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추천 명소 ①서산 웅도

바다 위를 걷다

▲ 웅도어촌체험마을에서 어르신과 게 잡기에 나선 아이

여행 경험이 쌓이다 보면 발길은 자연스레 섬으로 향한다. 번잡한 육지에서 발을 떼고 드넓은 바다 너머로 향하는 길, 떠나보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설렘이고 희열이다. 게다가 험한 뱃길 대신 신비의 바닷길 건너라면 더욱 반갑다. 수도권에서 넉넉잡아 두 시간 남짓. 부담스런 거리는 아니지만, 일상에서 그리 가깝지도 않은 곳에 서산 웅도가 있다.

▲ 웅도 여행의 중심이 되는 웅도어촌체험마을

이름에서 짐작하듯 웅도는 곰을 닮은 섬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곰이 웅크리고 앉은 모양이라는데, 지도로 찾아보니 강아지 꼬리처럼 조도를 달고 있어 꽤 앙증맞다. 그런데 웅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독특한 표현이 보인다. ‘웅도 바다 갈라짐’. 그 유명한 진도와 무창포처럼 이곳 웅도 역시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린다.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바닷길 시간 때문에 가기 전에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에서 ‘바다 갈라짐 체험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바닷길 너머 섬이지만 웅도와 육지의 거리는 불과 700m. 수심이 얕은 편이라 만조 때도 징검다리를 놓아 건넜다고 한다. 지금은 다리가 연결돼 바닷물에 잠겼다 떠오르기를 반복한다.

▲ 서해 생태계의 보고, 가로림만

웅도어촌체험마을

바닷길이 열리면 웅도 주변으로 거대한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해에서도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되는 가로림만이다. 풍요로운 가로림만에 둘러싸인 웅도는 예부터 바지락과 굴, 낙지가 마를 날이 없었다. 금세 자루를 가득 채운 바지락을 마을까지 옮기느라 소달구지가 늘어선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소달구지로 바지락을 옮겼다는 마을 어르신은 달구지 나무 바퀴가 갯벌에 빠지거나 염분에 쉽게 부식되지 않아 유용한 운송 수단이었다고 전한다. 게다가 웅도는 섬이지만 곳곳에 논과 밭이 흔하다. 갯벌이 없으면 전형적인 농촌이라고 해도 믿을 풍경이다.


집집마다 일꾼 대신 소를 키웠고, 웅도의 소는 자연스레 땅과 바다를 오갔다.

▲ 갯벌이 없으면 전형적인 농촌이라고 해도 믿을 웅도의 황금 들녘 ▲ 갯벌을 가득 메운 고둥

웅도 여행의 중심지는 웅도어촌체험마을이다. 전국 1위 어업 공동체답게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웅도의 특산물인 바지락 캐기를 비롯해 낙지잡이와 망둑어 낚시, 족대 체험이 가능하다. 가족 단위 여행객도 전화로 예약하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아이가 낙지잡이에 관심을 보이자, 이장님이 또 다른 바닷길 너머 조도로 안내했다. 발을 떼기 조심스러울 만큼 굴과 고둥이 지천이다. 아이 눈엔 돌을 들 때마다 후다닥 달아나는 게도 신기하다.

▲ 낙지잡이에 신이 난 아이

트럭에서 삽을 가져온 이장님이 갯벌 구석구석 매의 눈으로 살핀다. 이내 낙지 구멍을 발견한 듯, 부지런히 삽질한 끝에 제법 실한 낙지 한 마리를 손에 넣었다. 아이는 섬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질렀다. 그 뒤로 한참 낙지잡이에 열중했지만, 더 잡지는 못했다.

예전에는 한나절이면 낙지 수십 마리를 잡아 올릴 만큼 갯벌이 넉넉했지만, 간척 사업 영향으로 지금은 한 마리도 귀한 대접을 받는단다.

▲ 사륜 바이크에 드럼통을 줄줄이 연결한 깡통열차

이번에는 깡통열차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사람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한 드럼통을 사륜바이크에 기차처럼 줄줄이 연결했는데,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색다른 체험이다. 운전하는 어르신이 해설사 역할도 겸한다.

