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통한’ 스노우피크 모험수

멱살 잡고 회사 살린 의류사업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감성코퍼레이션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의류사업에 진출한 게 제대로 먹힌 모양새다. 3년 남짓 기간 동안 신사업은 실적의 8할을 차지하는 입지로 올라섰고, 감성코퍼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는 나날이 높이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감성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0% 증가한 매출(1175억원)도 놀라웠지만 영업이익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전년(12억원) 대비 무려 1310% 올랐다.

남다른 성장세

실적 상승세를 견인한 건 의류 부문이었다. 휴대폰 주변기기 판매 및 유통(모바일 부문)에 주력했던 감성코퍼레이션은 2019년 라이선스 계약으로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 어패럴(Snowpeak Apprarel)’을 국내에 선보인 것을 계기로 의류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사업은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2020년 55억원에 불과했던 의류 부문 매출은 이듬해 358억원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사이 의류 부문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히 커졌다. 2020년 33.7% 수준에 그쳤던 의류 부문 매출 비중은 73.2%로 두 배 이상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82.7%로 치솟은 상태다. 반면 모바일 부문 비중은 ▲2020년 66.3% ▲2021년 26.8% ▲지난해 17.3% 등으로 나날이 축소되는 양상이다.


설립 이래 최대 실적 쾌거
모두가 주목하는 고공행진 

업계에서는 스노우피크캐주얼의 ‘명품 캠핑룩’ 전략이 국내 소비자에게 먹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팔 티셔츠는 7만~9만원대로 경쟁사 대비 다소 높은 편이지만,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트렌드에 부합해 신규 고객을 빠르게 늘렸다는 평가다.

배우 류승범을 전속모델로 발탁해 자유로우면서도 편안한 이미지를 강조한 것도 주효했다.

스노우피크어패럴 오프라인 매장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40개 이상 매장이 출점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오프라인 매장만 131개에 달한다. 

감성코퍼레이션은 가시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상태다. 김호선 감성코퍼레이션 대표이사는 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전년 대비 60% 이상의 매출 성장과 글로벌 진출 원년의 해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책임 경영에 대한 뜻도 내비쳤다. 지난 5일 감성코퍼레이션은 김 대표가 32만주를 장내매수했다고 밝혔다. 주당 취득 단가는 약 2003원으로, 총 6억4000만원 규모다. 이번 장내매수는 스노우피크어패럴의 본격적인 매출 성장과 글로벌 진출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파죽지세


김 대표가 감성코퍼레이션 경영권을 쥔 건 2019년이다. 그해 3~4월 기존 최대주주 지분 11.53%를 78억원에 인수했다. 곧바로 대표이사에 올랐고, 회사의 사업재편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김 대표의 보유 지분율은 이번 장내매수를 통해 21.85%로 소폭 상승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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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