 상승으로

알파룸을 활용한 다양한 평면 특화 설계를 적용해 가족 구성원 및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세대 내부 공간을 바꿔볼 수 있도록 했다. 단지 대지면적의 61%를 차지하는 조경도 자랑거리다. 싱그러운 잔디와 수경시설이 어우러진 넓은 중앙정원인 네이처 테라스와 물놀이터가 마련되는 스플래시가든 등에서 자녀와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족, 친구들과 산책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숲속 산책로 페르마타 가든도 조성될 예정이다. 

지역서 보기 힘든 다양한 최신 커뮤니티 시설도 약 4000㎡ 규모로 마련된다. 지역 최초로 자녀의 학업을 위한 스터디 공간인 에듀&비즈니스라운지와 스텝가든카페, 작은 도서관, 키즈스테이션, 어린이집, 돌봄센터 등이 들어선다.

운동시설인 피트니스센터, GX룸, 실내골프연습장(GDR 적용), 탁구장, 필라테스룸 등과 사우나(냉·온탕), 코인세탁실 등 편의시설도 조성된다.

주한미군 공여지였던 캠프 라과디아의 반환으로 약 3만㎡의 공원이 함께 조성돼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공공복합청사 내 스포츠시설(실내수영장, 암벽등반, 조깅트랙 등 예정) 등 주민들의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운정3 제일풍경채= 제일건설은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에 위치해 GTX운정역 초역세권 입지로 평가받는 ‘운정3 제일풍경채’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8층, 4개동, 전용면적 84㎡ 총 383세대 규모로 구성된다.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84㎡A 190세대, 84㎡B 96세대, 84㎡C 97세대로 전 가구가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로 구성된다. 

본 청약은 부적격 당첨자와 사전당첨자 지위 포기 세대를 제외한 121세대(예정)가 청약 물량으로 배정됐다. 단지 내에 6개의 자연테마정원과 산책로, 스크린골프 및 탁구장, 휘트니스 등 고품격 커뮤니티가 조성된다. 채광을 극대화한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알파룸 (일부 세대) 특화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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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