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000만원' 아역배우 울린 출연료 먹튀 의혹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7.05 13:58:36
  • 호수 13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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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하려면 돈 가져와”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에이전시와 영화 프로듀서는 악어와 악어새 같은 존재다. 에이전시는 소속된 배우를 작품에 출연시키기 위해 영화계 사람을 많이 알아야 한다. 프로듀서는 투자금 유치를 해야 한다. 

오디션은 배우들이 연기로 경쟁하는 자리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영화계에서 각색 비용이라는 명분으로 프로듀서가 배우가 속한 기획사로부터 돈을 받는 경우도 있다. 

각색 비용?

2년 전 A양이 속한 아역 전문 에이전시 B 대표는 캐스팅디렉터를 찾았다. 캐스팅디렉터는 영화 작품 여러 개 작품 기획서를 B 대표에게 소개했다. B 대표에 여러 작품 가운데 눈에 띄는 ○○○이 있었다. 그 작품에 A양이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B 대표는 캐스팅디렉터에게 해당 작품을 관리하는 C 프로듀서를 소개해 달라고 했다. 결국 2019년 10월8일 B 대표는 C 프로듀서를 처음 만났다. 당시 C 프로듀서는 ○○○이라는 영화를 준비한다고 소개했고 3일 뒤 B 대표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이 과정에서 C 프로듀서는 B 대표와 가까워졌다. B 대표는 해당 작품에 A양을 출연시키기를 희망했고 C 프로듀서는 돈이 필요했다. B 대표는 4000만원이 A양을 작품에 출연시킬 수 있는 각색 비용이라고 생각했다. 


약 한 달 뒤 11월18일 C 프로듀서는 캐스팅디렉터에게 “머니가 없으니 아무것도 진행이 안되네요”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7일 뒤엔 B 대표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C 프로듀서는 “A양(은) 첫 느낌이 좋아서 같이 꼭 해보고 싶은 배우”라고 말하자 B 대표는 “A양(을) 드라마에 출연시키게 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C 프로듀서는 “지금 웹드라마, 공중파 드라마 준비 중”이라고도 말했으며 말미에는 “이 바닥은 혼자 절대 못살아”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후 C 프로듀서에게 계약서를 요구했지만, 계약서 작성을 거부했다는 게 B 대표의 주장이다. 12월경 B 대표와 C 프로듀서는 줄곧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C 프로듀서는 “A양을 위해서만 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상의할 것도 있고 얼굴 보고 이야기해야지”라며 만남을 제의했다. 

12월23일 B 대표와 C 프로듀서는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 다음날 C 프로듀서는 카카오톡으로 개인계좌번호를 알려줬고 B 대표도 A양의 영화출연을 바란다는 내용으로 답했다. 이후 500만원을 송금하자 C 프로듀서는 “좋은 영화, 드라마 잘 만들 수 있게 준비할게”라며 B 대표를 안심시켰다. 

12월 말 500만원으로 부족했던 C 프로듀서는 B 대표에게 “지난 번에 못 준 금액을 달라” “나도 작가들한테 약속 지켜야 한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1월3일 B 대표는 C 프로듀서에게 A양의 향후 스케줄에 대해 물어봤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 결국 1월10일 C 프로듀서는 B 대표에게 송금을 재촉했다. 돈이 들어와야 일을 진행하기 수월하다며 C 프로듀서는 송금 계획을 보내달라고 했고 B 대표는 또 500만원을 송금했다.

B 대표는 C 프로듀서에 대한 믿음으로 설날 떡도 준비하며 신뢰를 나타냈다. 이후에도 120만원을 송금했지만 B 대표가 원하는 A양 출연과 관련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 


캐스팅비 명목으로 현금 요구
2000만원 송금했는데 나몰라

그러던 중 3월4일 C 프로듀서는 B 대표를 만나는 자리에서 친한 지인인 D 감독을 데려왔다. A 대표가 말하길 D 감독은 상업 영화에서 인지도가 있는 감독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 A양과 A양 어머니도 함께 있었다. 

당시 D 감독은 A양 연기력에 대해 언급했다. B 대표가 받아들이기에는 A양의 부족한 부분만 보완해오면 D 감독이 캐스팅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B 대표는 D 감독을 만난 뒤 C 프로듀서에게 300만원, 이후 500만원을 송금하는 등 총 1920만원을 송금했다. 

B 대표는 “영화계에서 D 감독의 위상을 잘 알고 있었다. D 감독 인지도에 신뢰할 수밖에 없었고 그날 이후 300만원, 500만원을 부쳤다. 이후에도 D 감독은 A양을 두고 ‘나중에 보자’ ‘지켜보고 있다’는 등 확신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B 대표는 C 프로듀서가 건넨 시나리오 ○○○ 작품에 대해 의심했다. B 대표는 시나리오를 각색했다고 알려진 작가를 수소문했는데 해당 작가로부터 “사실무근”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B 대표는 지난달 12일 강동경찰서에 C 프로듀서와 D 감독을 고소했다. A 대표 말에 의하면 C 프로듀서와 D 감독은 “운영비를 미리 받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돈을 투자하게 하진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캐스팅디렉터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B 대표와 C 프로듀서 간의 이해관계가 뒤틀어지면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B 대표는 A양을 출연시켜주는 비용인 줄 알고 송금한 것”이라며 “C 프로듀서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기획개발 비용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서를 두고도 양쪽 말이 다 다르다. B 대표는 계약서를 못 받았고 C 프로듀서는 계약서를 준비했다고 한다. 두 명 다 나에게는 친한 사람이라 어느 편을 들 수 없다. 양측이 다른 소리를 하니 나중에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D 감독은 “나는 예전부터 C 프로듀서와 일을 같이 했다. B 대표와 A양, A양 부모님과 해서 한 번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이 아닌 다른 작품 캐스팅과 관련해 만나는 자리였다”며 “당시 A양 연기력이 조금 부족하길래 조언을 몇 개 해주고 캐스팅하지 않았다. 캐스팅도 못하겠다는 뉘앙스로 확실히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이후 A양과 A양 어머니가 사무실에 한 번 찾아온 적도 있다. ○○○은 처음 들어보는 작품이다. 시간이 한참 뒤에 A양에게서 문자가 와서 조언해줬더니 이게 발목을 잡았다”고 해명했다.

C 프로듀서는 “B 대표에게 각색비가 아니고 기획개발 비용을 받기로 했다. 비용은 서로 합의한 금액이다. 내가 한 작품만 관리하는 게 아니라 여러 작품에 관여하는데, 제작하는 데 모두 필요한 금액이다. B 대표가 데리고 있는 아역배우를 우선적으로 오디션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기획개발 비용?

이어 “이에 관한 계약서도 쓰려고 했는데 D 감독이 거부했다. B 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먼저 받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A양이 D 감독을 만나게 한 뒤 오디션 주선도 해줬지만 연기력이 부족해서 캐스팅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이후에도 계속 만나게 해주는 등 계속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 약속한 금액도 제대로 주지 않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가끔씩 A양에 대해 물어봤는데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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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