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여름특집> 도전! 구석구석 국토여행_경남 함양·산청

지리산 자락 걸으며 몸도 마음도 즐거운 ‘힐링여행’

치열한 일상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느긋하게 머무르며 심신에 위로와 휴식을 선물하려는 ‘힐링여행’이 각광받고 있다. 힐링을 위한 여행지로는 지리산 청정골 ‘산청’과 ‘함양’이 제격이다. 함양의 자랑, 천년의 숲 ‘상림’에서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자연의 기운을 받고, 개평한옥마을 일두 고택의 단정함에서 마음의 평화를 구하며,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지리산 능선을 바라보면서 호흡을 가다듬는다. 동의보감의 고장 산청에서는 한의학박물관을 관람한 후 약초버섯샤브샤브로 기를 보충하고,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고즈넉한 한옥마을 남사예담촌에 묵으며 느긋함을 즐기고, 성철스님 생가에서 고요한 묵상의 시간도 가져보도록 하자.  

일상에서 벗어나 온몸으로 느끼는 자연의 기운
둘레길·돌담길 걸으며 최상의 여유 제대로 만끽

치열한 일상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느긋하게 머무르며 심신에 위로와 휴식을 선물하려는 ‘힐링여행’이 각광받고 있다. 마침 장기여행이 가능한 여름휴가가 코앞이니 짧은 주말여행에서 누리기 힘든 여유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도록 3박4일 이상의 일정을 계획해 보자. 힐링을 위한 여행지로는 지리산 청정골 ‘산청’과 ‘함양’이 제격이다.

함양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서상IC, 지곡IC, 함양IC 세 개의 나들목을 통해 진입할 수 있다. 먼저 서상IC에서는 연암물레방아공원, 함양약초과학관, 함양예술마을, 용추계곡과 자연휴양림 등이 있는 안의면이 가깝다.

갈비탕서 느껴지는
깊고 은근한 맛

용추계곡 초입의 연암물레방아공원에는 3층 건물 높이의 대형 물레방아와 연암 박지원의 동상이 있다. 연암과 물레방아는 무슨 관계일까? 사신으로 갔던 청나라에서 물레방아를 본 후 <열하일기>에 소개하고, 1792년 함양군 안의현감으로 부임하면서 처음으로 물레방아를 만들어 사용하도록 한 이가 바로 연암이었단다. 함양에서 물레방아가 자주 눈에 띄는 이유다.


물레방아공원 인근에는 각종 약초 표본을 전시한 함양약초과학관이, 그 바로 옆에는 회화, 목공예, 천연염색, 유리공예 분야의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함양예술마을이 있다. 공방과 전시관 외에 체험관도 있어 미리 예약하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용추계곡 일대는 함양8경 중 제3경에 꼽힐 만큼 경치가 빼어난 곳이니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안의면에서 놓치기 아쉬운 것 하나는 갈비찜과 갈비탕이다. ‘안의갈비찜’이야 워낙 유명세를 탄 메뉴이니 그렇다 치고, 옛날식으로 투박하게 끓여낸 갈비탕이 의외로 맛있다. 수삼이니 대추니 하는 한방재료 하나 넣지 않았지만, 깊고 은근한 맛이 꽤 괜찮다.

선비의 고장 함양을 대표하는 양반마을로 가려면 지곡IC로 나간다. 고색창연한 한옥 60여 채가 모여 있는 개평한옥마을은 보기만 해도 그 평화로운 풍경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하동 정씨와 풍천 노씨의 집성촌인 개평마을에는 조선 5현 중 한 분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아름다운 고택이 있다. 한옥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선생의 16세손인 정도상씨의 정일품명가를 찾으면 된다. 일두 고택 맞은편에는 16대 손부인 박흥선 명인의 솔송주 전시관도 있다.

함양IC로 나가 5분이면 함양의 자랑, 천년의 숲 ‘상림’을 만난다. 통일신라 말 최치원이 조성한 국내 최초의 인공림인 상림은 함양 8경 중 제1경, 천연기념물 제154호다. 한여름 맹렬한 기세로 달려드는 햇볕조차 감히 침범하지 못하는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온몸으로 자연의 기운을 느껴 보자.

