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대선' 윤석열 마지막 히든카드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 ‘한 방에 훅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치 신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대선 레이스 종료가 임박했다. 혹독한 시간을 겪어온 윤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앞섰지만 아직까지는 누가 더 유리한지 확실히 알 수 없다. 이에 윤 후보는 세 결집을 다지기 위해 가진 카드를 다 꺼내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지지율을 역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분을 겪은 탓에 하락세가 뚜렷했으나 수습 이후 다시 한번 반등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가 갈등을 봉합하고 이 대표가 꺼내든 이른바 ‘세대 포위론’ 전략이 먹혀들어갔다고 본다. 

초박빙 속 
미세 변화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처참한 수준이었다. 일부 의원들이 당 대표 사퇴 결의안 이야기까지 꺼냈다. 윤 후보는 직접 나서 이 대표를 품고 가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현재 그는 이 대표가 내놓는 전략을 폭넓게 수용 중이다. 

수습이 이뤄진 직후 청년층을 공략한 점이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지지율에서 앞설 수 있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 홍보 방식을 전면 수정한 뒤 청년층의 지지율이 매주 상승하고 있다. 

현재 선대본부의 키 역시 청년층이 가지고 있다. SNS를 통해 간소화된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도 청년 보좌역이 만들어낸 결과물 중 하나다. 


그러나 여전히 윤 후보의 지지율은 이 후보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에는 풀어야할 숙제가 남은 셈이다.

윤 후보에게 비교적 굳건해진 지지층인 20대와 60대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대선 국면 초반만 해도 50대는 윤 후보를 지지해왔다.

이 후보에게 50대의 가세가 기운 이유는 윤 후보가 과거 전두환씨 옹호 발언을 했던 탓이다. 윤 후보의 50대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 중 또 하나는 기성세대의 표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윤 후보의 50대 지지율은 대선 국면 초기와는 다른 기류가 흐른다. 이번 대선에서 50대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를 지지하는 양분적인 성향을 가진 세대로 분류돼 윤 후보가 끌어와야 할 층으로 분류된다.

이에 윤 후보는 재차 중도층 확장에 나섰다.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충청 지역을 방문해 표심 확보에 몰두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는 아버지가 충청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자신이 충청의 아들임을 연일 강조해온 바 있다.

이번 충청 재방문도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초기부터 펼쳐왔던 충청대망론을 실현하기 위한 취지로 읽힌다. 해당 효과는 즉각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앞서던 충청 민심이 점차 윤 후보에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서다. 당내에서도 윤 후보의 재빠른 충청 방문을 긍정적으로 본다. 대선을 100일 남기고 방문했을 때는 이 대표의 잠행 탓에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재차 방문했을 때는 어느 정도 이슈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윤 후보는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표심을 공략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충청에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등을 기반으로 충청을 메가시티로 발돋움 시키겠다고 밝혔다. 

중도층 확장 반드시 필요 
안과 단일화도 매듭지어야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충청권에 부동층이 많은 탓에 마지막까지 충청 표심을 이끌어내야 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과거 대선에서도 충청의 결과가 대통령을 좌우했다는 말이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 중 하나다. 

더욱이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와 보수 층의 지지율이 결합된 형태를 띤다. 해당 형태를 비춰볼 때 윤 후보가 여전히 중도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또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절반을 넘겼음에도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권교체 여론보다 낮다. 

이 같은 문제는 야권의 단일화 문제로도 이어진다. 당내에서는 야권 단일화 이슈를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윤 후보 측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다만 안 후보의 존재감을 윤 후보 측에서 외면할 수 없어 보인다. 지지율이 혼전을 보이고 있는 중에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그가 연일 야권 단일화 이슈를 띄우는 이유 중 하나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결과도 높게 나왔다. 이전과 달리 비교적 동등한 입장에서 단일화를 주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대로라면 윤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론에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이 통합해야 정권교체를 이루기에 수월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안 후보 역시 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단일화가 추진된다면 안 후보 본인을 내세워 단일화를 하는 이른바 ‘안일화’를 해야 한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안 후보가 여러 번 양보해왔던 만큼 단일화 문제에서 안 후보가 쉽게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힘은 윤 후보 혼자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윤석열 자강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일화?
윤일화?

