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떨게 한 ‘노란 봉투’ 정체

어느 날 배달된 ‘수상한 소포’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울산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신원미상의 노란 소포가 도착했다. 대만서 발송된 이 소포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시설 직원 3명이 소포를 뜯자 안에 가득 차 있던 기체가 뿜어져 나왔다. 기체를 들이마신 직원들은 호흡곤란과 마비 증세를 호소했다. 국립과학수사대는 해당 기체를 정밀 검사했지만, 화학물질에 관련한 특이점은 없었다고 보고했다. 

전국적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외 우편물이 발송되면서 위험 물질에 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정체불명 소포’는 중국서 대만을 거쳐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우정 당국은 화물 우편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 선전발 환적용 우편물의 접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만 당국은 의심 우편물들이 중국 선전서 최초 발송돼 대만을 거쳐 한국으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대만 부총리 격인 정원찬 행정원 부원장은 “대만 수사 당국이 한국의 소포 사건과 관련해 전담팀을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며 “해당 소포는 중국 선전서 ‘경유 우편’으로 대만에 보내졌고, 대만을 거쳐 한국으로 발송됐다”고 밝혔다. 이어 “끝까지 추적 조사를 진행해 어떠한 부분을 강화해야 하는지 모든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혹시 마약?
아님 폭탄?

경찰청은 정체불명 소포와 관련한 신고 건수가 지난 26일 오후 5시까지 3428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우편물 개봉 후 가스나 독극물 등이 들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피해사례는 없었다. 3428건 중 2265건은 정상 소포로 확인됐다. 전체 신고 건수 중 절반 이상은 오인 신고였던 것이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3021건보다 407건 늘어난 수치다.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서 유해 물질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돼 17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 서초우체국과 송파우체국에도 수상한 소포가 확인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충남 천안의 한 가정집에 배송된 국제우편물에서는 가스가 검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문제가 된 국제우편물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중화우정)’, 발신지로 ‘PO 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대만 타이베이)’ 등이 적힌 것들이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우편물 안에는 완충제만 들어있거나 비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와 경찰 등이 정밀 분석한 결과 별다른 유해 물질은 없었으며 지금까지 폭발물이나 유해 물질이 확인된 사례는 아직 없다. 그러나 미확인 국제우편물이 전국 각지서 대거 발견된 만큼 관계 당국은 사실관계 파악에 힘을 쏟고 있다.

소포에는 립밤 같은 물건이 들어 있거나 충전재만 담겨 있는 등 비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찰청은 “울산서 해외 배송된 노란색 우편물을 개봉한 사람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한 사건 이후 전국서 해외 우편물 배송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이와 유사한 우편물을 수취하신 분은 우편물을 개봉하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서로 신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체불명 소포에 관한 우려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제주서 해외 우편물을 받았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돼 화학물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신종 마약 성분인 LSD가 검출됐다. LSD는 환각 효과가 필로폰의 수백배에 달하는 합성마약이다.

시키지 않았는데 불쑥 외국서 발송
개봉 전 의심부터…육안 구별 불가

사건 당시 50대 남성은 탄저균 테러 소포를 연상시키는 우편물이 배달됐다며 제주시 조천읍 함덕파출소에 신고했다. 해외서 발송한 우편물에는 은박지에 스티커와 소크라테스 명언이 영어로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화학물질 검사 결과 스티커서 LSD가 검출됐다.


탄저균 테러 소포 사건은 2001년 미국서 처음 벌어졌다. 미 상원의원 및 언론 매체 관계자들에게 탄저균이 묻은 우편물이 배달돼 5명이 사망하고 17명이 감염됐다. 일부 소포의 발신지는 2020년 7월 미국서 발생한 정체불명 씨앗 사건 당시 발신지와 같다고 전해진다. 해당 문구는 실제 발신자 주소가 아니라 대만 우체국 사서함 번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미국서 흙이나 씨앗 등이 담긴 중국발 정체불명 우편물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미국과 중국이 크게 갈등을 빚는 시기인 데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던 시기와 겹쳐 생화학 테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당국은 씨앗을 검사한 결과 겨자 등 일반 씨앗인 것으로 밝혀져 ‘브러싱 스캠’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브러싱 스캠은 온라인 거래 사기 수법 중 하나로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하고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려 온라인서 판매실적을 부풀리는 행위를 말한다.

