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TESTER’ 김영나

결론 직전, 마지막 공백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두산갤러리서 김영나 작가의 개인전 ‘TESTER’를 준비했다. 김영나는 그래픽 디자인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나가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카이브 193점과 신작이 소개된다. 

김영나는 두산갤러리와 인연이 깊다. 2013년 제4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개인전 ‘선택표본’을 두산갤러리 서울서 진행했다. 2015년 하반기 두산레지던시 뉴욕의 입주작가로 지내며 개인전 ‘SET’을 두산갤러리 뉴욕서 열었다. 

생산자

두산갤러리 측은 “2007년 설립 이후 젊은 예술가를 꾸준히 지원해왔다”며 “김영나의 개인전 ‘TESTER’는 초기 작가를 재조명해 그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긴 호흡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김영나는 그래픽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작가이면서 전시와 프로그램, 각종 출판물 디자인의 협업자다. 이번 전시서 소개되는 적지 않은 분량의 아카이브는 그의 ‘SET’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선별된 포스터, 전시 아이덴티티, 도록, 이미지 등으로 구성됐다.

김영나는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방법서 벗어나 ‘SET’서의 형태와 컬러, 의미와 사용이 어떻게 반복되고 얽히며 변화되고 확장했는가 등을 보는 사람이 발견할 수 있도록 선택하고 배치했다. 


설립 초기 작가 재조명
긴 호흡으로 활동 지원

투명한 선반을 통해 개체 사이의 레이어를 다양한 각도서 볼 수 있는 이 기록의 덩어리는 김영나 개인의 것인 동시에 시작 예술의 장르 사이서 서로 층위를 더해 작용해온 시간에 관한 발자취로도 바라볼 수 있다. 

16m가 넘는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벽화 작품 ‘SET v.24’는 출판물이라는 지면으로부터 시작된 SET의 이미지가 공간이라는 매번 다른 지지체를 만나며 구축하는 다양한 장면 중 하나다. 이 신작의 변화는 강력하고 미니멀한 디자인 패턴이자 화려하고 경쾌한 색감의 회화적인 어법으로 ‘SET’을 변주한다. 

아카이브가 주로 이전의 시간을 담고 있다면 윈도우갤러리 설치 형식의 작품 ‘54개의 블록Ⅱ’와 벽화 맞은 편의 평면 작업을 통해서는 김영나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윈도우갤러리의 조각은 디자인을 예술의 범주 안에서 바라봤던 오웬 존스의 ‘장식의 문법’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모였다가 흩어지는 젠가의 형태로 만든 작품은 동적이고 자유롭게 변화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작은 회화와 여러 재질의 오브제로 구성된 평면 작업에서는 일상 속 패턴이나 텍스트, 컬러, 재료, 질감 등에 대한 김영나의 시각을 읽어볼 수 있다.

아카이브 200여점+신작
“작가의 방향성 드러나”


예를 들어 마트의 과일이나 채소가 담긴 그물의 컬러나 짜임이 어떤 이유와 구별로 해당 내용물과 만나고 있는지, 사물이 지닌 텍스트와 지시문, 기능과 질감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하는 그의 시선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테스터는 흔히 어떤 제품이나 실험의 과정이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거나 결론을 내리기 직전의 단계로 진입했을 때 등장하는 개념이다. 테스터를 맞이하는 개발자는 처음 세웠던 가설의 논리나 상상했던 기능에 대해 충분한 확신을 지닌 채 마지막 공백을 남겨둔 상태일 것이다. 

김영나는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완결 직전으로 열어두는 실험자이자 아카이브를 통해 과거를 되짚어보는 전반적인 과정을 테스터로 명명함으로써 그의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며 여전한 전진 상태임을 말하고 있다. 

협업자

두산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견고하게 배치돼있는 아카이브와 공간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패턴의 율동적인 선과 색, 맞은편의 오브제와 작은 회화를 각각의 시각 이미지로 마주쳐 김영나의 작가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며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 또한 이 시각 실험을 작동시키는 변수이자 미완의 테스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8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김영나는?]

▲학력
네덜란드 베르크플라츠 티포흐라피 석사 졸업(2008)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 석사 졸업(2005)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2001)

▲개인전
‘OUTSIDE IN: FFC on 6, 7, 8’ ICA(2021)
‘일시적인 작업실 56’ A to Z(2020)
‘물체주머니’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2020)
‘SET v.19’ Curatorial Research Bureau(2019)
‘흑과 백’ FISK Gallery(2019)
‘Extended Abstracts’ Non-Breaking Space(2019)
‘빨강, 노랑, 파랑’ RIOT(2017) 외 다수

▲수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2014)
두산연강예술상(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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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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