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상박' 역대급 대선 5대 승부처

5곳 중 3곳 따면 이긴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승부처 지역을 사수하기 위한 마지막 레이스에 올랐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선후보들의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전국에 방문한 지역만 160곳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방문한 지역의 총합을 나타낸 수치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가운데 운명을 결정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 
총력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한 주만 지나도 양상이 뒤바뀔 만큼 누구하나 확실한 우세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텃밭 표심 거두기도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후보가 자신의 텃밭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가져오지 못해서다. 거의 모든 곳이 승부처인 셈이다. 

대선 막판까지 뽑을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많은 탓이다. 그중 경기도 다음 많은 유권자를 보유한 서울은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까지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양새다. 현재 누가 앞선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백중세다. 


서울은 21대 총선에서도 당시 민주당이 40석을 가져가는 등 민주당 우위 지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보수세도 강해진 상태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 유권자의 표심을 많이 가져오는 후보가 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남은 기간 서울 민심 흐름에 따라 당선의 윤곽이 가려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대 대선 당시에도 대선후보들이 마지막 유세지로 선택한 곳은 서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유승민 전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등이 모두 서울을 택했다. 

[서울] 부동산 민심 잡아야
[경기] 대장동 의혹 포인트

지난 1일 이 후보와 윤 후보도 과거 대선후보처럼 서울 유세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 후보는 명동에서, 윤 후보는 신촌 등지서 집중 유세로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명동 유세에서 “이곳 명동은 우리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마지막으로 유세했던 곳”이라며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어 “정권을 심판해 더 나쁜 세상이 되면 누구 손해냐”고 윤 후보의 정권 심판론에 대해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원팀’을 강조하며 함께 경쟁했던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정책본부장, 유 전 의원 등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세대 포위론을 강조해온 만큼 젊은 층이 많은 신촌 등 대학가를 찾아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을 비롯한 유 전 의원, 원 본부장이 한데 모인 것은 3달 만이다. 그동안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원팀 합류를 사실상 거부해왔으나 대선 국면 막판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서울에서 박빙의 지지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팀 유세를 통해 중도층과 부동층의 결집 효과를 이끌어내려는 취지로 읽힌다. 

두 후보는 서울 민심 결집을 위해 부동산 문제도 재차 언급했다. 이 후보는 용적률 500% 상향을 전면에 배치했다. 민주당도 최근 서울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500% 추진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이 후보를 적극 돕고 있다.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집값 폭등론을 거론하는 등 정부를 공격했다. 문정부가 지금껏 규제 등에 있어 한쪽으로 치우친 정책을 펼쳤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끝나지 않을
대장동 공방

서울 민심을 두고 양당은 서로 기대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이긴 만큼 이긴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만큼 서울 표심은 국민의힘 쪽으로 결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승부처가 서울이라면 유권자 확보가 중요한 지역은 단연 경기도다. 경기도는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당초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를 지낸 바 있어 민주당 입장에선 안방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하지만 이 곳 역시 누가 앞선다고 가늠하기 힘든 지역이다. 

두 후보는 유세 막판,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최대 유권자가 결집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바닥민심까지 훑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정세균 전 총리 등 당내에서 무게감을 가진 인물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서울 못지 않게 경기도 역시 반드시 사수해야 할 지역으로 여기고 있는 까닭이다. 이 후보는 경기 지역에서의 공약 이행률 96%를 강조해오고 있다.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자신이 있기 전과 후 성남과 경기도가 달라졌다며 행정가로서의 능력도 강조한다. 이른바 유능한 인물론을 띄우고 있다고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김성원 경기도당 위원장을 앞세웠다. 김 위원장은 경기도당 선대위 출정식을 시작으로 50여 차례 경기도 곳곳에서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윤 후보 역시 이 후보만큼 경기도에 힘을 쏟는다. 경기도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 윤 후보는 대장동 특혜 의혹 등을 공략 포인트로 삼았던 바 있다. 


특히 대장동 발원지인 경기도 성남 유세에선 강도 높은 언행으로 이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유세 3일 차에 성남을 찾은 윤 후보는 대장동, 백현동 의혹 등에 대해 열을 올렸다. 

이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하나씩 나열하기도 했다. 의혹 제기를 통해 행정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남은 기간 유세도 경기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의 선거전략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정권교체론을 띄운 지역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이슈는 현재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디서든 장담 못한다
주요 지역 사수 레이스

국민의힘에서는 원 본부장이 분당 인근의 한 고속도로 배수로에 버려진 이른바 ‘대장동 문서’를 입수해 대장동 의혹을 하나씩 제기하며 이 후보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도 윤 후보가 대장동 비리에 연루됐다는 주장으로 가세하고 있다. 검찰 수사 기록에서 윤 후보가 언급됐다는 이유에서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직전 대장동 프레임이 양 후보 중 한 명에게 재차 가해진다면 회복할 시간이 없다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요 승부처로 여겨지는 지역은 수도권뿐만이 아니다. 충청은 대선 초반부터 이 후보와 윤 후보가 표심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곳이다.

