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사생활 논란 황보승희

전 남편 폭로, 그리고 동거남의 전횡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의원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는 의혹이다. 황보 의원은 ‘선당후사’를 외치며 자진 탈당 및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은 ‘돈봉투’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의힘으로 리스크가 확전되는 양상이다. 내년 제22대 국회가 도덕성 논란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여야 모두 신뢰를 받지 못하면서 무당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지난 20일,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및 자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 속에서 사생활 논란까지 불거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선에 미칠 악영향에 황보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당의 도덕성 리스크는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1년 황보 의원에 대한 불륜설 등 비위 자료들이 당에 접수됐는데도 국민의힘은 사생활 문제라며 당내 감사를 진행시키지 않아서다. 

정치자금 
의혹부터

이날 황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제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며 “말 못할 가정사와 경찰 수사는 결자해지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께 끼친 심려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마땅하나 지역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해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바란다”며 의원직 유지를 시사했다.


황보 의원 전 남편 조성화씨는 2021년 8월에 합의 이혼했다. 조씨는 당 감사실과 대표실에 이혼소송 사유에 대해 제보했다. 당시 황보 의원의 불륜설과 정치자금법 등 현재 수사 중인 사항을 제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후 일부 언론서 황보 의원에 관한 불륜 의혹 보도를 내보내자, 그를 수석대변인 당직서 물러나게 하는 선에서 정리했다. 당시 이준석 전 대표의 스피커로 통했던 그는 “개인사정으로 수석대변인직서 사퇴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직에 임명된 지 두 달 만이었다. 당내서도 황보 의원의 거취에 대한 의문이 커지자 “다음 달부터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황보 의원과 관련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의혹 수사는 지난해 한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황보 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 후보자 등으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조씨는 경찰에 황보 의원이 가지고 있던 각종 장부 자료를 제출하면서 중요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8월 경찰 수사 내용을 당 윤리위에 제소했지만, 국민의힘은 따로 황보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지 않았다. 당 윤리위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확정되는 사실관계에만 징계 여부를 논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당 윤리위가 당원 징계 절차를 두고 객관적 잣대 없이 선택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이 전 대표의 경우 지난해 7월, 성접대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서 당원권 정지 7개월 처분을 받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은희 의원은 경찰국 신설 반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 찬성과 관련해 징계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당 윤리위는 황보 의원 관련 신고서가 접수된 상황서도 징계 절차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공천 헌금’ 의혹 이어…
연달아 터진 비리 의혹

국민의힘은 코인 투자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자 “방탄용 탈당쇼” “민주당과 짜고 치는 ‘꼬리 자르기’식”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 진상조사단이 3일 만에 활동을 중단하자 ‘제2의 조국 사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도 징계 조사를 앞두고 탈당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당은 뒤늦게 황보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를 시작한다고 예고했지만, 첫 출석을 나흘 앞둔 시점서 황보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 차원의 진상조사는 불가능해졌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탈당) 결정에 대해서는 당이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0년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서 총 1억675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하영제 의원은 “당에 작은 부담이라도 끼치긴 싫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황보 의원과 하 의원은 입장문에 “선당후사”를 담으며 탈당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이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하자 “꼬리 자르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바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각종 비리 의혹으로 탈당 사례가 되풀이되면서 국민의힘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범죄 연루 의혹을 받거나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의원에 대해 당 진상조사 전에 탈당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꼼수탈당 방지법’을 논의했다. 김희곤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인 당원이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면 정당의 당헌·당규에 따른 징계 사유가 있는지 확인하고, 존재 시 징계 절차를 개시하는 ‘정당법 일부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실혼 A씨 
공천 로비?

김 의원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선출직 공무원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탈당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려는 것”이라며 “탈당을 악용하는 사례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남국 의원이 코인 거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잠행을 이어가자 “국회의원 세비는 따박따박 다 받고 있다”며 “국민 앞에 진실을 소상하게 밝히고 의원직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다.

황보 의원의 개인 사생활 문제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황보 의원이 징계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대선 직후 당 실세들에게 접촉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경찰은 황보 의원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공천 비리를 포함, 황보 의원이 부동산 업체 회장 A씨에게서 신용카드와 아파트 등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후원회를 통한 후원금이 아닌 개인이나 법인을 통해 금품을 수수할 수 없도록 돼있다.


황보 의원의 후원자인 A씨는 황보 의원과 사실혼 관계인 만큼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부인과 이혼 관계가 아닌 상태로 법적으로도 아내가 있으며 황보 의원과 혼인 신고도 하지 않았다.

