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직장폭력’이란?

  • 이윤호 교수
  • 등록 2023.05.26 11:35:12
  • 호수 14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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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는 천태만상이다. 그만큼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는 뜻이다. 범죄의 형태를 분류할 때 기초하는 기준도 다양하다. 그래서 학문적으로도 ‘범죄 유형론’을 따로 두기도 한다.

범죄를 그 형태별로 구분, 분류하는 것을 범죄 유형론이라고 하는데, 분류하는 기준은 연령에 따라 소년범죄, 노인범죄 등으로 나누는 것처럼 매우 다양하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건 장소를 기준으로 한 범죄 유형일 것이다. 범죄가 발생하는 장소에 따라 학교폭력, 가정폭력, 그리고 직장폭력으로 구분하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런저런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 공동체 곳곳서 폭력에 노출돼있고, 때로는 폭력이 일상화된 듯 느껴진다.

직장도 예외일 수 없다. 다양한 통계와 보도를 통해 직장 폭력의 존재를 어렴풋이나마 인지하고 있을 뿐, 이 문제는 여전히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직장폭력은 소위 말하는 ‘갑질’은 물론이고, 언어폭력, 신체에 상해를 가하는 행위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럼에도 직장폭력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두고 하는 말인지도 경계가 애매모호하다. 폭력에 상당한 행위와 행동에 대한 문화적 태도, 즉 폭력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폭력의 용인 수준도 사회와 문화에 따라 매우 다양해 직장폭력을 규정하기란 여간 복잡하지 않다. 

직장폭력은 고객의 종업원에 대한 폭력을 생각하지만 직장 동료 사이의 폭력도 있으며, 물리적,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심리적, 언어적 폭력도 있다. 단순한 신체적 폭행도 있지만 그 자체는 상대적으로 경미하게 반복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직장폭력을 근무시간 동안 또는 일터서 일어나는 물리적 폭력으로 해치거나 위협하는 모든 행위, 언어적 학대, 협박, 희롱과 괴롭힘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정의를 기준으로 직장 폭력은 직장인과 그들에게 해, 폭력을 가하는 사람의 관계에 따라 주로 고객에 의한 범죄, 동료 간의 범죄, 직장인에 대한 관계의 범죄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인에 대한 고객 또는 소비자의 폭력은 주로 직장인들의 일터서 일상적 업무 중에 일어나는 것으로 주로 건강의료, 소매업, 사회 본사 분야서 많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직장 동료 간의 폭력은 수평적으로도 수직적으로도 일어날 수 있으며, 그 주요 의도가 동료를 욕보이거나 굴욕감을 주고 불쾌하게 하거나 기분 상하게 할 목적의 언어적, 감정적, 신체적 학대로 나타난다.

이런 유형의 직장 폭력은 소위 ‘갑질’과 같이 대체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가하는 폭력이지만 때로는 따돌림과 같이 수평적 관계서도 일어날 수 있다. 

직장폭력에 대한 이 같은 정의와 규정이 단순히 기술적이지 가해자의 동기에 기초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 주장에 따르면, 직장폭력은 보석, 금전, 약물 등 사물에 초점을 맞춘 직장 폭력과 감정에 바탕을 두고 대체로 분노와 관련된 사물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직장폭력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첫 번째 형태가 아마도 가장 보편적인 직장폭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직장폭력의 1차적 변인이라고 하는 분노는 일반적으로 좌절과 부정의의 인식을 요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은 분노하지만 폭력을 행사하지 않거나 폭력을 가하지 않고도 분노할 수 있다. 직장폭력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으며, 문제는 만약이나 설마(If)가 아니라 언제(When)라는 가정서 출발해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안전문화(Safety Culture)’의 정착이다.
 

[이윤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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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