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끝까지 '민영화'에 '집착'하는 내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8.10 19:23:24
  • 댓글 0개

'불장난' 하다가 정권 말 '오줌' 제대로 싼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민영화 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임기 6개월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MB정부가 민영화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양상이다.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3전3패' 했고 산업은행 민영화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IPO도 국회의 반대에 무산 위기를 맞고 있다.  한마디로 '낙제점'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경쟁도입'이라는 명분 하나만을 가지고 KTX·가스·공항·면세점·의료민영화 등 무리하게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단 한 곳도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KB금융이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양측 노조를 중심으로 두 금융지주가 합병할 경우 소매금융 영역에서 상당 부분 겹치는 데다 은행 점포가 2000여 개를 넘고 중복 점포도 많아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반대여론에 밀려 무산됐다.

우리금융지주 매각
사실상 차기 정권으로

금융당국은 이명박 정부 들어 우리금융 매각을 3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당분간 추가 매각 시도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내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이른 시일 내에 (민영화가) 추진되지 않겠느냐"면서 "(현 정부하에서) 세 번 추진해 다 안 됐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그런 방법을 동원하면 쉽게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금융 민영화 문제는 차기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짙어졌다.

산업은행 민영화를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도 국회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 현행 산업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은행 주식을 상장하는 IPO는 지분의 최초 매도시점에서 산은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20조원)의 원리금 상황에 대해  정부 보증이 필요하고 국가재정법에 따라 사전에 국회의 보증 동의가 필요하다.

당초 산은은 지난 4월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정부 보증안을 처리한 뒤 6월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 오는 10월까지 상장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이 "주식을 민간에 파는 IPO와 민영화는 완전 별개"라며 선을 긋고 나섰지만 "한 주라도 파는 건 민영화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 "정책금융 기능을 떼고 결국 민영화하는 것 아니냐" 등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산은의 IPO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됐다.

공적자금 들여 탄탄한 기업 만들고 민간매각
우리금융 민영화 '3전3패' MB 대선공약 무산

조선업계의 '알짜'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매각도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매각에 소극적이고 2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도 매각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캠코가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현재 주가, 거시경제 상황, 잠재적 투자자 등 매각 환경이 불리해 현 시점에선 매각 여건의 개선 추이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정책금융공사가 입찰공고를 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입찰이 불투명하다. 노조가 매각을 반대하고 있고, 입찰 참여자가 적어 유찰 가능성이 나오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수년간 인수를 타진해왔을 정도로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지만 반대하는 여론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현재 부채비율이 100%대인 KAI를 부채비율만 800%에 이르는 대한항공이 인수하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다. KAI 사업구조상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인천공항 급유시설
발언 임원 파면


설상가상으로 KAI 노조도 민영화 추진에 결사반대하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던 KAI가 IMF 외환위기 때 공기업으로 전환되고 지금까지 부채를 탕감하는 등 건실한 사업구조를 구축해 왔는데 또 다시 민간 대기업에 헐값으로 떠넘기려 한다는 설명이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도 "항공우주산업은 먼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으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국가가 단기적인 실적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집무실에 T-50고등훈련기를 전시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며 "정권교체기에 우리 산업들을 민영화하는 것은 여러 의혹이 생길 수 있어 이 정부에서 하는 것은 맞지 않다. 국회활동을 통해 막아내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쌍용건설은 5차례 입찰 끝에 이종기업인 이랜드에 넘어갔다. 지난달 12일 마감한 수의계약 2차 접수에 이랜드가 유일하게 예비견적서를 제출했고 지난달 30일 매각주관사인 캠코가 최종 견적서를 접수했지만 모두 외면했다.

이랜드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유통업계에서는 많은 실적 등을 쌓고 있지만 건설업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높을지 미지수"라며 "(이랜드가) 쌍용건설을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급유시설 민영화는 시작도 하기 전에 '삐걱'대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오는 13일 인천공항급유시설의 민영화를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5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대한항공 인천공항급유시설 임원의 특혜의혹 발언 등이 불거지면서 현재 입찰공고를 보류한 상태다.