숲의 중심부로 들어가면 느티나무, 이팝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층층나무가 가득하다. 상림 북쪽 끝에서 이어지는 5km 코스의 최치원산책로는 ‘경남의 걷고 싶은 길 25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주차장 인근에는 오곡밥으로 유명한 늘봄가든과 연잎밥 전문점인 옥연가가 있다.

산청으로 넘어가기 전, 지안재~오도재~지리산 제1문으로 이어지는 1023번 지방도로 드라이브도 즐겨 보자. 유려한 S자 곡선의 지안재는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많은 사랑을 받는 곳. 지리산 제1문을 지나 조망공원에 서면 반야봉, 형제봉, 영신봉, 천왕봉 등 지리산 주요 봉우리들이 일망무제로 줄달음친다.

함양 여행을 마치고 산청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생초국제조각공원이 반긴다. 선사시대의 생초고분군에 인접한 조각공원에는 국내외 현대조각품 27점이 흩어져 있고 발 아래로 경호강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산청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산청박물관이 바로 옆에 있고 중요무형문화재 조각장 박찬수 선생의 목아전수회관이 한창 마무리 공사 중이다.


류의태·허준 낳은
전통 한의학의 본향

산청은 조선 최고의 명의 류의태와 허준을 낳은 전통 한의학의 본향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촌 내 산청한의학박물관에 들러 체지방, 혈액순환, 혈압 등 기초건강 상태를 자가 체크하고, 체질별 유익한 약초 등 흥미로운 정보를 얻은 후 건강산책로를 거닐며 왕산의 정기를 흠뻑 받아 보자.

산책 후 당귀, 방풍 등 다섯 가지 계절 약초와 버섯, 한우로 맛을 낸 ‘약초와 버섯샤브샤브’까지 맛보고 나면 몸과 마음이 한층 건강해진 듯한 기분이 든다. 동의보감촌 한방테마파크는 2013년 9~10월에 개최될 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앞두고 각종 시설 보강 공사가 한창이다.

일정 중 하루는 지리산 둘레길을 걸어 보는 것도 좋겠다. 지리산 800리 길을 잇는 둘레길의 산청 쪽 구간은, 초반에 가파른 산길을 걸어야 하지만 ‘속세와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의 단속사 터와 보물로 지정된 단속사지 동서삼층석탑을 만날 수 있는 7코스(어천~운리), 남명 조식 선생의 산천재와 덕천서원이 있는 사리마을을 지나는 8코스(운리~사리)를 포함해 모두 5개다.

단속사지 동서삼층석탑 앞의 마을 정자와 남명 조식 유적지의 아름드리 나무그늘 밑은 지친 다리를 쉬게 하고 마음도 쉬어가기 좋은 장소들이다. 7코스를 걷는다면 가까운 청계호수 주변의 조용한 펜션에서 하룻밤 묵어가면 좋다. 소요시간은 코스당 평균 5시간, 난이도는 모두 다르므로 미리 확인하고 나서자.

산청에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 ‘남사예담촌’도 있다. 이름처럼 옛 담장이 아름다운 700년 전통의 이 양반마을은 안동 하회마을과 더불어 경상도를 대표하는 전통한옥마을로 손꼽힌다. 2m 가까이 높게 쌓아올린 옛 담장과 18~20세기 초에 지은 한옥 40여 채가 조화를 이룬 풍경은 무척 기품이 넘친다.


가장 오래된 집인 300년 된 이씨고택 앞에는 X자 모양으로 교차한 회화나무 두 그루가 수문장처럼 든든히 집을 지키며 서 있고 ㄱ자로 꺾인 골목을 돌면 아름다운 돌담과 높다란 솟을대문이 나타나는 최씨고택은 이른 아침에도 늘 열린 채로 산책길에 나선 여행자를 반긴다.

사양정사는 연일 정씨 선조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과 부속건물로, 최씨고택과 함께 한옥체험이 가능한 두 집 중 한 집이다. 최씨고택의 숙박정원이 한 팀인데 반해 최대 12팀이 묵을 수 있다.

