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공개 후 잘 풀린 연예인<밀착취재>

‘○○의 연인’이 되면 뜬다?


2009년 시작과 함께 연예가에 스타들의 열애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연예인들이 가장 꺼려하는 것 중 하나가 애인 공개다. 만인의 연인이어야 할 연예인이 특정인의 연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순간부터 인기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인 덕분에 인기가 급상승하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누구의 애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한다. 애인 잘 둬서 갑작스레 지명도나 인기가 급상승한 경우는 누가 있을까.

‘현빈의 연인’ 황지현…열애 공개 후 CF 제의 봇물
‘에릭의 연인’ 박시연…지금은 수식어 부담스러운 수준
신동엽…유명인 아닌 PD 반려자로 맞아 덕 본 케이스
가짜 열애설 퍼뜨려 마케팅에 적극 이용…대부분 실패

가장 좋은 예는 ‘현빈의 연인’으로 각광을 받은 황지현. 황지현은 현빈과 열애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1개월 남짓 만에 결별했다. 교제 1년여 만에 연인 관계를 청산한 것. 열애 사실이 알려져 세간의 화제를 모은 지 고작 1개월 만이다.
하지만 연예인으로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활동을 한 적이 없는 그는 현빈과 열애 사실이 공개된 이후 이동통신, 화장품, 의류, 식품 등 기존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양한 업종에서 CF모델 제의를 받았다. 황지현으로서는 연예계 데뷔 이후 가장 큰 인기를 ‘남친 덕’으로 누리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비슷한 경우가 없었을까. 황지현 이전에도 애인 잘 둬서 갑작스레 지명도나 인기가 급상승한 경우는 결코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가 유준상-홍은희 커플. 가능성 높은 신예로 평가받고 있던 홍은희는 톱스타 유준상과의 결혼을 통해 외형을 크게 키웠고 지금은 당당한 주연급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출연한 하이마트 CF도 홍은희의 지명도를 올리는 데 만만찮은 기여를 했다.
‘이천수의 연인’으로 각광을 받은 김지유. 미스코리아 진 출신이지만 연예인으로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활동을 한 적이 없는 그는 이천수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1호 골을 기록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천수를 응원하기 위해 대회 도중 독일로 날아가는 등 애정을 만천하에 과시한 그는 마침 공개된 모바일 화보가 큰 인기를 누린 데 이어 각종 기업으로부터 CF 제의가 줄을 이었다. 김지유로서는 연예계 데뷔 이후 가장 큰 인기를 ‘남친 덕’으로 누리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여친’ 덕에 나팔 불고
‘남친’ 따라 강남 간다

‘에릭의 연인’이었던 모델 출신 연기자 박시연도 그룹 신화 출신의 톱스타 에릭과 사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명도가 급상승한 경우다. 지금은 홀로서기에 성공, 오히려 이런 수식어가 붙는 것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성장했지만 아무튼 에릭의 공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지금은 모델 이수혁과 열애중인 모델 출신 연기자 김민희 역시, 2003~ 2004년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톱스타급의 지명도를 유지한 데는 ‘이정재의 연인’이라는 힘이 작용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김준희 역시 오랜 세월을 활동해 왔지만 가장 뜨거운 주목을 끈 것은 인기 힙합 그룹 지누션의 멤버 지누와의 결혼이 공개된 뒤 잘 풀린 케이스다.
뮤지컬 배우 김미혜도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당당한 스타였지만 전 국민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현역 최고의 남자 배우 중 하나인 ‘황정민의 아내’가 된 이후의 일이다. 슈퍼모델 출신 탤런트 이윤미 역시 작곡가 주영훈과 결혼 후 이름을 알린 케이스이다.
‘남자 덕’에 큰 여자 스타들뿐 아니라 ‘여자 덕’을 본 남자 스타들도 적잖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지금은 남남이 된 김승우-이미연 부부.
하이틴 스타 출신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던 이미연과 결혼한 뒤 인기가 급상승한 김승우를 두고 당시의 한 여성지는 ‘결혼한 뒤 이름이 생긴 남자’라고 불렀을 정도다. 결혼 전까지 영화 ‘장군의 아들’의 쌍칼 역으로나 기억될 정도로 연기자로서의 자리를 잡지 못했던 그는 결혼을 계기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차인표-신애라 커플 역시 맺어질 당시만 해도 신애라의 지명도가 훨씬 앞섰던 경우다. 물론 두 사람이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된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여성 팬들 사이에서 차인표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아무래도 ‘신애라의 남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연정훈과 한가인 커플의 경우는 ‘누가 더 이익인가’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갈 만 하지만 그래도 ‘한가인 남편’인 연정훈이 좀 더 수혜자인 것으로 보인다.
기본기가 탄탄한 신예로 평가받던 연정훈은 한가인의 남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실히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결국 권상우-송승헌-김희선의 황금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슬픈 연가>에서 군 문제로 빠져나간 송승헌의 자리를 훌륭하게 막아내 정상에 우뚝 섰다.
신동엽-선혜윤 커플은 이미 톱스타였던 신동엽이 유명인이 아닌 선 PD를 반려로 맞았는데도 오히려 덕을 본 케이스.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던 신동엽은 인기 연예인과 결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통해 ‘역시 현명한 신동엽’이라는 평가를 하나 더 얹는 성과를 거뒀다.

