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일요초대석> 현역 의원에 현실정치를 묻다 -김경진 의원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20.01.20 11:09:10
  • 호수 12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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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하루하루 신나게 일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제20대 국회서 무소속 김경진 국회의원(광주 북구갑)은 초선답지 않은 존재감을 보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위원으로 참여해 쓰까요정으로 이름을 떨쳤다. 국민들이 타다에 열광할 때 소신 있게 타다의 불법성을 주장해 큰 이목을 끌었다. 이번에는 다음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21대 총선 때 출마하나?

21대 총선에서는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다. 민주당 입당, 대안신당 참여 등 많은 선택지가 있었지만, 지난 총선 때 지역구민께서 저를 뽑으며 명하신 명령이 광주의 변화와 대한민국 정치개혁이었다. 이 변화와 개혁을 잘 수행했는지를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당의 힘에 기대기보다는 인간 김경진, 정치인 김경진이라는 한 사람으로 재평가받고 싶다. 당적을 뛰어넘어 국민을 위해 뛴다는 진심이 전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광주 호남서 국민의당 열풍이 분 이유는?

4년 전 광주호남의 민심은 오랫동안 지지해온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함께 새로운 중도개혁 세력의 탄생을 염원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광주호남은 민주당 일당 독주체제를 유지해오다 지난 20대 총선서 국민의당 열풍이 불면서 경쟁체제를 맞이했다. 광주호남 총 18석 가운데 16석을 석권하고, 그 과정서 저는 지역구민들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광주호남 최고득표율이라는 영예를 차지했다.

-사실상 국민의당은 실패했다.


4년이 지난 지금, 제가 몸담았던 정당들은 이러한 민심을 대변하지 못했다. 중도개혁을 이끌 줄 알았던 국민의당은 양당체제로 고착화된 정치 문화와 호남 중심의 재편 움직임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당되면서 종적을 감췄다. 민주평화당은 지역주의 정당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지역주의 정당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던 정당에 몸담았다는 사실은 변명의 여지없는 내 잘못이다. 개혁을 바라며 저를 뽑아주셨던 북구 주민들께 송구하다.

-‘타다 서비스의 불법성을 줄곧 주장한 이유는?

국회의원에 출마한 건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다. 의정활동의 목표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세상에 울려 퍼지게 하자였다.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다. 소상공인과 택시기사,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들을 발의하고, 간담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 이분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중 카카오카풀타다로 촉발된 중개플랫폼 서비스의 문제점을 발견한 것이다.

-타다 서비스가 왜 문제인가?

카카오카풀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81조가 금지한 자가용 자동차를 이용한 유상운송의 변종 택시에 불과하다. 2017년 검찰과 법원에 의해 이미 유죄 판결까지 받은 불법 서비스다. 타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4가 금지한 렌터카에 운전자를 알선해 유상운송을 한 것이다. 불법 콜택시영업으로 대한민국 대중교통 질서를 교란했다. 100만 택시가족의 생계를 위협했다. 또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근로자 파견이 금지된 택시업종에 프리랜서 형태의 운전기사를 고용해 4대보험 등 사업주가 져야 할 응분의 책무를 면탈했다.

“무소속으로 광주시민 평가 받겠다”
소속 정당들 민심 대변 못해 송구

-실제로 택시업계서 반발이 거세긴 했다.


지난 1년간 타다를 반대한 택시기사 네 분이 분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를 방관할 수 없었다. 누군가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타다의 불법성을 줄곧 주장한 이유다.

-타다 측으로부터 고소도 당했는데,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지난해 연말 타다로부터 2차례 고소를 당했다. 합법서비스인 타다를 불법서비스로 매도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적반하장이다. 현행법상 타다의 영업형태는 이미 불법이다. 주무부처인 국토부 또한 렌터카에 기사를 알선하는 서비스를 불허한 전례가 있다. 검찰 역시 타다의 불법성을 인정해 현재 법원의 재판까지 받고 있다. 타다는 허위주장으로 국민을 기만해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수사기관에 타다의 불법성을 조목조목 나열하고 이를 증명할 증빙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결과를 지켜보자.
 

-법조인 출신인데, 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고집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어린시절 꿈이 우주를 탐구하는 천체 물리학자였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며 캄캄한 하늘 저편에 있을 무언가에 대한 궁금증에 밤을 지새웠다. 고등학교 때는 이과를 선택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장남에게 거는 기대가 커 법대에 진학했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검사를 거쳐 변호사가 됐지만, 여전히 과학에 대한 열망으로 가슴이 뜨겁다. 2011년에는 급변하는 시대를 예측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우주개발 등 미래시대를 관통할 과학기술에 대한 과학서적을 발간하기도 했다.

-의정활동 중 특별히 역점을 두었던 현안은?

광주에 인공지능 집적단지를 조성하게 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근간은 인공지능이다. 광주는 여느 도시보다 인공지능 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잠재력을 지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대선 후보 시절 광주에 인공지능 산업단지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2017년부터 인공지능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총 사업비가 무려 1조원이나 되는 거대 국책사업인지라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유영민 과기정통부장관 그리고 과기정통부 실·국장은 물론 담당 사무관까지 만나가며 미래 먹거리에 투자해 달라고 설득했다.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의정활동이 있다면.

경전선 광주순천 구간 고속화 사업이다. 경전선은 이름 그대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철로다. 전국 4대 간선철도지만 1930년대에 건설된 이후 90년째 한 번도 개량되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느린 기차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영호남을 잇기 위해 지어진 철로가 오히려 영호남 교류를 가로막고 있다. 경전선 경유지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들과 합심해 경전선 철도 사업에 공을 많이 들였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올해부터 광주~순천 구간 고속화 사업이 본격화 된다. 광주부산이 2시간대 생활권으로 재편되면 영호남의 지역갈등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또 남부광역경제권이 형성돼 경제적인 효과도 클 것이다.

-마지막 지난 4년간의 소회는?


지난 4년을 되돌아보면 삼수 끝에 국회의원이 된 만큼, 벅찬 감동과 함께 하루하루가 아까울 만큼 신나게 일했다. 많은 일들을 해왔고, 또 반대로 많은 일들이 남아있다. 2016년 초심을 잃지 않고 늘 한결같이 지역민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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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