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나오는 한동훈 차출설 막전막후

아니 땐 굴뚝서 연기?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야기다. 한 장관은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도 전인데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만큼 인정받는다. 전당대회서 뚜렷하게 두각을 드러내는 인물가 없자 한 장관만큼의 인물을 앉히라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윤심에 충족하면서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나타나긴 할까.

국민의힘이 본격 전당대회 모드로 돌입하기에 앞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이 또 흘러나왔다. 한 장관 본인은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한동훈 차출설은 한두번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진짜 ‘윤심’
믿을 맨 없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믿을맨이 확실히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얼마 전 “당권 후보자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작심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차기 당 대표는 MZ세대 호소력, 수도권, 새 인물이 필요하다”고 거론했다. 

한 장관을 염두에 둔 건 아니라는 부연 설명을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윤심에 딱 맞는 인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최근 국민의힘은 본격 전당대회에 앞서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윤 대통령 동기화 모드부터 거리두기를 하는 인물까지 콘셉트도 다양하다. 

아직까진 확실하게 윤 대통령의 눈도장을 받은 인물은 없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윤 대통령과 독대까지 했지만,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 모양새다. 김기현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의 이른바 ‘김장 연대설’도 나온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세력도 김 의원을 차기 당 대표로 밀고 있는 분위기다. 


이렇듯 차기 당 대표는 ‘윤심’과 얼마나 가까운 인물이냐는 점이다. 또 현재 나오고 있는 수도권 대표론 역시 차기 총선 문제와 직결돼있다. 현재 수도권 대부분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꽉 잡고 있다. 실제로 서울, 경기, 인천에만 100명으로 국민의힘은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확보가 절실하다.

윤상현 의원도 수도권 당 대표의 중요성을 설명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앞선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의 수도권 선점이 취약하기 때문에 수도권 출신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총선까지 걸려 있는 까닭에 차기 당 대표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될 수밖에 없다.

한 장관이 계속 소환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당내에서 윤 대통령의 ‘믿을맨’으로 통하는 인물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의 기용 0순위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은 낮지만, 총선 출마는 기정 사실화되는 모습이다.

한 장관은 검찰 내부에서도 촉망받는 검사 중 한 명이었다. 엘리트 검사로 이름을 날렸고, 굵직한 사건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참여했다. 문재인정부 시절에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됐고, 한 장관도 함께 승승장구하며 스타 검사로 인정받았다. 

위기도 여러 차례 겪었다. 바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하면서다. 한때 부산으로 좌천되기도 했으나 한 장관은 버텼다. 

그동안 보수에 없었던 새 캐릭터
2024 총선 출마? 당내 구심점 기대

이후 윤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기수를 뛰어넘은 파격적인 인선이었다. 당시에도 한 장관이 중책에 인선될 것이라는 예측은 많았지만, 법무부 장관에 인선되는 것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인선 이후에도 여론은 한 장관을 윤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특히 인사청문회는 한 장관을 한층 더 스타로 만들어준 자리가 됐다. 민주당이 열심히 한 장관과 관련된 의혹들을 제기했으나 한 장관은 이를 돌파해나갔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설전을 벌인 영상 조회 수가 20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임명 당시에도 이미 스타임을 입증한 현재 한 장관은 여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2위를 기록 중이다. 이를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시켜보면 40%가 넘는다. 강력한 대권후보인 오세훈 서울 시장보다 2배 높다. 

그의 지지층은 주로 40대로 특히 4050세대 주부층에게 인기가 많다. 본래 40대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이마저도 균열이 생긴 모양새다. 

또 핵심 보수층인 60대 이상에게도 한 장관은 지지를 한 몸에 받는다. 한 장관은 정치에 참여한 이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지금도 민주당에서는 한 장관을 견제하기 위해 여러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이마저도 잘 방어하는 편이다. 

현재는 보수층 한정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무당층 사이에서의 인기도 높은 편이다. 일부 민주당 지지층 역시 한 장관을 인정한다.

윤정부의 과도한 우클릭만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한 장관의 역할은 중도층을 섭렵할 수 있는 무기로 거론된다. 윤 대통령 역시 대선 기간 중도에 방점을 찍고 열심히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장관이 충분히 먹혀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고 읽힌다. 그는 엘리트 중 엘리트 이미지를 가졌고, 일을 잘한다고 대중에 인식돼있다. 또 아직 정치권에 발을 들이지 않아 때가 묻지 않아서 지지한다는 말도 다수 있다. 지지층은 윤 대통령의 중용 0순위이지만, 윤 대통령과 떼어놓고 한 장관을 분류한다. 

