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가려진 시선 상환·임동욱·조정현

숨겨진 이면을 3인의 방식으로

[JSA뉴스]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MUSEUM1(뮤지엄 원)에서 상환·임동욱·조정현 작가의 3인 단체전 ‘가려진 시선’을 준비했다. 이번 3인전은 뮤지엄 원에서 개최했던 storage2.0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가 모인 단체전이다. 

상환·임동욱·조정현 등 세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겪는 차별, 부조리 등 사회 이면에 대해 관찰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의 이야기부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예술에 대한 사유를 작품으로 구성하고 그들의 시선을 영상과 설치 작품에 담아냈다. 

어두운 사회

▲상환= 부산대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한 상환은 현대사회 속 미처 깨닫지 못한 ‘일상 속 가치’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반영했다. 사람은 각자 꿈꾸는 이상향이 있고 그곳에 닿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놓치는 일상의 가치, 그리고 사람과 가치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의 관계를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상환은 본인과 일상 속 가치 있는 여러 가지 것, 반려묘를 매개체로 ‘삼각’을 만들어 균형을 이뤘다. 작품 제목인 ‘Special triangular relation’에 나오는 삼각형은 단순한 모양이지만 꼭짓점이 하나라도 없어지거나 틀어지면 형태가 무너진다. 이렇듯 상환은 자신과 매개체를 투영시켜 균형의 형태를 찾으며 일상을 되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매개체 투영 ‘삼각’의 균형
사회적 소수자 겪는 불평등


▲임동욱= 동의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임동욱은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불평등, 자본주의와 정치적 형태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하며 설치, 영상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불평등은 이익과 권력유지를 위해 특정 세력이 만들어낸 이데올로기로 폭력과 억압, 배제 등 현대사회 속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는 형성된 규범 속에서 ‘정상’이라고 말하는 것을 쉽게 따르며 ‘주체성’을 잃는다. 이는 소수자를 더욱 배척하고 무관심한 사회로 만든다.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불평등과 마찬가지로 자연적이거나 진리가 아니다.

임동욱은 전시를 통해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비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스스로 주체성을 가질 때 비로소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조정현= 동아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조정현은 ‘덩어리’를 작품의 주된 형태로 삼고 있다. 그는 무의식을 기반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덩어리를 만들고 제작된 덩어리 위에 ‘박제’ 즉 ‘레디메이드’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한다. 동시대 예술은 레디메이드를 기점으로 오브제에 과도하게 집중돼있다. 또 무자비한 생산과 활용으로 가치가 상실됐다. 

오브제 개념을 비틀다
동시대 예술 영역 확장

현재 오브제의 활용도는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 부풀려져 있다. 조정현은 우리가 오브제를 바라볼 때 ‘눈이 멀어 있다’고 말하며 오브제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의 타이틀을 ‘눈먼 오브제’로 정했다. 현대미술에 있어 과도하게 언급되는 오브제의 개념을 비틀고자하는 의도다. 

최영심 뮤지엄 원 학예팀장은 “이번 전시로 모이게 된 3명의 작가는 각자의 시선에서 관찰하고 발견한 현대사회의 현상과 그 뒤에 숨겨진 이면을 그들만의 독창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삶 주변에서 늘 제기되지만 우리가 애써 숨기고 외면하고 있던 사회현상을 제시하며 가려진 시선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회현상의 이면을 직시한다”고 설명했다.


풍성한 창조

그러면서 “3인의 작가는 자칫하면 어둡고 무거울 수 있는 사회현상을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매체의 형식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창조한다. 이들의 노력은 동시대 예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다원화시켜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선과 감각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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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