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윤캠프 새 수장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지고 있는 8회 구원투수 등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5일,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해촉을 포함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산을 발표했다. 대선을 63일 앞두고 후보 직할의 실무형 선거대책본부가 중심이 되는 쇄신안을 발표하며 ‘홀로서기’라는 승부수를 택했다. 선거대책본부장은 4선의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맡게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선대위와 당을 잘 이끌어 국민들께 안심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모두 오롯이 후보인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메머드 선대위, 민심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캠프의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다시 바로잡겠다”고도 했다.

김 ‘아웃’
권 ‘원톱’

윤 후보는 “새로운 선거대책본부를 꾸리겠다. 선거대책본부 본부장은 권영세 의원이 맡는다”고 알렸다. 선대본부장 단일 지도 아래 핵심 팀만 후보 직속으로 두는 초슬림형 조직을 운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윤 후보는 ‘윤핵관’(윤 후보의 핵심 관계자)을 언급하며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걱정 끼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또 “2030 세대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국민이 기대했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가족 논란에 대해선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부족함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드시는 회초리와 비판 달게 받겠다”며 “제가 일관되게 가졌던 원칙과 잣대를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겠다. 시간을 좀 달라. 확실하게 달라진 윤석열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당 사무총장도 겸한다. 윤 후보와의 직접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한편, 당 사무총장으로서 조직관리도 맡게 되면서 ‘원톱’으로 떠올랐다. 

권 의원은 1959년 서울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배재고등학교(92회),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 1983년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5기)에 합격해 검사로 근무했다.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지검, 독일 법무부 파견 등 검사로서 소위 ‘엘리트 검사’의 길을 걸었지만, 김대중정부 출범 후 검찰청 부부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청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하버드 케네디 스쿨과 하버드 로스쿨로 유학, 전공 분야를 다시 한 번 점검하며 실력을 가다듬은 후,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당시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측으로부터 정계 입문 제의를 받고 본격적으로 정계에 뛰어들게 된다.

대선 63일 전 선대위 해산 ‘슬림화’ 선언 
새 선대본부장 4선 의원…이준석도 ‘찬성’

권 의원은 윤 후보와 오래전부터 가까운 사이로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면서, 대학 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함께했다.

검사였던 윤 후보와 꾸준히 친분을 유지했고, 권 의원이 2013년 주중대사로 내정됐을 때 송별회를 함께하는 등 각별했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입당을 고민할 때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으며 가교 역할을 했고, 최종 대선후보 선출 후 총괄특보단장을 맡았으며, 이번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역할을 대신할 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권 의원이 선대본부장으로 내정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윤 후보와 친분이 있지만 이를 내세우지 않고 뒤로 물러나 있는 모습을 보였던 점, 당내 ‘비토’ 세력이 거의 없다는 점 등과 함께 비강남권 유일의 서울 지역구 의원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서울·수도권 표심을 잡지 않고는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권 의원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선거에서 당 사무총장과 상황실장을 맡아 대선을 이끌었던 경험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 현재 윤 후보의 선거를 돕는 사람 중 전면에 나서 대선을 치러 본 몇 안 되는 사람이다.

지난해 6월 중순,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로부터 받은 사무총장 제의를 고사하고 그 대신 대외협력위원장직 제안은 받아들였다. 당 외부 대선주자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자리다.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권 의원은 7월 초부터 본격적인 영입 행보를 시작했다. 

권 의원은 빅2인 윤 후보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물론 ‘DJ(김대중 전 대통령) 적자’라 불리는 호남 출신의 장성민 전 의원(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과도 회동했고, 세 사람 모두 입당을 성공시켰다. 

서울법대 출신
입당의 고수

서울대 법대 77학번인 권 의원은 최 전 원장(75학번)의 2년 후배, 윤 후보(79학번)의 2년 선배다. 당내에서는 권 의원이 한 달 동안 두 유력 대선주자를 영입할 수 있었던 비결로 이 같은 인연을 꼽는다.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권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당 사무총장직을 제안받았는데 왜 거절했냐는 질문에 “이 대표가 아무래도 정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경험 많은 사람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고 싶어 했다”며 “그래서 사무총장을 해본 내게 요청을 했는데, 반대로 내 입장에서는 이미 두 차례(2008·2011년 한나라당)나 사무총장을 했기 때문에 또 사무총장을 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당을 돕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대외협력위원장을 수락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나와 굳이 같이 일하길 바랐던 이유는 내가 당내 다른 정치인보다 대선을 치러본 경험을 더 갖고 있으면서 현재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들과 인연 때문”이라며 “내가 이 대표에게 ‘타이틀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으니, 대선주자를 영입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그렇다면 대외협력위원장이 적절하지 않겠나’라고 해서 내부적으로 그렇게 결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세 차례 대선을 치러본 노하우가 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당시 새누리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2007년과 2017년 대선에도 그는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권 의원은 과거 주중대사 시절 안현태 전 경호실장을 비판해 주목받은 바 있다.

