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진짜 월드스타 싸이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9.28 16:03:49
  • 댓글 0개

미국 품고 금의환향…이젠 말타고 세계로 '쭉쭉'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싸이가 내한했다." 한국가수 임에도 내한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그 정도로 '컸다'는 얘기다. 연일 '도배'다 싶을 정도로 싸이의 소식이 넘쳐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빌보드 차트 1위도 그리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가 싸이의 3주간 미국 활동과 예상되는 행보를 집중 조명해 봤다.

지난 9월4일 싸이(본명 박재상)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불과 50여 일 만에 한국 콘텐츠 중 처음으로 조회수 1억 건을 넘어섰다. 한국가수로는 최초이며, 최단기간 최고누적 조회수로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말을 타고 경쾌하게 달리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강남스타일의 코믹안무는 각종 패러디물로 제작돼 계속 쏟아졌고 전 세계 내로라하는 스타들까지 이 춤을 따라 추는 등 전 세계가 ‘말춤’ 열풍에 휩싸였다.

한국가수 최초
유튜브 1억 돌파

미국 음악전문지 <롤링 스톤>은 9월5일자 인터넷판을 통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금주의 승자'로 선정했다. <롤링 스톤>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게재하며 유튜브에서 1억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사실을 전했다.

그 무렵 싸이는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소속된 아일랜드 데프잼 레코딩스와 계약을 맺었다. 아일랜드 데프잼 레코딩스는 저스틴 비버 뿐만 아니라 본조비, 머라이어 캐리, 니요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소속돼 있다. 이로써 싸이는 미국 전역에 자체 배급망을 갖추고 현지 주류 음악 시장에 막강한 홍보 네트워크를 갖춘 회사를 세계 진출의 발판으로 갖게 됐다.


3주간의 싸이 미국 활동은 6일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12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 시상식에서 시작됐다. 사회자 케빈 하트와 함께 말춤을 추며 무대에 등장한 싸이는 하트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했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한국어로 "너무 행복하다. 이 무대에서 한번쯤은 한국말로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죽이지"라고 말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강남스타일에 중독됐다"는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던 케이트페리는 이날 시상식에서 싸이에게 기습 뽀뽀를 하기도 했다. 여러 매체들이 스테이플스센터를 찾은 싸이를 취재했고 싸이는 능숙하게 춤추는 노하우를 설명했다.

9월10일에는 <아메리칸 아이돌>의 진행자 라이언 시크레스트 KIIS FM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라이언은 이날 싸이를 '한국의 래퍼이자 강남스타일로 유튜브 센세이션을 일으킨 스타'라고 소개하며 싸이의 음악적 배경 및 활동 계획 등을 전했다.

'강남스타일' 3주간 활동 미주 전역 매료
각국 모시기 경쟁 "몸 열 개라도 모자라"

싸이는 강남스타일 노래에 담긴 춤 뿐 아니라 노랫말의 의미를 설명함과 동시에 자신이 쌍둥이 아빠이자 한국에서의 인기, K팝 열풍에 대해 소개했다. 싸이는 이날 라이언으로부터 콘서트 초대를 받기도 했다. 라이언은 자신이 호스트인 '아이허트' 페스티벌을 언급하며 공연에 나와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싸이는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 매니저는 스쿠터 브라운이 아니라 당신이다"라며 유쾌하게 화답했다.

9월11일에는 NBC TV <엘렌쇼>에 출연,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아메리칸 아이돌의 독설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 등과 신나는 무대를 연출했다.

엘렌쇼는 브래드 피트를 비롯해 비욘세와 마돈나, 저스틴 비버, 어셔,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미국 최고의 톱스타들이 등장한 미국 지상파 NBC의 간판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미국에서의 인기는 지난해 종영한 <오프라 윈프리 쇼>에 견준다.


기세를 이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9월12일 밤 미국 아이튠즈 종합차트에서 8위를 차지했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13일 오전에는 7위에 올랐다. 미국 진출과 비슷한 시기에 같은 차트 18위에 랭크되며 최고 성적을 냈는데 불과 5일 만에 그 기록을 갱신했다. 한국인 사상 처음 '톱 10'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미국 팝스타와
신나는 무대 연출

아이튠즈 종합차트는 미국 팝 유료 음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다. 이를 감안하면 경이로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저스틴 비버와 알리샤 키스보다 높은 순위였다.

빌보드 메인차트에도 진입했다. 싸이 강남스타일은 9월14일 발표된 미국 빌보드의 메인 차트인 '빌보드 핫100'에서 64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음악랭킹 차트인 '빌보드'의 메인 차트는 싱글차트에 해당하는 '빌보드 핫100'과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두 가지를 꼽는다.

이로써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한국가수 중 최고 높은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싸이에 앞서 원더걸스가 2009년 10월 '노바디'의 영어버전으로 76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날 싸이는 미국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을 사로잡았다. 뉴욕 맨해튼 록펠러 광장에서 라이브로 전역에 생중계된 NBC <투데이쇼>에 출연해 강남스타일을 열창했다.

