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정보 공유 모임 카페의 정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8.10 08:51:00
  • 호수 13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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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야 감형된다네요”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잘못을 저지르면 죗값을 치러야 한다. 법정에서 피고인의 반성과 뉘우침이 감형 요소로 꼽힌다. 이 같은 점을 악용하는 성범죄자가 늘고 있다. 감형받기 위해 반성문을 작성하거나 여성단체에 기부도 한다. 이를 두고 진정성 없는 반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던 N번방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경찰이 수사망을 좁히자 N번방 회원들은 기부금 후원, 반성문 작성 등 감형을 위한 방법을 공유했다. 실제 한 변호사가 쓴 저서 <성범죄 사건의 시간별 대응전략>에 “양형에 유리한 자료를 만들라”며, 반성 취지를 담은 자료를 만들 것을 추천하고 있다. 기부나 봉사활동 등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의 스토리를 만들라는 것이다.

반성 자료

감형받기 위해 여러 방법이 존재한다. 그중 판사들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반성문 작성이 가장 대표적이다. 2019년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성범죄자 중 70% 이상이 ‘진지한 반성’을 감경 사유로 적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들 역시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판사들은 가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보이는 태도와 피해 수습을 위한 노력 등을 종합해 ‘진지한 반성’을 가려낸다. 

포털사이트에 ‘성범죄 반성문’ ‘반성문 대필’ 등 키워드를 검색해보면 변호사 블로그부터 성범죄 카페까지 다양한 정보가 나온다.


한 업체에 들어가 ‘반성문·탄원서 의뢰’를 클릭하니 ‘반성문·탄원서 의뢰하기’가 나온다. 소개 문구에 ‘5분 정도 시간을 투자해 하단 양식을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재판 결과가 달라질 거라고 확신한다’고 적혀있다. 의뢰서에 죄명, 사건 내용, 피해자와의 관계, 범죄 처벌 전력, 피고인 가족 경제 상황 등을 기입하라고 안내한다.

가격은 2시간 이내 7만원, 24시간 이내 9만원, 12시간 이내 15만원 수준이다. 

이같이 성범죄 가해자가 반성문을 제출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진지한 반성’이 감경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최근 성범죄자들은 반성문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감형받기 위해 성범죄 전문 카페나 커뮤니티를 찾고 있다. 2010년 개설된 A 카페는 ‘미투·성폭력·성범죄와 관련된 고민 상담과 정보공유’를 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6만2000명 회원이 있는 이곳은 성범죄 경험담을 올려야만 게시글을 읽고 다른 카테고리에 글 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카페 회원의 최대 관심사는 성범죄를 저지른 후 형량을 줄이고 무죄를 받는 방법이다. 회원들은 자신이 해당하는 범죄 유형 게시판에 사건명, 발생 일시, 발생 장소, 진행 단계 등 사건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감형 노하우, 재판 진행 과정을 주고받는다.

블로그·카페 등서 정보 공유
재판 전략 상의 커뮤니티 역할

카페에는 ‘유죄일 때 불이익 최소화 요령’ ‘양형 자료 준비하기’ ‘반성문 쓰는 법’ ‘피해자와 합의 요령’ 등의 내용이 담긴 성범죄 대응 매뉴얼을 소개한다. 운영진은 법무법인·심리상담소와 제휴를 맺고 카페 회원들에게 법률·심리 상담을 적극 권장한다.


해당 카페는 감형·무죄 전략 공유를 넘어 커뮤니티 역할도 하고 있다. 회원끼리 사연을 공유하며 서로 공감하고 유대감을 갖는다.

카페 회원들은 혐의가 인정돼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 ‘내일 선고날이라 불안하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무섭다’는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또 다른 회원은 댓글을 통해 자신의 사례를 고백하며 서로를 다독이거나 양형 및 무혐의를 축하해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성범죄 전문 카페에서 감형을 받고 무죄를 선고받는 여러 가지 방법을 추천하고 있지만 법무사들은 조금은 특이한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첫째, 피해자와 무조건적인 합의를 보게 하는 방식이다. 가해자 변호인이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인데 이는 엄격히 금지된 사안이다. 가해자의 변호인이 피해자를 만나는 것이 압박이나 합의 종용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여성단체나 성범죄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전략이다. 카페 내에서는 어떤 단체에 어떤 식으로 기부금을 내야 하는지 정보가 오간다. 실제로 2015년 재판에서 성폭력상담소에 기부한 것이 참작돼 감형받은 사례가 존재했다. 2017년 7월까지 전수 조사한 결과 성범죄자들이 기부한 경우가 모두 101건에 달했다.

반성문 의뢰 가격 7만~15만원선
기부·봉사활동 노하우 주고받아

세 번째로 성범죄자가 정신 감정서를 얻는 방법이다. 병원장들은 향후 문제될 소지가 있기에 소견서를 잘 써주지 않지만 심리상담소는 감정서를 잘 써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견서를 잘 써준다고 소문난 심리상담소는 가해자와 만나지도 않고 메신저로 상담을 진행하며, 심리검사를 이메일로 주고받는다.

이 방식을 두고 일각에서 심리상담이 아니라 범죄자를 컨설팅해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성범죄에서 ‘진지한 반성’은 국민 법 감정에서 벗어난 감경 사유로, 전면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 위로

용 의원은 “진지한 반성을 증명하고자 성범죄자들이 모인 카페에서는 기부와 봉사활동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성폭력 가해자가 성폭력상담소에 후원했다가 감경되지 않으면 환불을 요청하는 일도 있는데 이것을 진정한 반성이라 부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N번방 가해자 줄석방?

‘박사방’ 사건 주범인 조주빈 일당이 검거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상당수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줄줄이 풀려나고 있다.

조주빈(박사), 강훈(부따) 등 언론을 통해 알려진 주범들에게 내려진 중형에 관심이 쏠리는 사이, 다른 이들은 뚜렷한 성적 가해를 일삼고도 ‘초범이라’ ‘범행을 반성해서’ ‘피해자와 합의해서’ 등의 갖은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고 있다.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성 착취물을 비밀리에 사고파는 이른바 ‘N번방’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이들을 포함해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음란물 유포죄로 기소된 315명 중 92%인 290명이 1심에서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다. 

이 중 ‘N번방’ 사건처럼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을 유포해 기소된 51명 역시 43명(84%)이 벌금형,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성 착취물을 직접 제작하는 등 범행에 적극 가담한 자에게도 집행유예 처분이 내려진 사례가 적지 않았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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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