역대 대선에서 충청은 캐스팅보트를 맡아온 지역 중 하나다. 충청에서 뽑기로 결정한 인물이 당선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과거 대선 결과를 살펴보면 당선된 전직 대통령들은 늘 충청에서 앞선 형태를 보였다. 이런 이유로 충청은 대선에서 바로미터로도 표현된다. 

중도와 
텃밭 표심

이번 대선에서는 중도층 표심이 어디로 이동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충청 역시 수도권만큼이나 중도층이 대거 포진해있는 지역 중 하나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만큼 충청에서의 막판 표심 획득이 필사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양 후보의 비호감도는 엇비슷한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두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충청으로 향했다. 이 후보는 ‘충청의 사위’를, 윤 후보는 ‘충청의 아들’을 자임했다.

윤 후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충청대망론을 앞세워왔다.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청 출신인 점을 내세우며 제2서해대교 건설(지난달 22일, 충남 당진 미소상가 유세), 철도 조성(같은 날 충남 서산 유세) 등 충청 지역이 안고 있는 고민거리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앞서 지난달 15일엔 “대전을 4차 산업특별시로 만들어 먹거리 중심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후보 역시 충청과의 스킨십을 늘려왔다. 충청 지역이 이 후보 장인의 고향인 점을 내세우며 지지자들을 향해 절까지 했다. 윤 후보를 견제하는 동시에 충청에 친밀감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지난달 12일, 대전·세종 공약으로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수도 개헌 및 충청권을 메가시티로 조성하겠다고도 공약했다. 

두 후보는 선거 막판에도 충청 방문을 재차 예고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지역으로 여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충청] 역대 캐스팅 보트
[호남] 이, 텃밭 사수할까
[경남] 윤, 집토끼 잡을까

일각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충청 공약과 방문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표심을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서다. 

두 후보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비단 중도층뿐만이 아니다. 비교적 다져졌다고 평가받는 텃밭 표심과 집토끼 결집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의 경우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밀어주는 양상이 강했으며 현재까지 이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서왔다. 

한때 윤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이 후보에게 위기감을 주기도 했다. 과거 노 전 대통령만큼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탓에 이 후보는 호남을 찾아 재차 유보층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호남의 지지층 결집에 찬물은 끼얹은 것은 다름 아닌 윤 후보였다. 지난달 그는 호남을 찾아 복합 쇼핑몰을 세우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해당 공약으로 그동안 보수 후보가 넘보기 힘들었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늘 앞서왔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TK(대구·경북)의 경우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반대된 양상이다. TK는 과거부터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었다. 

지지율에서 이 후보를 늘 앞서왔지만 쉽게 예단하기는 이르다. TK에서 집토끼를 결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윤 후보 역시 TK에서 완전한 결집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이 주의할 점이다. 이 후보 역시 TK에서 민주당 후보인 점과 다르게 상승세를 기록했다. 

민주당 역시 보수 텃밭을 흔들고 있다. 이 후보가 TK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고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이런 탓에 윤 후보 역시 마지막에는 집토끼를 잡는 전략을 택한 모양새다. 결국 두 후보 모두 텃밭에서 얼마만큼 많은 득표율을 얻게 되느냐가 중요하게 된 셈이다. 

그동안 역대 대선에서 지역 표심은 늘 극명히 갈려왔지만, 이번 대선은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20대 대선이 지역주의를 타파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두 인물 다 지지세가 두드러진 곳에서 앞서고는 있지만 과거 대선후보들이 받았던 지지만큼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아무도
모른다

현재 민주당 측과 국민의힘 측은 “둘 다 박빙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초박빙인 흐름”이라고 밝혔고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종이 한 장 빼는 차이”라고 언급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16∼19대 대선 투표율 보니…이번에 최고 경신?

 

20대 대선은 여느 때보다 관심도가 높다. 정권 재창출과 정권교체를 사이에 두고서다. 대선 투표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16대 대선 투표율은 70.8%를 기록했다. 당시 대선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양강 구도로 펼쳐졌다. 

17대 대선의 투표율은 16대 대선에 비해 낮은 수치다.

그러나 관심도는 높았다.

정권 연장과 정권교체 여부 때문이었는데 당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18대 대선은 초박빙 대선으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득표율 차이는 당시 3%p에 불과할 정도였다. 

촛불 대선으로 불린 19대 대선은 77.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을 17%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20대 대선에서는 앞선 투표율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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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