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영부인과 도사님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
  • 등록 2023.06.22 08:59:44
  • 호수 14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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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 모르는데 차를 마셔?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영부인과 도사님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대통령 관저 개입 논란 의혹을 사고 있는 역술인 천공이 한산모시문화제 행사장을 찾아 서천군수와 부군수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천공의 방문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하고 난 다음 날이었던 만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우연?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명예위원장으로 추대된 김 여사가 충남 서천 한산면서 열린 제33회 한산모시문화제를 찾은 것은 지난 9일. 

서천군서 준비한 한산모시 치마를 입고 개막식에 참석한 김 여사는 축사를 통해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부낀다’로 시작하는 가곡 ‘그네’ 속 세모시가 한산모시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우리의 자랑 한산모시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서 위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세계 관광시장 판도는 개인의 밀도 있는 문화체험이 이끌고 있다”며 “한산서 경험하는 모시 체험은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독특한 감흥을 줄 것을 확신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서의 완성도와 깊은 성찰을 체험할 수 있는 모시 짜기 체험은 우리 인생을 더욱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국가무형문화재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인 방연옥 장인의 안내로 무형문화재 전승 교육사, 이수자 등과 간담회도 가졌다. 김 여사와 방 보유자는 지난 3월 청와대 상춘재서 개최된 무형문화재 오찬간담회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오찬간담회 현장에는 한산모시가 전시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 한산모시문화제 참석
다음날 천공도…군수가 의전 논란

문제는 다음 날. 천공이 지난 10일 김 여사가 참석한 한산모시문화제 행사장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뭔가가 있지 않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김기웅 서천군수와 김성관 부군수가 천공을 사실상 수행한 것으로 비쳐져 또 다른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 모습은 현장에 있던 군민과 관광객 등에게 목격됐다. 언론에 공개된 사진엔 행사장 식당으로 보이는 천막에 천공과 김 군수, 경찰 간부가 앉아 있는 모습도 담겼다.

서천군 측은 김 군수와 김 부군수가 지역의 한 주민으로부터 천공을 소개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자리를 이동해 인근 카페서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다만 천공이 왜 한산모시축제에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부군수는 한 언론에 “군수의 아는 지인께서 (천공을) 소개해 행사장 손님맞이 하듯 인사를 나눴다”면서 “무대 옆이 너무 시끄러워 인근 카페로 이동해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행사장서 대화가 불가능해 이동하는 과정서 천공을 의전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카페로 이동하는 길이었다”며 “천공이 서천을 자주 찾아 한산모시를 매년 구입하고 있다고 했다. 행사장서 만난 통상적인 만남”이라고 밝혔다.


우연일까? 지난 9일엔 윤 대통령과 천공의 동선이 겹쳐 말이 많았다. 이날 윤 대통령은 춘천에 있는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에 참석했다. 천공도 같은 날 춘천에 있는 구봉산 한 카페서 목격됐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카페로 이동해 얘기 나눴는데…
소개로 인사…행사장 손님맞이? 

‘나라꼴 참 한심스럽네’<monm****>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ahae****> ‘군수가 일면식도 없는 노인을 수행까지 하냐?’<kdje****> ‘군수, 경찰 간부가 그 유명한 천공을 몰랐다고?’<swmi****> ‘누군지도 모르는데 같이 차 마시고 얘기하냐?’<eric****> ‘군수가 모르는 사람과 차를 마시나? 누군지 몰랐다 해도 차 마시면서 통성명도 안  나?’<bjha****> ‘군수 수행하는 사람이나 지인들도 아무도 천공을 몰랐다고?’<teo7****>

‘하도 봐서 나도 알겠는데?’<wrhr****> ‘지금이 어느 땐데…군수가 굽신굽신∼’<byou****> ‘다 이유가 있겠지’<gebi****> ‘천공을 모르는 게 더 이상하다. 세상 돌아가는 거 모르는 사람한테 살림 맡긴 군민들도 참 답답하겠네’<whoi****> ‘아∼지나가던 노인이 불쌍해서 대접 한 거네’<dmz7****> ‘앞으로 서천 방문하시는 분들은 군수실 들러서 차 한 잔씩 하고 가세요. 아무나 가도 된대요’<iris****>

‘알아서들 기어야지 어쩌겠어?’<sydn****> ‘최순실은 억울하겠다’<alst****> ‘정말 이쯤 되니 그들의 정체가 궁금하다’<jade****> ‘대놓고 저렇데 설치는데도…’<luv_****> ‘법적 대응 좋아하시는 분들께서 어떻게 천공만 저렇게 가만 내버려둘까?’<in_n****> ‘용하긴 용한가 보네’<sina****>

운명?

‘춘천에 이어 서천까지 동선이 겹칠 정도면 우연 아니고 운명이네요’<see0****>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된다’<kor2****> ‘모든 동선이 후에 증거가 될 거다. 앞이 훤하다’<leeu****>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산모시문화제는?

한산모시는 서천군 한산지역서만 생산되는 모시다.

1500년 역사와 우수하고 섬세한 품질로 1967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2011년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한산모시문화제는 한산모시의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개최되는 서천군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다.

특산품 판매, 한산모시 옷 입기 체험, 모시짜기 체험, 문화공연 등 행사가 진행된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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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