A씨는 부산지역 정치권에 폭넓은 인맥을 가진 자산가로 알려졌다. 그는 내년 총선서 부산진구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며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으며, 국민의힘에 공천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여권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어울렸으며 황보 의원을 통해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과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1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바 있다. 한때 민주당 부산 남구갑 지역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A씨가 민주당 탈당 1년여 만에 박 후보 캠프 중책을 맡았다. 당시 박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이 황보 의원이었다.

국민의힘도
도덕성 리스크

경찰은 최근 A씨의 법인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다. 법인계좌서 수상한 흐름과 의심스러운 정황이 나올 경우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보 의원의 전 남편 조씨는 법원에 이혼 신청 사유로 A씨의 불륜을 들었다. 이에 대해 황보 의원은 2016년부터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을 결심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그는 공천 헌금, 동거남 비리 의혹에 대해 “모두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항변했다. 자신의 SNS에 얼굴에 피를 흘리거나 피멍이 든 사진을 게재하면서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황보 의원은 “3년을 참고 참았다. 제가 키우는 사춘기 두 딸들이 상처 받을까봐, 또 사적인 부분을 시시콜콜 해명한다는 것이 공인으로서 맞는가 하는 부분, 국회의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역주민들이나 당에 누가 될까 걱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씨에 대해선 “재산분할 등으로 본인이 챙길 건 다 챙긴 후 5일 만에 당에 나를 제보했다. 탈당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괴롭히겠다고 협박했다”며 “전 남편 뜻대로 안 되면 다음은 무엇이겠나. 딸들이 무서워하고 있다. 괴롭힘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가 의원실 관용차와 보좌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두고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황보 의원 수행비서가 운전하는 관용차를 타고 개인 행사에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 방송사 시상식에 수행비서를 보내는 길에 A씨가 동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황보 의원은 A씨가 보좌진에게 사진 촬영과 통역을 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행사가 자신과 관련된 행사였기 때문에 보좌진이 동행하고 통역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A씨가 국회 사무처에 지원되는 의원실 운영비로 KTX를 이용했다는 주장에는 국회의원 당선 전인 10여년 전부터 사용하던 KTX 멤버십 결제 명세를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가정폭력 피해자” 주장했지만 싸늘
결국 자진 탈당·총선 불출마 선언

정가에선 내년 총선까지 10개월 남짓 남은 가운데, 초선 의원들의 물갈이론도 제기되고 있다. 황보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공천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황보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 지역구는 보수 텃밭으로 통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6·1지방선거서 부산광역시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당시 일부 지역 당협위원장이 특정 예비후보를 밀어준다는 말이 확산되면서 적잖은 내홍을 겪었다.

황보 의원 측은 2년 전 제기됐던 문제가 총선을 앞둔 시점서 공론화되는 것을 두고 ‘여권 유력 정치인이 개입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보 의원을 시작으로 초선 의원들의 문제가 대거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초선 의원들은 불합리한 공천이 진행될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처럼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보수 표심을 빼앗길 수도 있는 만큼 당 입장에선 교통정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의힘은 부산 지역구 18석 중 15석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영남권 공천 혁신을 통해 윤석열정부 국정운영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부산서 공천받아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서 검사 출신들이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김기현 대표가 직접 등판했다.

김 대표는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검사 공천은 없다”며 “장담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 안팎서 공천 우려 목소리가 나오자 윤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민심에 부합하는 공천을 하겠다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차기 부산시당위원장에 부산 수영구의 전봉민 초선 의원을 추대하기로 했다. 시당위원장은 통상 총선서 공천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 의원을 시당위원장으로 임명해놓은 뒤, 공천서 배제해 윤 대통령 최측근 인사를 배치할 목적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보수 텃밭
물갈이론

앞서 전 의원은 시당위원장 대행 자리임에도 부산 현안과 관련해 해당 부처 장관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여는 등 시당을 원활하게 운영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재 국민의힘 소속 3선 이상 부산 지역구 중진 의원들이 시당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지만, 각종 국회 상임위원장과 중앙 당직을 맡게 되면서 마땅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당은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차기 시당위원장을 확정한다.

시당위원장은 지역정치를 총괄하는 자리로 지역 당권과 실무 운영을 관할하면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공천 경쟁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다. 그러나 지역 정가 내에서는 영남권 물갈이설로 인해 시당위원장 자리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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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