식전 간단한 인터뷰를 마친 뒤 싸이는 무대에 올라 시작부터 특유의 퍼포먼스 기질로 무대를 사로잡았다. 이날 광장에 모인 1000여 명의 미국인과 한국인들로 보이는 동양인들은 한국말로 '사나이' '오빤 강남스타일' 등을 따라 외치며 싸이의 노래에 동참했다. 노래가 끝난 뒤 싸이는 사바나 구드리, 앨 로커 등 프로그램 진행자들에게 즉석에서 말춤을 알려주기도 했다.

꿈 같은 빌보드 1위 '눈앞'
잠시 국내 활동 후 다시 출국

싸이의 광폭 행보는 그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9월15일 밤 11시 30분에 방영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이하 SNL)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한 것. SNL은 미국에서 30년 넘게 사랑 받고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톱스타들이 매회 쇼 진행자 겸 주인공으로 나선다. 최근 국내 방송사인 tvN에서 <SNL 코리아>를 제작해 방송하고 있어 더욱 친숙한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미국 유명 코미디언이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유재석, 노홍철로 변신해 말춤과 저질 댄스를 보여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에는 실제 싸이가 나와 능숙한 말춤과 표정 연기를 선보여 환호를 받았다.

9월18일에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2억뷰를 기록했다. 1억뷰를 돌파 한지 15일 만에 거둔 쾌거다. 이틀 뒤인 9월20일에는 빌보드 핫100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미국 MLB 경기장도 점령했다.


미국 LA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트와의 경기 중 일부 영상이 유투브에 올라왔다. 이 영상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장내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왔다.

MLB 경기장까지
점령한 강남스타일

노래가 나오자 지인들과 함께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싸이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춰졌고 싸이는 즉석에서 말춤을 선보여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구장을 찾은 5만여 명의 관중도 노래에 맞춰 말춤을 추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강남스타일의 글로벌한 인기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당초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도 전광판에 함께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경기 시간 탓에 노래만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싸이는 지난 9월21일 밤에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하트라디오 뮤직페스티벌 2012' 첫날 공연에 출연해 강남스타일을 열창하기도 했다. 이날 무대에는 리한나, 노 다웃, 본조비, 어셔, 에어로스미스, 린킨파크, 핑크, 테일러 스위프트 등 미국의 유명가수들이 공연을 펼쳤고 싸이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9월24일에는 유튜브 조회수 2억5000만을 넘기고 클릭수 250만 건을 돌파하며 저스틴 비버가 갖고 있던 최고 기록을 100만 건 이상 뛰어넘었다. 영국의 오피셜 차트 컴퍼니에서 영국 차트 싱글 부문 3위에 올랐고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30여 개 국가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미국 일정을 소화하던 싸이는 9월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라마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엔 200여 명의 국내 취재진을 비롯해 70여 명의 외신 기자들까지 몰려들어 싸이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국민들 용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

싸이는 "이미 가수로서의 꿈을 이룬 것 같다"며 "지금 여기서 멈춰버려도 한이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미국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소감을 밝혔다.

싸이는 "바람이 있다면 외국 팬들에게 '한국에서 온 이상한 애'가 아닌 한국 가수들이 정말 잘 노는구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특히 싸이는 이 같은 성공이 국민들의 성원에서 비롯됐음을 강조했다. 싸이는 "지난 12년 동안 가수를 접을 뻔한 일도 있었고 국민들이 저를 받아들이시지 않을 뻔한 적도 있었다"며 "만약 국민들의 용서가 없었다면 강남스타일도 못 내고 오늘의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싸이는 "외모뿐 아니라 나의 정신과 사상 모든 것이 동양인이고 한국인이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한국 가수로 승부를 보고 있다"며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응원으로 느끼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빌보드 1위를 한다면 어떤 공약을 내세울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싸이는 "만약 1위를 한다면 장소가 어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많은 시민분들이 관람할 수 있는 곳에 무대를 설치하고 상의 탈의 후 강남스타일 공연을 하겠다"는 깜짝 공약을 전하기도 했다. 싸이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2억7000만뷰를 돌파했다.

싸이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내 스케줄 소화에 나섰다. 먼저 인기리에 방송 중인 Mnet <슈퍼스타 K4>의 생방송 경연을 앞두고 있다. 싸이는 <슈퍼스타 K4>에서 냉철한 쓴소리와 아낌없는 칭찬을 오가는 심사로 이승철과 차별화에 성공해 전임자 윤종신의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무대에서의 '글로벌 경험'까지 더해져 참가자들에게 값진 조언을 건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슈퍼스타 K4> 제작진도 싸이의 스케줄에 차질이 없도록 힘을 모아 줄 계획이다.

열띤 취재열기
진정한 국제스타

오는 6∼7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롯데의 밤' 행사에 출연하고 11일엔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식에도 참석한다. 광고 촬영 일정도 넘친다. 이미 10여 개가 예정돼 있다. 싸이는 보름에 걸쳐 국내 일정을 소화한 뒤 10월 중순에는 다시 미국을 방문, 11월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MTV 유럽 뮤직비디오 어워즈에 참석할 예정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