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VS 인플루언서 물고 물리는 진실공방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2.21 13:11:09
  • 호수 1363호
  • 댓글 0개

뒤죽박죽 이상한 정산계산서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효원커머스(이하 효원)가 소속 인플루언서였던 최석영씨에게 3억원의 전속계약 해지 확인 등 청구의 소를 당했다. 최씨는 2019년 6월29일 효원과 전속계약을 맺었고, 최씨의 주된 활동내용은 물건 판매였다. 최씨는 효원이 물건 공급가를 속이고 계약 해지를 무시한다고 주장한다. 효원은 최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효원커머스(이하 효원)는 개인 매출 10억원 상당인 인플루언서 100명 이상을 계약한 회사다. 주 활동은 상품광고 및 판매 그리고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을 위한 매니저업이며, 배우 강예원과 김효진이 공동대표다.

첨예한 갈등

최석영씨는 효원과 ‘커머스에디터 전속계약’을 체결했고, 효원과 첫 계약을 했을 시 최씨의 나이는 24세였다. 전 직업은 프리랜서 모델로, 2008년 의류 브랜드 대표가 강 대표를 소개해서 계약하게 됐다. 효원 설립이 2008년이기 때문에, 최씨는 효원의 초창기 멤버인 셈이다.

효원과 최씨의 계약에는 ▲배우·모델·성우·TV 탤런트 등 활동 및 방송 출연 ▲영상 출연 ▲광고 ▲신문·라디오·CM 출연 ▲각종 콘텐츠나 행사 등의 성우, 사회자 ▲SNS 및 블로그 커머스(판매) ▲에세이·회화·일러스트나 기타 문예적 미술적 창작활동 ▲사인회·이벤트·행사 출연·취재 회견 등이 적혀있다.

최씨에게 해당하는 매니지먼터 권한 및 의무는 ▲전반적인 교육·활동에 대한 교섭 및 체결 ▲홍보 및 광고 ▲콘텐츠 기획·제작 및 배포 ▲출연료 등 대가 수령 및 관리 ▲경영지원 ▲국외 채널 확장 등이 있다. 효원과 최씨는 5:5 수익 분배로 계약했다.


최씨 주장에 따르면 그의 활동은 이커머스(온라인 물건 판매)가 대부분이었다. 모델이나 방송활동을 원해 계약했던 최씨는 이 문제로 2020년 3월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효원은 방송 출연이나 모델 활동 등에도 대해서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계약 해지를 만류했다.

계약은 지난해 3월까지 유지됐지만, 효원의 매니지먼트 활동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효원은 최씨에게 ‘광고주가 안 쓰는데 어떡하냐’ ‘자존감 떨어지고 병원과 소송하려고 하고, 광고가 안 들어오는 걸 (효원에게)뒤집어씌우고 싶나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최씨는 효원과 계약하기 이전부터 프리랜서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었다. 모델활동을 하지 않으면 최씨가 효원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최씨가 주력으로 활동한 이커머스에 대한 콘텐츠 기획·제작·배포하는 데도 자력으로 해낸 경우가 많았다. 물건도 사비로 사서 판매한 것이다.

이후 최씨는 계약 해제에 관한 미팅을 요청했지만, 효원은 최씨의 질문에 대답을 두루뭉술하게 답할 뿐이었다. 최씨는 메일이나 모바일 메신저로 계약 해지를 논하면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판매한 물건의 정산내역서를 요청했다.

최석영 “수익 미지급”
소속사 “공갈 맞고소”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미루던 효원은 정산내역서를 제공했는데, 정산내역서는 효원에서 엑셀로 만든 것이었다. 최씨는 판매 제품의 공장을 직접 찾아가 정산내역서를 받았다.


공장 정산내역서와 효원에서 받은 정산내역서 금액은 차이가 있었다. 효원 정산내역서에는 ‘○○ 스크럽 비타민(Vitamin) 200g’의 셀러 공급가는 2만1600원, 공장 정산내역서 공구 공급가에는 1만7550원으로 기재돼있었다.