권 의원은 당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장 대상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안현태씨는 물론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다른 공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 5공 비리로 처벌받은 이상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것 자체가 국립묘지의 명예성을 훼손한다”며 “그런 점에서 심의기구에서 제대로 심의를 해줘야 된다고 보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17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여권이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가 교원 임용을 위해 과거 5개 대학에 허위 경력과 학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윤석열 후보가)김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털고 갈 건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털고 간다는 얘기는 본인이 인정하고 사과하고”라고 부연했다.

선대위 개편
산적한 과제

당시 권 의원은 김종인 ‘원톱’ 선대위에 대해 “그건 아마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관측했다. 권 의원은 당내 갈등 상황과 관련해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있기 때문에 사적으로 감정이 안 좋았던 분들이라 하더라도 윤 후보와 정권교체라는 두 화두를 중심으로 얼마든지 뭉칠 수 있고 또 뭉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윤 후보가 선거대책본부 개편 구상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이 대표와 정면으로 임명안을 두고 맞부딪혔다. 이 대표가 급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오늘 임명안 상정은 전면 거부”라고 했다. 다만 임명안은 최고위 의결사항이 아닌 협의사항인만큼 당무우선권을 가진 윤 후보가 이 대표가 반대해도 임명을 할 수 있는 사안이다.

선거조직 재구성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이 대표가 권 의원에 대한 사무총장 임명에는 찬성 입장을 밝혀 정면충돌은 피했다.


이에 따라 권 의원은 선거대책본부장과 사무총장을 겸임하게 됐고,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선대본 정책본부장으로 인선하는 안건도 무리 없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철규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에 임명하는 안건에 대해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이 의원은 당 내분에 대한 ‘이준석 책임론’을 제기해 이 대표와 불편한 관계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권영세 사무총장 임명에는 어떤 이견도 없지만, 나머지 사안에 대해선 큰 이견이 있었고 내 의견을 정확하게 이야기했다”며 이철규 부총장 임명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정치적인 상황”이라며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도 있고,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했다. 

반면 윤 후보는 “협의 절차는 임명권자가 의견을 구하는 것”이라며 “협의 절차가 끝났으니 임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강행 의사를 밝혔다. 

윤 대학 선배…세 차례 대선 경험
“단일화가 없이 이기는 것이 목표”

권 의원은 “이철규 부총장 지명에 대해 (이 대표가)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표도 선거 승리를 위해 같은 뜻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인 감정으로 반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적은 대선후보 단일화가 없어도 이길 수 있는 상황으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가 선대위 쇄신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토론 제안에 “3회 법정 토론으로 부족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우리는 언제라도 준비가 돼있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주제는 (대장동 의혹을 넘어)한정 없이 하자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토론은 혼자 할 수 없는 만큼 구체적인 부분은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 후보의 대장동을 비롯한 여러 개인 신상과 관련한 의혹, 공인으로 정책과 결정, 선거운동 중 발표한 공약들과 관련해 국민들 앞에서 검증하는 데 3번의 토론은 부족하다”며 “효과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실무진에게 법정토론 외에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의원은 “오전 윤 후보가 산만한 조직에서 오직 일, 실무 중심의 선대위로 하는 내용을 말했다”며 “위원장도 없고, 병렬적 구조에 더해 밑에는 기능 단위로 상황실 등 일정, 메시지, 전략을 구성하는 실무적으로 꼭 필요한 (조직으로)구성되는 선대위로 개편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실무 단위를 구성하는 과정 중에도 꼭 필요한 기능 단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번 선거는 부침이 굉장히 많은 선거”라며 “주요 후보들이 비교적 정치 쪽에서 새롭게 등장한 분들이라 새로운 사실이 알려질 때마다 (지지율)흔들림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후보의 지지율이 연초 여론조사를 보면 조금 낮은 상황이지만, 그게 고착될 것으로(생각하지 않고) 이 자리도 ‘독배’를 받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골짜기에 있지만 조금 노력하고 진정성을 보이면 얼마든지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단일화 없다”
승리 자신감

권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그럴 필요가 절대, 전혀 없다고 본다”며 “우리 목적은 후보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는 상황으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기현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에 대해선 “윤 후보가 반려를 하겠다는 것이니 원내지도부는 유지된다. 김 원내대표가 대여 투쟁의 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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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