인천공항급유시설 전 대한항공 임원은 지난달 20일 직원들에게 "국토해양부와 인천공항이 형식적인 절차를 통해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결론은 이미 나있다"며 "대한항공이 계속해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대한항공의 인천공항급유시설 운영권 사업자 내정설이 수면으로 떠올랐고 국토해양위원회가 인천공항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를 문제 삼아 대한항공에 급유시설을 매각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대항항공은 해당 임원을 파면 조치했다. 인천공항급유시설 사전 내정설 논란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카드'로 '파면'이라는 강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를 비롯한 여론도 여전히 특혜의혹을 거두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인천공항 급유시설 민영화가 이병박 정부가 임기 동안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던 인천공항 민영화의 '우회로'라는 주장도 나왔다.

급유시설 민영화
시작도 전에 '삐걱'

지난달 27일 민주노총 인천본부와 공공운수노조는 "인천공항 급유시설 운영권 민간 위탁은 인천공항 민영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임기 동안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던 인천공항 민영화의 우회로를 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알짜배기 시설 운영권 사업자를 정하면서 일정이 굉장히 촉박하게 잡혔던 것을 두고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며 "시설 민영화는 결국 재벌기업에 대해 합법적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로 편입시킨 인천공항에너지의 전례처럼 급유시설도 인천공항공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서발 KTX 운영 경쟁체제 문제도 국토부가 말 바꾸기를 하면서 임기 말 밀어붙이기를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달 18일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은 "정치권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정부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동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업을 사실상 보류한다는 입장으로 받아들여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토부는 말을 바꿨다. 5일 뒤 국토부 철도정책관은 "KTX 경쟁체제 도입을 계속 추진한다"며 "연내 REP(사업제안서)를 해당 기업들에게 발송하고 차기 정부가 들어선 시점에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국토부의 무리수는 현 정권 내 민영화 추진은 어렵더라도 대통령 선거 결과 등에 따라 내년에 재추진에 나설 수 있도록 '불씨'는 살려놓고 보자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KAI 유력 인수 후보 대한항공…특혜시비
정권 말 금융권·공기업 민영화·매각 난항
IPO조차 국회의 반대로 제자리걸음

철도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철도노조는 "사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과 똑같은 말"이라며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킬 KTX 민영화 정책은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서울CC·한국건설관리공사·인천종합에너지·88관광개발 등은 여러 차례 매각작업이 무산됐고 대한주택보증은 민영화 시한이던 2010년이 돼서야 2015년으로 매각을 미뤘다.

물론 민영화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늘 부작용이 뒤따랐다. 한국공항공사의 청주공항 민영화가 대표적이다. 2008년부터 추진돼 온 청주국제공항 민영화 정책은 올해 2월 한국공항공사가 운영권을 매각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공항시설 소유는 국가에 두면서, 공항의 운영권을 30년간 민간에 양도하는 게 청주국제공항의 민영화 방식이다.


국내 최초 공항 민영화 사례로 주목을 받은 청주국제공항 민영화는 국민의 비용부담 증가와 공공재로서의 역할 상실, 항공안전 불안 초래 등의 우려를 낳았고 인천공항 민영화 추진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차례로 추진 중에 있는 관광공사의 면세점 민영화도 폐해를 낳고 있다. 2008년에서 2010년까지 관광공사가 운영 중이었던 10개 면세점 중 이미 4개 면세점이 철수를 완료했고 오는 12월에는 부산항, 2013년 2월에는 인천공항 면세점이 차례로 폐쇄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재벌들의 면세점 독과점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점유율은 롯데 50%, 신라 40%, 관광공사 10% 수준이다.

일부 민영화 성공
부작용 잇따라

국산품에 대한 면세점들의 홀대도 큰 문제다. 국산품 판매비율은 지난 1~2년 기준으로 약 18%, 외제품은 약 82%였다. 18%라면 우려할만한 상태는 아니라고 보이지만 이중 절반을 국산담배 매출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을 상징할 수 있는 토산 기념품 등은 고사 직전이다.

또한 민간에서 운영하는 공항면세점은 외국의 명품과 수입품 위주의 판매장으로 전락해 외화유출 및 과소비조장 등의 폐해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밖에도 정부는 농지개량·안산도시개발·한국자산신탁의 매각을 완료했고 그랜드코리아레저·한국전력기술·지역난방공사를 상장해 지분 일부를 민영화했다.

하지만 정부가 핵심으로 내세웠던 주요 대형기관의 민영화는 번번이 무산되거나 연기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임기 말 이명박 정부는 무슨 배짱으로 강도 높은 민영화를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KTX·인청공항 등 공공부문 민영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이미 폐기된 747공약의 전철을 밝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하지만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