당시 미 농무부 관계자는 “정체불명 씨앗 소포들이 브러싱 스캠 수법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니라는 증거도 없다”며 “그러나 여전히 위험할 수 있어 씨앗을 받으면 즉시 신고하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브러싱 스캠이 이어지면서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화학 테러
위험물 공포

경찰은 이번 대규모 정체불명 소포 사건을 두고 브러싱 스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상 알리바바나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입점한 중국 업체가 판매실적을 높이려고 가짜 고객을 동원하는 수법이다. 가짜 고객들은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온라인서 무작위로 이름과 주소를 찾아 주문을 넣는다.

주문 이후 실제 물건보다 값이 저렴한 씨앗이나 가벼운 물건 등을 보낸다. 아울러 배송이 완료되면 가짜 고객이 업체에 후기를 좋게 써주는 방식이다.

알리바바 등 중국 내 유력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브러싱을 막기 위한 자체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 당국까지 나서 브러싱 업자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경정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위법 행위는 여전하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브러싱 스캠이 금전 피해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개인정보가 악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주문하지 않은 중국발 소포를 받을 경우 전자상거래에 쓰는 비밀번호를 변경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뉴욕 소비자보호부(DCP)서도 “(사기꾼들이)불법으로 당신의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번 정체불명 소포는 대만을 단순 경유한 우편물로 발신자 추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송 기록이 남지 않는 ‘통상 우편’을 사용해 발신자 추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만의 우정 당국인 중화우정은 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화물을 영내에 반입하지 않고 X선 검사 등 간단한 안전 검사만 거쳐 제3국으로 발송하는 화전우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경유 항공편이 많고 항공권 가격도 저렴해 이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면 배송비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알리 익스프레스 등 해외 배송이 많은 중국발 물류가 주 고객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연합보> 보도에 따르면 과거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한국과 일본 등에 제품을 자체 배송할 경우 평균 7일 정도 소요됐으나 대만의 화전우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배송 시간을 3~5일로 단축했다.

우리나라 우정 당국도 대만의 화전우처럼 국가 간 중개 환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브러싱 스캠에 악용될 소지는 없다. 우리나라를 거쳐 제3국으로 발송되는 우편 환적 서비스는 화전우 시스템과 달리 추적 조회가 가능한 EMS와 ‘K-패킷’ 두 종류로 구성돼있다. 

우편 탐지
전국 6곳뿐

해외 우편물의 검사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세청은 마약 탐지 장비는 보유하고 있지만 화학·방사성 물질 탐지기는 보유하지 않은 실정이다.  

우편물에 든 내용물의 위해성 여부를 배송 전에 확인하는 절차는 관세청이 공항·항구 등에서 통관하면서 1차적으로 담당한다. 이후 배송 단계로 넘어오면 우정사업본부가 국제우편물류센터와 전국 주요 우체국, 우편집중국서 폭발물이나 유해 물질 포함 여부를 탐지한다.

우정사업본부 당국이 대규모의 브러싱 스캠 의심 우편물 접수 사태를 파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우정사업본부와 관세청이 지난 5월 ‘마약 등 불법 물품 반입 차단과 국제우편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밀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마약 반입 차단을 위해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조치다.

이번 대규모 정체불명 소포 신고가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두고 마약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밀수 적발 건수는 2020년 292건서 2022년 461건으로 증가했다. 적발된 마약의 양은 38.2㎏서 361.2㎏으로 9.5배 늘었다.