김승우·차인표·연정훈 등
‘여자 덕’ 본 남자 많아

만약 한쪽이 이미 톱스타가 되어 있는데 다른 한쪽이 신인이라면 소속사에서는 입이 간지러워지기 마련이다. 이런 유혹 때문에 몇몇 기획사에서는 양쪽 합의하에 짜여진 스캔들을 살포하기도 하지만 만들어진 연인 관계는 별 ‘약발’이 없었다는 게 정설이다.
최근 불거진 열애설 중에는 사실과 상당히 거리가 먼 사례가 빈번했다. 신인이나 오랜만에 활동에 나서는 연예인이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열애설을 활용한 듯한 인상을 짙게 풍기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실제 열애 중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열애설을 터뜨려 관심을 끌어 모으고 인기 상승의 수단으로 삼은 사례도 발견되곤 했다. 이른바 ‘열애설 마케팅’ 시대에 접어든 듯한 분위기다.
무분별하게 터져 나오는 ‘연예인 띄우기용’ 열애설은 당사자 간 사랑에 대한 축하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전부터 인기 스타의 핑크빛 로맨스는 연예 기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인기 아이템이었다.

만들어진 스캔들은 약발 없어
연예계 ‘로맨스 마케팅’ 시대


평소 일상을 쉽게 알기 어려운 스타들의 열애설은 간간이 터져 나올 때마다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열애설은 희소가치를 완전히 상실할 정도로 흔해졌다. 게다가 사실 여부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일단 터뜨려 놓고 부인하는 과정에서 관심을 증폭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거미는 데뷔할 때부터 휘성의 옛 여자친구라는 사실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물론 한때 사귀었지만 지금은 그저 친구로 지내는 사이라는 설명이 붙은 상태. 거미라는 신인 가수를 알리는 데 있어 R&B계의 신성으로 한창 주목받고 있던 휘성의 존재가 큰 힘이 된 것이 사실이다.

최근 다시 열애설이 불거진 세븐과 박한별은 데뷔 때부터 서로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박한별은 이미 데뷔 전부터 인터넷 얼짱이라는 이유로 널리 지명도를 얻고 있었고 세븐 역시 데뷔 직후부터 자신의 힘으로 빛을 발했지만 둘이 사귄다는 소문은 둘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데 활활 타는 불에 휘발유를 부은 효과를 냈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편의 덕을 보려면 아무래도 사귀거나 결혼하기 전에 두 사람의 지명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다.
이런 점을 마케팅에 이용하려 했던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같은 효과를 노린 가짜 열애설도 적지 않았고 아무도 사귄다고 의심하지 않는데 기획사 측에서 먼저 ‘우리 아무개와 아무개는 절대 그런 사이가 아니다. 사귄다는 소문은 거짓말’이라고 바람을 잡는 경우도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기획들이 대부분 실패했다는 점이다.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지명도 덕분에 좀 더 주목을 끌게 되고 좀 더 좋은 기회를 잡게 될 수는 있지만 결국 그 기회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본인의 능력이라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열애설은 연예계에 관심을 가진 팬들에겐 가장 재미있는 소식 중 하나다. 예전만 해도 연예인들은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열애 사실 공개를 꺼리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연예인들이 ‘오픈 마인드’ 추세로 바뀌면서 당당히 열애 사실을 공개해 팬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그렇지만 무분별하게 난무하는 열애설은 연예인들 간의 사랑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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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