단일화는 대선 국면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과거 대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단일화를 두고 서로 투쟁을 벌이다 결국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당시 일각에선 단일화 무산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선 결과 노 전 대통령은 36%의 득표를 기록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28%, 김대중 전 대통령은 27%의 득표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만일 안 후보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두 자리 수를 기록한다면 운 후보가 먼저 안 후보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윤 후보가 손을 내밀게 되면 윤 후보 혼자로는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야권 단일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단일화 압박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선긋기 행보 역시 이에 따른 신경전이라고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가 중도층 결집으로 확실하게 승기를 잡은 뒤 단일화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구로 따진다면 결승골 이후 쐐기골을 넣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단일화가 권력을 위한 야권 합체나 지분을 나누는 구조로 비친다면 단일화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보수층 분열의 위기감이 감지됐던 점은 이뿐만 아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의 원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달 19일 윤 후보와 홍 의원은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줄곧 강조해오던 국민의힘 원팀을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당내에서는 홍 의원의 원팀 합류를 두고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의원의 선대본부 합류는 윤 후보에게 반드시 필요했다. 윤 후보에게는 여전히 중도층 지지율 회복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상태다. 홍 의원이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온 만큼 홍 의원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중도층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두 시간가량의 만남 이후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는 재보궐선거와 관련한 특정 인물의 전략공천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 의원이 공천을 요구한 인물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다. 

터지면
끝이다

윤 후보는 공천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홍 의원 요구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당사자였던 최 전 원장 역시 지금은 대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홍 의원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홍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차라리 출당을 시켜달라며 수위 높은 발언까지 이어갔다. 이런 탓에 당내에서는 원팀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같은 홍 의원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소값’ 정치를 한다는 지적 때문에 입지가 난처해졌다.

위기감을 느낀 홍 의원은 결국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이 홍 의원에게도 상당 부분 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홍 의원의 합류로 당내 문제는 거의 해결된 모양새다. 

당 내부의 문제를 거의 수습했지만 여전히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리스크로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김씨의 등판 여부도 승기를 잡기 위한 주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씨의 본격 등판설이 유력했으나 이후 학력 위조 등의 논란에 휩싸인 탓에 등판을 미뤘다. 

MBC <스트레이트> 방영 이후 김씨의 본격적인 등판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오히려 김씨의 등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논란의 여파가 생각만큼 크지 않았고, 자체적으로 수습할 수 있는 사안으로 여긴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김씨는 한 사이트에 자신의 프로필을 직접 등록하고, 비공개 봉사활동을 하는 등 본격적인 등판을 예고했다. 윤 후보의 큰 리스크로 부각돼 철저히 김씨를 숨겼던 모습과는 대비된다. 다만 김씨가 마지막까지 윤 후보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은 여전하다. 

무속 논란과 학력 위조,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남아 있어서다. 교육부는 국민대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김씨의 지원서 이력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국민대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과 관련해 제기됐던 횡령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재산 관리 과정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에 조사를 요청했다. 

홍 극적 합류했지만 시너지 의문
처가 리스크 해소도 중요한 사안

윤 후보의 리스크는 비단 김씨만 있는 게 아니다. 윤 후보의 장모인 최모씨 문제도 수습해야 한다. 다만 최씨는 최근 요양급여 부정수급과 관련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야권에서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우선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양평 공흥지구와 관련해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향후 최씨의 유무죄 여부에 따라 민심이 갈릴 수도 있다. 

처가 리스크가 윤 후보의 가장 큰 뇌관인 셈이다. 이런 탓에 윤 후보는 빠른 사과를 통해 연일 처가 리스크를 털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루 빨리 털어내지 못한다면 대선을 목전에 두고 발목 잡힐 여지가 많다. 대선후보 토론에서도 다른 후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것은 자명하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도 처가 리스크가 부각돼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았다. 

토론 자리에서 윤 후보가 공격을 제대로 받아치지 못할 경우 처가 리스크뿐만 아니라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동안 윤 후보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진 바 있다. 향후 토론에서 같은 상황의 반복은 윤 후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밖에 정책적 메시지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선대본부 갈등 수습 이후 윤 후보는 소소한 공약으로 청년층 지지라는 결과로 돌아와 쏠쏠한 재미를 봤다. 

다만 여전히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계속해서 나온다. 오히려 큰 정책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정책 실패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정권교체 여론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지, 원전 수출 외교 등 큰 정책을 띄우기 시작했다. 앞서 민생에 집중하던 행보와 다르게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각인해 외교, 경제, 안보 등의 공약에 주력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묵묵히
걷는다

앞으로 윤 후보에게 과거 문제들이 다시 떠오른다면 회복할 수 있는 시간도, 여유도 없다. 더 이상의 실책이 이어진다면 정권교체는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만 바라보며 묵묵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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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