중용 0순위
몸값 쭉쭉

현직 의원들을 향한 불신도 한 장관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정치권은 하루가 멀다하고 정쟁만 일삼는다. 지난 대선에는 국회의원 이력이 전무한 대선후보들이 맞붙었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정치권을 새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내 여론 역시 대권주자로 확실하게 낙점된 후보가 없다. 한 장관은 기존 보수 인물과 다른 요소를 가진다.

이미지뿐만 아니다. 시원한 말투도 그렇다. 보수층이 보유하지 못하던 캐릭터다. 최근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내가 친윤이고, 윤핵관이자, 윤심”이라고 외치기만 바쁘다.

당을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목표가 부재해 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차출설이 한차례 흘러나왔다. 두 인물 모두 의원들 중에서는 윤심으로 통하는 인물이고, 권 장관은 4선, 원 장관은 3선 의원으로서 정치경험이 풍부한 탓이다. 


현직 장관이라 언급은 꺼렸으나 권 장관은 대선 기간 선거대책본부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윤심을 잘 읽고, 수도권의 중진 의원으로서 확장성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내려진 바 있다. 

원 장관은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의 선택을 받아 이재명 저격수로 활약했고, 인수위원회 기간에는 기획위원장까지 도맡는 등 차기 총선 공천에 책임질 적임자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그러나 현재 권 장관은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흠집이 많이 났고, 원 장관의 경우 노조 파업의 여파로 당권 출마가 쉽지 않은 상태다. 당내서도 당원들이 신뢰하는 인물이 누구라고 꼽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당장 한 장관 전당대회 차출은 물리적으로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친윤 세력은 대표적인 비윤(비 윤석열) 후보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에 맞설 수 있는 인물이 부족한 편이다. 

인기 스타
팬덤 형성

한 장관 카드는 윤 대통령이 차기 총선 등에 앞서 세력 만들기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동시에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한 장관이 총선 승리를 위한 핵심 카드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총선서 국민의힘이 크게 패배할 경우, 윤 대통령 국정운영은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남은 재임 기간 동안 허송세월만 보낼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다가 현재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여당이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 비윤으로 갈라져 분열돼있다.

최근에는 윤핵관이 당내 투톱인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 원내대표에 대해 비판하면서 불편한 기류마저 감지된다.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과 장 의원 역시 한동안 불편함이 있었다. 

여전히 윤핵관이 여권 내 윤심을 대변하고 있지만, 여론은 악화된 형국이다. 결국 윤 대통령과 발걸음을 맞춰나갈 적임자가 부재한 가운데, 친윤계는 끊임없이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차출론과 관련해 직무수행에 방해가 된다는 취지로 차출이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한 장관이 스스로 설명했다며 말을 아꼈다. 

한 장관의 전대 출마가 불가한 이유는 내년 2~3월경에 열린다고 해도 준비할 시간이 촉박한 데다, 출마 요건을 갖추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윤 대통령 입장에서 한 장관을 정치권에 진출시키는 건 앞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장관직 끝나면 바로?
당선 시 중도층 흡수

정치권에서도 한 장관이 당장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지만 결국 정치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히 법무부 장관으로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즉, 윤 대통령을 보좌하는 인물 중 가장 신뢰하고 능력이 있다는 생각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총선 때 한 장관이 정계에 데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차기 총선에)무조건 나간다”며 “내각에서 경험을 쌓았고, 당에서도 내보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법무부 장관으로 끝날 사람이 아니고 어차피 정치를 할 사람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관측이 다수 나온다.

윤 대통령과 비슷하게 좌천을 겪었고, 부활에 성공하며 민주당의 검수완박을 제지했다는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한 장관이 차기 총선에 투입된다면 단번에 대권주자라는 인식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또 민주당 등 야권이 한 장관을 때릴수록 긍정적인 이미지가 상승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정치적 경험이 전혀 없는 부분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도 정치 이력이 없다는 게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로 꼽혔던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과거 문정부와 대립각을 세웠고, 정치권에 없었던 캐릭터였던 점은 분명 장점으로 작용했다. 이때 한 장관도 함께 몸집을 불렸다. 

한 장관이 정치적 이력이 없는 상태에서 공세를 잘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내 반대 세력도 규합할 능력도 입증하려면 당 대표보다는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는 게 더 현실적이다. 또 이른 이미지 소모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적 기대감을 소모적으로 사용하면 반감이 커질 수 있는 탓이다. 

선발-구원
둘 다 활용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한 장관은)정치권을 새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는다”며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등판 시기가 문제지 언젠가는 선발투수나 구원투수 중 하나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국도 차출설?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차출설이 제기됐다.

이는 여권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조 전 장관이 다음 번 총선에 출마하고, 민주당의 대선 주자까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이 “역경을 이겨낸 영웅으로서의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띄웠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호사가들이나 하는 소리”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4년 전에는 요청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현 시점에서 조 전 장관이 다시 소환되는 것은 민주당으로 득이 될 게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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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