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창업 트렌드> 모방은 창조를 넘지 못한다

저가 살얼음 생맥주 콘셉트로 돌풍을 일으킨 역전할머니맥주가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후 주점 외식 시장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역전할머니맥주의 짝퉁 브랜드가 다수 출현했지만 모방은 결코 창조를 넘어설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줬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그렇다고 변화무쌍한 주점 시장의 트렌드가 한 가지에만 소비자의 발길을 붙들어 매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주점의 다음 트렌드는 뭘까? 

치킨과 피자 안주를 기본 베이스로 하는 주점이 뜨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전언이다. 가장 대중적인 외식 메뉴인 치킨과 피자를 기본 메뉴로 하고, 다양한 맥주를 판매하면서 소주와 어울리는 다양한 안주도 판매하는 주점이 그것이다. 

시그니처

이 같은 주점의 특징은 치킨과 피자를 전문점 수준으로 품질을 높였다는 점이다. 단순히 맥주와 소주를 먹기 위한 안주거리를 넘어서서 전문점 메뉴로 맛과 품질,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게다가 MZ 세대들에게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수제맥주를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수제맥주 요리주점 ‘금별맥주’는 겨울에도 잘되는 맥주집을 지향하는 브랜드로 매출이 사계절 내내 고르게 오르는 점이 장점이다. 계절별 적합한 수제맥주와 다양한 안주메뉴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는데, 특히 치킨과 피자 메뉴가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 잡았다.

가격이 저렴하고 합리적인 데다, 개화기 시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엔틱하고 레트로한 인테리어 분위기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표출하고 있어 고객들에게 보는 즐거움까지 안겨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창업된 지 3~4년 된 현재 전국에 170여개의 점포가 활황 중이다. 


또한 금별맥주는 식자재 유통 선두 기업인 CJ프레시웨이와 제휴해 비즈니스 솔루션인 ‘맞춤형 점포 운영 매뉴얼’ 컨설팅도 받으며, 상품 공급뿐만 아니라 재무, 노무, 마케팅 등 사업운영에 필요한 부가적인 서비스를 지원받고 있어 점포 경쟁력을 강화했다. 

‘매드후라이치킨’ 수제맥주펍도 치킨과 피자를 베이스로 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MZ세대로부터 인기 높은 수제맥주와 함께 치킨과 피자, 다양한 소주 안주까지 더해져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선릉역 직영점은 175㎡(약 53평) 규모로 월평균 매출 8000만원가량을 벌어들이며 주변상권에서 장사가 잘되는 집으로 연일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점포 관계자는 “매출서 수제맥주가 30%, 치킨이 40%, 피자가 20%, 나머지 메뉴가 10% 정도로 골고루 나오는 것이 성공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 안주거리? 다양한 메뉴 차별화 포인트
지역 양조장 협업…개성 있는 플랫폼 서비스

수제맥주펍 매드후라이치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메뉴의 다각화를 이뤘다는 점이다. 특히 치킨의 맛과 품질, 그리고 입맛을 끌어당기는 천연향이 젊은 층 고객을 많이 유인하고 있다.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간장치킨, 오븐치킨 등 메뉴도 다양해 고객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주문할 수 있다. 피자 메뉴 역시 전문점 피자 맛 못지않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본사 측의 설명이다.

‘생활맥주’는 치킨 메뉴를 베이스로 수제맥주를 판매한다. 2014년 여의도 1호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수를 늘려 현재 22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이 중 40개 매장은 직영점으로 운영된다. 전국 50여개 이상의 지역 양조장과 협업해 개성 있는 수제맥주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해 현재 국내 수제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프라이드치킨과 양념치킨 등 대여섯 가지 치킨 메뉴가 잘 팔리고 있고, 치킨 가격대는 1만9000~2만4000원대이다.

‘브롱스’는 피자 메뉴를 기본으로 하는 수제맥주 펍이다. 피자 종류는 10가지가 넘고, 맛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자메뉴 가격대는 2만1900~3만2900원선이다. 2014년 설립 이후 양조부터 유통까지 수제맥주의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고 있으며, 순수 수제맥주 단일 브랜드로 전국 80여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직접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수제맥주 맛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장서 판매하는 수제맥주의 종류는 10여가지고 가격대는 국내 최저가를 표방해 3900~6900원 사이로 저렴한 편이다. 

한편, 기존 치킨 전문점도 수제맥주를 추가하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숯불민족두마리치킨’은 수제 캔맥주를 사용하는데, 주문 즉시 뽑은 신선한 생맥주를 바로 캔에 옮겨 담아 고객에게 배달된다. 페트병에 담은 것보다 맥주 특유의 청량감과 시원한 온도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매장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신선한 생맥주를 배달로 제공할 수 있어 좋다.

고객은 기존 배달 주문 시 페트병에 담아 맛이 떨어졌던 생맥주 대신 매장에 가지 않아도 생맥주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이득이다. 

저렴한 가격

이와 같이 치킨과 피자 안주메뉴를 베이스로 다양한 수제맥주를 판매하는 주점 창업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창업 전문가들은 최근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 있는 소주 안주도 구비하고, 다양한 하이볼도 판매한다면 매출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때 메뉴 가격대를 높게 잡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가격을 낮춰 수제맥주가 대중화된다면 반응이 좋을 것이다. 

프라이드치킨의 경우 로봇이 튀기는 점포로 간다면 힘든 노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최근 튀김로봇은 월 90만~100만원에 임대할 수 있어서 한 명분 인건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면 창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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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