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에 씹힌 한동훈 법무 장관 필패론

총선, 나와도 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벌써 3번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차출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일단 “지금은 업무에 집중할 때”라며 출마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의 행보를 보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보인다. 국민의힘이 위기 때마다 한 장관에게 이미지를 빌리고, 있지만 최근에는 중도층마저 그에게 시큰둥한 모습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행보가 ‘정치’에 방점이 찍힌 모양새다. 한 달간 모습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한 장관은 지난 7월, 전남 영암에 있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했다. 조선업계의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외국인 노동자 허용을 위한 비자 발급을 늘리기로 한 뒤다. 

이후에도 법무부 장관이 하는 경제 이야기를 통해 법무부 장관과는 거리감 있는 영상을 게재했다.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를 두고 여론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해당 영상 조회수는 100만회를 넘겼다. 

다음 선거
대표 얼굴?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또다시 한 장관에게 정치에 참여하라며 손을 내밀고 있다. 사실상 내년 총선서 ‘얼굴’로 쓰겠다는 의도다. 한 장관의 출마지로 마포를 비롯해 동작, 강남 3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까지 예정지도 다양하다. 강남 3구를 제외하면 이른바 ‘국민의힘 험지’로 불리는 지역들이다. 

이처럼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와 역할을 두고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현 상황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게 오히려 좋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차기 총선서 선거를 총 지휘할만한 인물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는 지방선거와 대선을 모두 승리한 당 대표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데 반해 김기현 현재 대표의 존재감은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서 윤석열 대통령을 얼굴로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는 말도 들린다. 

이 같은 상황서 당내 얼굴 부재 사태로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한 장관을 연일 소환하는 것으로 추론된다. 한 장관의 법무부 장관 지목은 이미 예견됐으며, 신속하게 이뤄졌다. 이때부터 그의 존재감과 몸값은 줄곧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그는 엘리트 이미지와 속 시원한 발언으로 일찍부터 여의도 정가서 이미 주목받아왔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파급력이 컸다. 전체회의, 특정 현안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늘 한 장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해 도무지 그를 이길 방법이 없었다. 민주당서 여러 의혹을 제기했지만 매번 되레 민주당이 역풍을 맞기에 바빴다. 

이 덕에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이 강조한 스타 장관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보수는 물론 중도층에게까지 소구력이 생겼다. 이대로라면 총선의 얼굴로 쓰여도 크게 문제가 없을 듯 보였다. 

그의 존재감은 때릴수록 커졌다. 거대 야당의 공세를 비교적 잘 방어해냈고, 차기 대권주자까지 인식됐다. 이번 총선서도 한 장관이 할 역할이 있다면서 보수 및 중도층서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인물이기도 하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발판 삼아 야당 의원과의 설전을 보여준 덕에 국민의힘서도 내년 총선에 필요한 인물로 여긴다. 중도층이 30%를 넘는 현 시점에 한 장관을 통해 국민의힘의 선거 전략인 중도층 공략을 실행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에선 자꾸 오라 손짓
민주당 놓고 보면 이길 적임자


한 장관은 차기 대권 지지도도 높은 편에 속한다. 범여권 주자 중에서는 1위를 독주 중이다. 문제는 한 장관이 중도층에 가진 영향력을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나서도 펼칠 수 있겠느냐는 부분이다. 

최근 한 장관에게 여러 비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런 기조가 생겼다. 이전까지는 윤 대통령과 따로 분류해놓고 한 장관을 바라봤지만, 최근에는 한 장관이 윤석열정부의 2인자로 인식되면서 미묘하게 다른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의 약점이라는 시선이 강하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리스크를 함께 짊어져야 할 위치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국민의힘의 지지도가 높지만, 차기 총선에서는 정부 견제론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 장관이 차출되더라도 쉽게 이기기 힘든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만 상대하는 싸움이라면 한 장관은 적임자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문제는 중도층을 끌어들일 방법이다. 

최근 한 장관이 미국 출장비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민주당은 한 장관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던 바 있다. 지난해 6월 한 장관은 미국으로 9일간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당시 한 장관과 동행한 법무부 직원 3명이 사용한 돈은 약 4800만원이다. 

출장의 목적은 한국과 미국 사법기관의 공조 및 협력 방안 논의였다. 문제는 한 장관이 제출한 출장계획서상 미국 법무부 장관과 만나겠다고 명시돼있었지만, 실제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던 점이다. 일각에선 한 장관의 9일 출장 중 3일간의 일정이 누락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한 장관과 법무부는 ‘국익 침해’라는 이유로 끝내 공개를 거부했다. 

생기는
약점들

사용했던 출장 경비 내역이 국가안전 보장,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달랐다. 11개월 만에 출장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단순한 출장 경비의 세부적인 집행 내역, 지출증빙 서류가 국가안전 보장 등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전에 공개돼있는 상황서 출장업무가 종료된 이후, 세부적 집행 내역 및 지출증빙서류를 추가적으로 공개한다고 해서 이익을 해친다고 볼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공개를 요구했다. 