세트 제품으로 판매된 ‘○○ 하드왁싱 키트+리필왁스 200g+알로에젤 100ml+○○인그로운 60ml’의 효원 셀러 공급가는 4만8000원인데, 공장 정산내역서에는 3만9000원이었다. ‘리필 ○○ 왁스 2ea’ 효원 셀러 공급가는 3만400원인데, 공구 공급가는 2만4700원이었다.

효원 정산내역서와 비교해 공장 정산내역서는 적게는 4000원, 많게는 1만원까지 금액이 낮았다. 결국 최씨는 효원이 낮춰놓은 금액의 제품 가격으로 월급을 받은 것이다.

효원은 5년 동안 한 번도 정산금에 대한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진행 중인 재판에서 판사가 ‘판매한 물건들에 대한 거래처에 발급하였던 매입계산서 일체’를 제공하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기자에게 “당시 물건 판매 금액으로 월급을 받았다. 월급은 매번 달랐지만 한 달에 1000만원 정도다. 공장에서 받은 정산명세서로 계산하면 판매 매출은 13억원이 넘는다”며 “효원이 원가를 속여서 수익을 챙긴 것이다. 계약할 때는 20대 초반이어서 잘 몰랐다. 나 말고도 이런 식으로 속는 인플루언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원은 최씨의 말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김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3년간 정산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했고, 최씨가 갑작스럽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효원 소송 대리인 법무법인 폴라리스는 ‘최씨는 효원에게 4226만3900원 및 이 사건 반소장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따른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는 반소를 청구했다. 

판매 금액 크게 차이
피 튀는 진흙탕 싸움

반소 청구 원인은 최씨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줬다는 것을 꼽았다. 효원에 따르면, 최씨가 좋은 제품을 공급받아 공동구매할 수 있도록 돕고 청바지 브랜드 1.7.1. 론칭을 원해서 비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1.7.1.을 위해서 효원은 재고를 구매 및 관리했으며 관련 부자재 비용 모두 효원이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1.7.1은 최씨의 이름으로 판매되는 것이며, 최씨가 아니면 판매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효원은 최씨가 지난해 8월경 1.7.1을 내버려 두고 독자적인 의류 브랜드 론칭을 위한 직원을 뽑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씨는 1.7.1에 관해 본인은 홍보모델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효원은 광고주에게 인플루언서 추천 과정을 밝히기도 했다. 광고주가 제품에 어울릴만한 인플루언서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효원은 소속 인플루언서 10명 정도의 홍보자료를 보내 영업을 한다.


광고주들은 가끔 인지도 있는 인플루언서를 특정해 광고 문의가 오는데, 효원은 다른 인플루언서 홍보자료를 함께 보내 역 제안한다. 이런 과정에서 효원은 최씨를 포함한 소속 인플루언서 홍보를 이어나갔다는 것이다.

계약 해지의 문제점도 언급했다. 효원은 최씨의 계약 해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약이 해지된 상황이 아니라면, 최씨는 효원의 동의 없이 상품 교섭이나 커머스 활동을 하면 안 된다.

효원은 최씨가 지난해 5월 독자적으로 선글라스‧식품‧왁싱 제품을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계약 해지에 관한 귀책 사유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효원은 최씨에게 전속계약금 1000만원을 지급했다.

계약서에 제18조 제2항에 따르면 “갑이 계약 내용에 따른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을이 계약기간 도중에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목적으로 계약상의 내용을 위반할 때는 을은 제1항의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받은 계약금의 3배를 위약별로 갑에게 지급한다”고 명시돼있다.

효원은 전속계약서의 위약벌 규정에 따라, 최씨가 효원에게 3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합의 없다”


효원 대리인은 지난 11일 최씨 대리인에게 연락을 취했다. 내용은 최씨의 제보가 모두 허위사실이고, 효원의 손해가 100억원 이상이라는 것, 강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로 피해도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는 효원이 하지 않은 일로 3억원 이상의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며 1억원에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해당 제안에 대해 최씨 대리인은 “합의하지 않겠다. 최씨는 이 사실을 알리고 싶은 것”이라고 답했다.

<alswn@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