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끼치는 안철수 대권행보 엿보니~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8.01 09: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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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반복되면 필연'…대권은 그의 운명?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19일 발간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숨은 의도가 없는 내 말이 다르게 전달돼 난감할 때가 많았다"고 고백했다. 본인은 정치를 하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일부 언론의 과도한 해석이 국민들의 정치적 기대로 이어지면서 우연히도 자신이 유력한 대선주자가 되었다는 하소연이었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는 말이 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그에게 대권은 '운명'일까? 하지만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행보가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적 이벤트'였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부분의 언론들이 자신의 행보를 놓고 '대권준비' 라고 말할 때 늘 '아니오' 라고 대답했다. 그가 진행해온 '청춘콘서트'도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도 재산 사회환원도 '대권' 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안철수는 위선자?
지독한 우연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의 지지율은 높아져만 갔다. 지난 19일 기습발간 된 <안철수의 생각>과 23일 방영된 SBS <힐링캠프> 출연을 기점으로는 여론조사 양자대결 결과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반대급부로 지지율이 4.5%p나 감소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안 원장을 향한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당장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하면서 치밀한 계획 아래 출간과 방송출연을 진행한 '위선자' 라는 비판도 잇따랐다. 책 발간 하루 전인 지난 18일 안 원장 측이 방송사에 녹화를 먼저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비판은 더욱 힘을 얻었다.

안 원장의 설명대로라면 그동안의 그의 행보는 대선을 향한 지독한 우연의 연속이었다. 우선 안 원장이 출연한 SBS <힐링캠프>는 정말 우연히(?)도 민주통합당 대선경선주자들의 첫 토론회와 같은 날 방영됐다. 덕분에 민주통합당 경선주자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첫 토론회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또 당초 7월25일경 출간 될 것으로 알려졌던 그의 저서는 하필 19일 기습발간 됐다. 표면적으로는 '취재경쟁의 과열'이 이유였지만, 이를 통해 또 우연히도 사흘 후 안 원장이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힐링캠프> 안철수 편은 18.7%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새누리당 박 전 위원장이 출연했을 때 시청률은 12.2%(1월 2일)였으며 민주통합당 문 고문이 출연했을 때의 시청률은 10.5%(1월 9일)였다.


본인은 다른 의도 없다는데…정치권선 '계산된 행보'
책 내니 <힐링캠프>, 서울시장 양보하니 대선후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의 저서가 세간의 관심을 받은 것은 당초 안 원장이 대선출마 여부를 저서를 통해 밝힐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대선출마 선언을 먼저 하고 책을 발간했으면 이러한 관심을 끌었을지 의문"이라며 "또 예능출연도 마찬가지로 대선출마여부에 대해 입을 열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국민들을 심야시간 TV 앞으로 끌어 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늦춤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안 원장의 우연은 지난해 10월26일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지속적으로 반복돼 왔다. 당시 안 원장은 이미 '안철수 연구소' 'V3' 등으로 유명한 CEO였지만 그가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상황은 달라졌다. 안 원장의 지지율은 여야의 유력주자들을 제치고 50%에 육박했다.

안 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실 그때 나는 출마에 대한 생각을 막 시작한 것에 불과했지만 언론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보도했다"며 "(보도 후) 자고 일어나보니 세상이 바뀌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때서야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안 원장이 무려 3개월 가까이 진행해 왔던 청춘콘서트가 정치적 지지기반 마련을 위한 행보였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물론 안 원장은 이를 부인했다.

안 원장은 시장출마설이 보도된 후 불과 4일 만인 지난해 9월6일 서울시장 출마를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양보했다. 당시 박 이사의 지지율은 5%에 불과했다. 언론에선 그가 대선출마를 위해 시장출마를 양보한 것이라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안 원장은 다음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권도전은 가당치도 않고 생각할 여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불과 5%의 지지율을 보였던 무소속의 박 후보가 안 원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서울시장 보선에서 당당히 승리하면서 '안풍'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


'안풍'의 위력
 모든 것은 오해?

그런데 선거가 끝난 후 2주 만인 지난해 11월14일 안 원장은 또 한 번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절반가량(1500억 상당)을 사회에 환원한 것이다. 안 원장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일"이라며 대권행보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이번에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부를 통해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재산 환원이) 대선을 위한 것이었으면 지금 했을 것"이라며 "그런 오해를 안 사려고 빠른 시간 내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정치전문가는 "오히려 대선을 앞두고 재산을 환원하는 것이 더 속보이고 아마추어 같은 일이 아닌가? 안 원장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차라리 대선이 끝난 후에 하는 것이 맞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4·11총선과정에서 안 원장이 보여준 행보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원장은 저서를 통해 "총선 전에는 야권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그렇게 되면 야권의 대선후보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총선이 예상치 않게 야권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열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서 무겁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의 야권의 패배가 대선출마를 고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한 것이다.

책 출간·TV 출연 안철수 다음 행보는? 
"검증 피한 채 누릴 것 다 누린다" 비판

안 원장의 이 같은 설명에 야권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야권 내에선 안 원장을 향한 원망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야권의 승리를 원했고 야권이 승리하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는 사람이 왜 위기의 순간에 야권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냐는 볼멘소리다.

그러나 안 원장은 역시 저서를 통해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야당을 편들지 못했던 이유는 후보 공천이 국민의 뜻을 헤아리기보다는 정당 내부 계파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서울시장 보선 때처럼 제 이름을 걸고 국민들에게 지지해달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은 4·11총선에서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아내인 인재근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4·11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던 안 원장이 인재근 후보를 등에 업고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과 손을 잡으려 한다는 의혹이었다.

특히 10·26 서울시장 보선 이후 안 원장이 김 전 고문과 회동을 추진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사실이라면 4·11총선을 계기로 제자리로 돌아가려 했다는 안 원장이 총선 기간 이전부터 대선을 위한 세불리기에 나섰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민평련은 김 전 고문의 주도로 출범했던 통일시대국민회의(1994)가 모태로 일명 GT계(김근태계) 의원들이 다수 속해있는 모임이다. 민주당내에서 '친노' 다음으로 많은 의원들이 속해 있다. 민평련 소속 의원들은 현재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당내 대선후보들의 출마선언식에 한 군데도 참여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선과정을 통해 검증된 한 명을 적극 지지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빅3 대선주자(문재인-김두관-손학규)' 등을 비롯한 당내 대선주자들은 민평련의 '러브콜'을 받기 위한 치밀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평련은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선언할 경우 안 원장을 다른 대선주자들과 함께 검증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피하고 
사실상 대선행보

한편 안 원장 측에서 염두에 뒀던 출간 기자간담회는 또 다시 유보됐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어떤 형태가 됐든 9월 말까지 '안철수식 정치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마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대선주자로서 누릴 것은 다 누리면서 검증만 피하고 있는 셈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안 원장이 <힐링캠프>에서 기자들이 달려들면 황급히 가는 이유를 묻자 '빨리 갈 데가 있어서'라며 재치있는 답변을 했는데 한편으론 씁쓸했다. 언론을 피해 다니며 선문답 같은 발언을 툭툭 내뱉어 놓고는 이제 와서 언론이 숨은 의도가 있는 줄 알고 확대해석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변명은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안 원장이 보여준 지금까지의 행보가 아무런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면 정말 소름이 끼치는 우연이고, 만약 치밀한 계획에 따른 것이라면 그 또한 안 원장의 위선과 이중성에 소름이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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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