배송 전 국제우편물에 대한 화학·방사성 탐지를 맡고 있는 우정사업본부의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인천 영종도 소재 국제우편물류센터 내 세관검사를 위한 별도의 독립된 전용 장소인 ‘국제우편 세관검사장’을 신축하기로 했다.

브러싱 스캠, 바이오 테러 변질 가능성
“해외 우편물 검사시스템 강화” 지적도 

올해 하반기 내로 라만분광기와 이온스캐너 등 고성능 마약 탐지 장비 도입을 확대하고, ‘마약 분석 포렌식센터’를 인천국제공항에 구축한다. 라만분광기는 레이저를 이용해 최대 1만2000종의 물질을 실시간으로 화학반응을 분석·판별할 수 있는 장비다. 

우정당국은 ‘우편물 사전정보’ 등 국제우편물에 대한 정보공유를 확대해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 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단속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편물 사전정보란 ‘만국우편협약’에 따라 세관신고 등을 위해 우편물을 보내는 국가가 받는 국가에 해당 우편물이 도착하기 전에 제공하는 우편물 정보를 말한다.

국제우편 세관검사장이 신축되면서 국제우편을 통한 생화학 테러 위험과 마약 밀반입 차단을 위한 단속체계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은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류 반입 등 불법 반입물 차단에 관세청과 함께 노력하겠다”면서 “관세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이 불편함 없이 우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태식 관세청장도 “국제우편물의 국내 반입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들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마약범죄가 늘면서 일차적으로 공항이나 항구서 고성능 마약 탐지 장비 도입이 확대됨에 따라 유해 물질이나 폭발물 포함 여부도 탐지가 가능하게 된다. 아직 화학 및 방사능 물질 탐지기가 갖춰진 우편시설은 국제우편물류센터 등 전국 6곳에 그치고 있다. 

미국은 2001년 우편물을 이용한 탄저균 테러로 5명이 숨진 후 편지·소포 등에 대한 대응 요령이 정비돼있다. 중국도 2019년 브러싱 스캠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마련했을 정도로 해당 수법이 이미 퍼져 있는 상황이다.

의심 물건
대응 요령

미 우편공사 검사국은 내용물이 의심되는 소포를 받았을 때 접촉했을 경우 온수와 비누로 손을 세척한 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우편물을 즉시 격리하고 대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브러싱 스캠 의심 건이 발생하면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해당 온라인 쇼핑몰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업체에 즉시 연락하라고 권고한다. 미국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들은 자사 홈페이지에 브러싱 스캠 대처 방법을 소개하고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주문하지 않은 택배를 받으면 향후 분쟁 소지를 막기 위해 미개봉 상태로 두거나 버리지 않는 게 좋다”며 “발신자가 명확할 경우 해당 업체에 알리는 등 객관적 증빙자료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외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될 경우 의심되는 사이트의 정보를 수집해 한국인터넷진흥원 118에 민원을 접수할 수 있다. 

<ojh34522@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떠오르는 ‘탄저균 소포’ 악몽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미국에서는 탄저균을 이용한 소포 테러가 발생했다.

이 테러로 모두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당시 하얀 가루가 들어 있는 소포는 미국 방송사들과 의회로 발송됐다.

소포를 개봉한 사람들은 탄저병에 걸렸는데, 하얀 가루에는 탄저균이 섞여 있었다. 

당시 미국 정부와 언론들은 9·11 테러 직후 벌어진 사건 배경을 지적했다.

탄저균 테러의 배후로 세계적인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이끈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정부의 생물방어 집단서 일하는 고위 과학자인 세균 전문가 브루스 아이빈스가 저지른 것으로 봤다.

사건을 수사받던 아이빈스는 기소를 앞두고 자살을 택했다.

사건의 진상이 정확히 밝혀지기도 전에 수사는 일단락됐다. 

당시 전 세계는 탄저균 테러에 대한 공포감에 소포를 확인할 때마다 불안에 떨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우편 테러가 발생한 적은 없으나 대규모 정체불명 소포로 불안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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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