비 내린 다음 날
이른 아침의 산책

하룻밤 머물 요량이라면 해지기 전 일찌감치 짐을 풀고 쉬다가 어두워지는 돌담길을 따라 산책에 나서보길 권한다. 비 내린 다음 날 이른 아침의 산책도 운치가 그만이다. 남사예담촌 가까이에는 성철스님의 생가터에 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절’ 겁외사가 있어 불자는 물론 일반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다.

시원한 계곡의 물놀이와 숙박을 원한다면 대원사~대원사계곡~유평계곡 코스도 좋다. 지리산 기슭 삼장면 유평리에 위치한 대원사는 비구니들의 참선도량이며 비구니 템플스테이 1호 사찰이기도 하다.

해발 700m 고지의 유평마을 가랑잎산장 마당에서 아래로 좀 내려가면 위에선 보이지 않던 계곡이 나타나는데, 수량이 놀랄 만큼 풍부하다. 천왕봉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대개 대원사부터 걸어 올라가지만 등산이 목적이 아니라면 그냥 차를 가지고 유평마을까지 올라가는 편이 낫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3박4일 여행코스
첫째 날 : 개평리 한옥마을(정여창 고택, 솔송주 전시관 등) → 함양상림 → 지안재~오도재~지리산 제1문~지리산조망공원 드라이브
둘째 날 : 생초국제조각공원 → 산청한의학박물관 → 지리산참숯굴찜질방 → 남사예담촌
셋째 날 : 성철스님 생가 → 지리산 둘레길 산청 제3구간(단속사지동서삼층석탑) → 청계호수
넷째 날 : 대원사 → 유평계곡 → 귀가

5박6일 여행코스
첫째 날 : 함양약초과학관 → 함양예술마을 → 연암물레방아공원
둘째 날 : 개평리 한옥마을(정여창 고택, 솔송주 전시관 등) → 함양상림 → 최치원산책로→지안재~오도재~지리산 제1문~지리산조망공원 드라이브
셋째 날 : 산청생초국제조각공원 → 산청한의학박물관 → 대원사 → 유평계곡
넷째 날 : 지리산 둘레길 산청 제3구간(단속사지동서삼층석탑) → 청계호수
다섯째 날 : 남명 조식 유적지 → 성철스님 생가→남사예담촌
여섯째 날 : 지리산참숯굴찜질방 → 귀가

대중교통 정보
서울남부터미널 → 함양 : 하루 4회 운행, 약 4시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 → 산청 : 하루 8회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부산서부터미널 → 산청 : 30~50분 간격 운행, 약 2시간2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함양군>
서울 방면 : 경부고속도로 →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함양IC
부산 방면 : 남해고속도로 →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88고속도로 → 함양IC

주요 먹거리
<함양군>
옥연가 : 연잎밥, 함양읍 교산리 055)963-0107
늘봄가든 : 오곡밥정식, 함양읍 교산리 055)963-7722
안의원조갈비집 : 갈비찜 · 갈비탕, 안의면 당본리 055)962-0666
<산청군>
약초와버섯골식당 : 약초와 버섯 샤브샤브, 금서면 특리 055)973-4479
지리산약두부 : 약두부보쌈, 산청읍 지리 055)974-0288
송림산장식당 : 십전대보오리백숙, 산청읍 차탄리 055)972-2988
홍화약초식당 : 신안면 외송리, 홍화새싹비빔밥 055)973-9556

숙박정보
<함양군>
느티나무산장 : 마천면 백무동로 055)962-5345 (굿스테이)
함양정일품명가 : 지곡면 개평리 1577-8958 www.jung1poom.kr
산지골민박 : 휴천면 운서리 055)963-8801 www.sharegreen.co.kr
<산청군>
지리산통나무펜션 : 시천면 중산리 055)973-0666 (굿스테이)
영산펜션 : 단성면 백운리 055)973-4637 (굿스테이)
남사예담촌 최씨고택 : 단성면 남사리 055)973-5597
남사예담촌 사양정사 : 단성면 남사리 055)973-6052
구름그늘펜션 : 단성면 청계리 055)973-9699 www.cafension.co.kr

주변 볼거리
산청 전 구형왕릉, 경호강, 정취암, 중산리계곡, 목면시배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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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