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탐사기획> 나라가 버린 34용사의 죽음 ⑨보훈법제 권위자 이재승 건국대 로스쿨 교수

“죽음에 등급을? 너무 불공정”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명실상부 군사 강국이 된 대한민국. 군사력이 전 세계서 6번째로 강한 나라다. 하지만 순직·보훈 제도는 군사 강국답지 못하다는 평가다. ‘해외 사례’에 비하면 미진한 점이 많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요시사>는 이재승 건국대학교 로스쿨 교수에게 해외 순직·보훈 제도 운영 실태 및 이를 통한 우리 군의 제도 보완 방향에 대해 물었다.

“우리 순직·보훈 제도가 탄탄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 (국가 발전)수준에 맞느냐?’ 이렇게 묻는다면 전반적인 역량은 조금 떨어지지 않나, 그러니까 더 올려야 한다 생각하는 거죠.”

이재승 건국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보훈법제에 관한 국내 법학계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2020년 국방부 발주를 받아 ‘자해사망 군인의 예우에 관한 외국 법제 및 적용방안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미국·독일을 비롯한 4개국의 보훈 정책 시행 현황을 살피고, 이를 통해 국내 제도 보완을 위한 정책 제언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군력은 선진국

연구 보고서엔 해외에 비해 순직·공상 인정 요건이 까다롭고 사망 군인과 그 유가족의 처우는 열악한, 국내 보훈제도의 한계가 오롯이 담겼다.

이 교수는 현재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발주한 연구용역의 총괄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오는 9월 활동 종료를 앞둔 위원회는 지난 5년간의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군 사망사고 예방 및 대응에 관한 종합 권고 의견을 낼 예정이다.


이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군 사망사고 수사 ▲사망자 및 유가족 예우 ▲사망사고 재발 방지 노력 등 세 분야의 권고안을 만들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의 군인 순직 인정 실태를 미국·독일의 사례와 비교하며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표면적으로’ 미국보다는 엄격하고 독일보다는 관대하게 순직을 인정해주고 있다. 

미국은 복무 중 사망 시 대부분 순직으로 인정된다. 전시나 임무 수행 중 사망은 물론, 사고사와 자해 사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복무 중 각종 범죄를 저지른 게 발각돼 자해 사망한 이들이 순직으로 인정되는 사례도 왕왕 있다.

개인의 복무 중 일탈·범죄행위를 ‘순직 불가’의 주요 명분으로 삼는 우리 제도와는 대조적인 대목이다.

반면 독일은 비교적 보수적인 인정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독일은 순직 결정 과정서 사망의 업무 관련성과 자유의지 침해 정도를 따진다. 업무 관련성이 없거나, 업무 관련성이 일부 있더라도 자유의지의 침해를 초래할 정도가 아니라면 순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표면적으로’ 미국보다 엄격 독일보단 관대
“사망한 군인 유가족은 체계 안서 보호돼야”

우리 대법원은 2012년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자유 의지에 입각한 사망인지를 규명하지 않고 순직으로 인정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판례대로라면 우리 제도는 약 10년 전부터 독일보다 폭넓은 순직 인정 기준을 가질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한국의 실질적인 순직 인정 범위가 미국은 물론, 독일보다도 좁다고 지적했다. 순직·보훈 업무를 맡은 국방부·보훈처(보훈부 승격 예정)가 2012년 판례의 취지를 제도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가별 사회보장제도 범위 차이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국가의 순직 인정 정도나 예우 수준은 사회보장제도의 범위와 반비례하는 경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회보장제도 범위가 비교적 좁은 편인 미국은 대신 순직 인정 및 보상금 지급 범위가 넓으며 보상금 액수도 크다.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한 사망자의 유족들에게도 40만달러 이상을 보험금 명목으로 지급한다. 돈으로 누군가의 죽음을 무마할 순 없지만, 적어도 유족들에게 ‘국가가 군인과 그 가족을 끝까지 예우하겠다’는 인상을 남기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독일은 순직 인정 범위는 좁지만, 국가 복지제도의 범위가 넓은 축에 속한다. 포괄적인 사회복지에 보훈 제도를 약간만 가미해도, 사망 군인과 그 가족을 충분히 챙기고 예우할 수 있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 있는 셈이다.

“독일은 전반적으로 사회보장체계가 잘돼있으니 사망한 군인의 유가족은 체계 안에서 보호되는 거죠.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바로 그 상황 안에서 보호받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보훈 제도는 사회보장제도의 범위나 수준에 비하면 상당히 미진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평가다. 이 교수는 “‘사망자 우호적’인 결정 구조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독일이나 미국의 사인 판정기구는 대단히 사망자 우호적입니다. 그리고 의료적으로도 매우 전문화돼있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미국 제도는 이 죽음이 업무와 연관돼있다는 식의 추정을 깔고 들어갑니다. 예컨대 자해 사망이라는 것 자체가 완전히 자유의사에 입각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보는 거죠.”

“일단, 무조건 우호적으로 대해야”
엄격한 증거 통해 반박 기회 부여

이 교수 설명에 의하면 미국은 자해 사망이 정신적 불안정 상태, 이상 상태서만 벌어진다고 본다. 이 상태는 군 업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일단 추정되고, 군은 이를 ‘엄격한 증거’를 통해 반박할 기회를 부여받는다. 

하지만 미군이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군 역시 자해사망 군인에게 유리한 결정 구조를 조성하려는 제도 취지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의 순직 논의 절차는 유족이 앞장서 순직 인정을 주장하고, 이를 군이 적극적으로 논박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대립구도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한다. 

“어떤 징계 책임이나 형사 책임을 추궁하는 수준의 법리 공방과 국가를 위하다 죽은 사람의 공훈 업적에 관한 논의 수준은 분명 달라야 하거든요. 전자는 누군가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하니 엄격한 공방이 벌어지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공훈을 인정하는 건 국가가 그 사람들을 포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요구에 따른 것이니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그 과정서 군의관, 법무관들이 자기 책임을 면하거나 국가의 책임을 덜어주려고 애쓰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반칙’인 거죠.” 


이 교수는 징병제인 한국서 ‘업무와의 직접 연관성’ 등을 기준으로 순직 유형을 Ⅰ~Ⅲ형으로 나눈 것 또한 부조리하다고 비판했다. 

“모두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거죠. 징병제 체제서 세세하게 나눠진 보직이나 임무를 일개 군인들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결국 보직이나 임무, 이에 따른 업무 연관성을 근거로 그 사람 죽음의 등급을 매기는 건 너무 불공정하다고 봅니다. 해외에선 순직에 등급을 매기는 사례 자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예우는 후진국

군 휘하에 있는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순직 결정기구)는 군의 순직 기각 논리를 대체로 답습해왔다. 이런 탓에 유족의 의심과 반발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이 교수는 “순직 결정기구의 독립성을 제고할 방안을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사례는)그런 결정이 군 방침에 좌우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군이 순직 여부를 결정하지도 않고 독립성이 보장돼있어요. 우리도 (독립성이)점점 강화되는 중이라고 볼 순 있습니다만 아직 미진하죠. 게다가 역사적으로 국방정책이나 국방부 장관의 개인적인 판단에 순직 결정이 좌우됐던, 그런 과거가 분명 있기 때문에 유족들의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봅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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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