현재 법무부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렇듯 한 장관에게도 조금씩 약점이 생기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한 장관은 정치 이력이 전무하다는 게 걸림돌인 만큼 정치권 일각에선 한 장관의 선대위원장 설도 제기되고 있다. 보통 총선 지휘는 중량감을 가진 인물이 맡기 마련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등이 그런 존재였다. 한 장관의 정치 이력은 없지만, 인지도만큼은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한 장관의 선대위원장은 파격적일 수 있다. 민주당의 86세대에 제대로 각을 세워가며 비교적 젊은 나이를 앞세워 세대교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서 승리만 한다면 한 장관은 단숨에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 

문제는 한 장관이 총선을 진두지휘했다가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모든 책임은 한 장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경우 치명상은 물론, 향후 정치적 행보까지 불투명해질 수 있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한 장관의 선대위원장설에 대해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일요시사>와 만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 이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며 “지도부와 불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정치 이력이 없어 대놓고 싸우기도 애매하다”고 곤란해했다. 

보수층
믿을맨

이 전 대표도 “제2의 황교안이 될 수 있다”며 한 장관의 선대위원장설을 두고 우려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선대위원장설을 두고 그를 향한 아부성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윤정부 2인자,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한 장관에게 이렇게까지 좋은 평가를 줬다는 이미지를 남기기 위해서라는 것. 


이처럼 한 장관은 보수층에게 믿을맨으로 인식되며 차기 대선주자로까지 언급되고 있지만, 패배 시 국민의힘은 소중한 대권주자를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전쟁서 승리해야 한다. 이 대표는 성남FC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 요구 및 체포동의안 표결 등 최근 잇따라 위기 상황이다. 검찰을 완전한 ‘적’으로 돌렸고, 단식투쟁으로 윤석열정부와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한 장관 역시 이 대표를 자주 겨냥하고 나섰다. 이번 사법 전쟁서 패배할 경우 한 장관 역시 타격을 입는다. 민주당서 차기 총선 지휘를 이 대표가 맡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 장관과 총선 쟁탈전은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런 판단은 김기현 대표의 존재감서 비롯된 시선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용산의 적극적인 밀어주기를 통해 전당대회서 과반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 그러나 시작부터 지도부가 여러 설화에 휩싸였고, 김 대표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지적들이 다수 나온 바 있다. 

최근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호남을 방문하는 등 여러 행보를 보이고는 있지만, 두드러지는 편이 아니다. 한 장관의 선대위원장설 역시 한 장관이 이 대표와 맞붙을만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나온 듯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장관 차출론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중도층 확장에 한계성 있어
잘 보이기 위한 아부 경쟁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한 장관은 많은 장점을 가졌지만, 대통령과 캐릭터가 많이 겹친다. 결국 윤 대통령이 소구할 수 있는 지지층과 중첩된다”며 “선거서 이기려면 밖에 있는 사람을 데리고 와야 하는데, 기존 지지자들 중 수도권, 중도, 청년층을 끌어올만한 인물에게 선거를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 장관이 정치권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 장관은 최근 ‘밉상’ 이미지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조선제일검서 점차 보수제일검으로 바뀐 게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검찰특활비 공개 부분이 그렇다. 검찰 조직을 보호하는 동시에 윤 대통령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감추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를 고리로 한 장관과 윤 대통령을 연일 겨냥하고 있다. 한 장관은 “특활비 지침을 제출하지 않는 것은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한 장관이 민주당 공세에 적절히 대응하고는 있지만, 총선 출마 시에는 약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 야당 공세에 맞설만한 인물임에는 확실하나, 점차 윤 대통령과 여당을 보호하려는 의견을 많이 내면서다. 다음 선거의 키워드는 ‘중도 표심’이다. 중도층이 표심을 가르는 만큼 한 장관이 중도층을 확실히 포섭해야 한다는 게 선대위원장이 되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윤석열정부는 지속적으로 우클릭만 향하고 있다. 

조직만 지키며 중도층은 나 몰라하는 형국이다. 지난 총선서 자유한국당이 패한 이유는 과도한 우클릭 탓이었다. 이대로라면 한 장관이 중도층에도 소구력을 펼치는 데 한계를 맞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이는 국민의힘이 한 장관의 출마에 유보적인 태도를 비치는 이유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 중도층 이탈이 심각하자, 현 시점서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힘을 받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은 지지층을 모을 수는 있지만 중도층까지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과도한 
우클릭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선대위원장설은 가능성 없는 이야기다. 나와서 지지층을 결속시키기 위해 선대위원장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한 장관이라고 해서 중도층이 무조건 반응할지 의문이다. 윤정부 내각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만큼 현재 당 내에서 아부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 사형시설 점검 지시 이유는?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사형 시설 점검을 지시했다.

다만 법무부 측은 실제 사형을 집행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각에서는 단순 시설관리 지시를 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범죄자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한다.

한 장관은 “주권적 결정이다. 외교적 문제, 형사정책적 기능, 국민의 법 감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25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지만, 어떤 정부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입장을 정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법에 사형제도가 명시돼있는 만큼 진행 시설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채 수감돼있는 사형수는 총 59명이다.

이들 중에는 연쇄 살인, 존속 살인 등의 범죄자가 다수 포함돼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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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