곰이 웅크리고 앉은 모양의 섬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곳 


주민 사랑방인 마을 회관과 1952년에 세운 웅도분교, 400년 넘게 제자리를 지키는 소나무까지 마을의 소박한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공간이 깡통열차 곁으로 지난다. 아담한 건물 사이로 황금빛 논이 펼쳐지는가 싶더니, 매섬이 보이는 선착장까지 섬 구석구석을 달린다.

▲ 데크로 이어진 웅도 해안 산책로

여유가 있으면 웅도어촌체험마을 사무실 옆으로 난 데크를 따라 천천히 걸어도 좋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은빛 바다와 광활한 갯벌, 오붓한 마을과 가을에 물든 논밭이 눈과 마음을 한 템포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갯벌에 기대 살아가는 칠면초의 자줏빛은 이국적인 정취마저 느끼게 한다. 바닷물이 빠진 자리에 덩그러니 남은 배도 훌륭한 피사체가 된다.

▲ 대로리에서 바라본 웅도

웅도는 밖에서 바라봐도 아름답다. 웅도를 마주 보는 대로리에는 카페와 캠핑장이 자리해 느긋하게 전망을 즐기거나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기 좋다. 해질 무렵에는 웅도를 배경으로 붉게 여문 가을 저녁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한 카페 앞마당에는 아이들을 위한 모래 놀이터와 미끄럼틀이 있어 가족 여행객이 머물기 좋다. 바로 옆 캠핑장은 언덕 아래 갯벌이 이어져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 지곡면 안견기념관에 있는 ‘몽유도원도’ 모사본

웅도가 속한 대산읍과 이웃한 지곡면에는 안견기념관이 있다. 안견이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의 꿈을 소재로 그린 ‘몽유도원도’는 당대 최고 산수화로 평가된다. 안평대군의 발문에 김종서와 신숙주, 정인지, 박팽년, 성삼문 등 내로라하는 사대부 20여명이 칭찬하는 글을 친필로 덧붙여 그 가치는 단순한 예술 작품을 뛰어넘는다.

안타깝게도 몽유도원도 원본이 일본에 있어 기념관에는 모사본과 안견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을 전시한다. 

▲ 후대 화원을 평가하면서 안견을 언급한 <조선왕조실록>

안견에 대해 언급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도 있다. 화원 출신은 최고 관직이 종5품인데, 세종이 안견을 아껴 정4품까지 파격적으로 승진시켰다고 한다. 후대 화원을 평가할 때도 안견의 그림을 기준으로 삼았다니 그 실력이 얼마나 출중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 다양한 장르 작품을 전시하는 서산창작예술촌

안견기념관에서 자동차로 10여분 달리면 안견의 후예라 할 만한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폐교한 중왕분교를 리모델링한 서산창작예술촌이다. 

▲ 아이들도 쉽게 완성하는 도자기 만들기 체험

안견기념관

현대 서예가 황석봉 관장이 운영하는 이곳은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열리고, 서예아카데미에서 수준 높은 수업을 진행한다. 전화로 예약하면 도자기 만들기 체험도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접시에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가마에 굽는 비교적 간단한 과정이라, 아이들도 완성하기 쉽다. 도자기가 완성되는 동안 아이들은 예술촌 앞마당에서 뛰어논다. 낡은 배 한 척이 신나는 놀이터가 되고, 뱃머리에서 바라보는 서산 앞바다는 어떤 그림보다 아름답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웅도→안견기념관→서산창작예술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웅도→안견기념관→서산창작예술촌
둘째 날: 서산 해미읍성→개심사→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웅도어촌체험마을 www.웅도어촌체험마을.kr
- 서산 문화관광 www.seosan.go.kr/tour/index.do
- 국립해양조사원 바다 갈라짐 체험 시간 www.khoa.go.kr/khoa/lifeforecast/sub4.do
- 서산창작예술촌 https://blog.naver.com/jisun2214  

문의 전화
- 웅도어촌체험마을 041)666-0997(사무장 010-7185-5799)
- 서산시청 관광산업과 041)660-2499
- 안견기념관 041)660-2536
- 서산창작예술촌 041)660-3378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서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05~ 21:5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4회(07:20~18:10) 운행, 약 2시간 소요. 서산공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200번 버스 이용, 대산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246번 버스 환승, 약 1시간40분 소요. 웅도어촌체험마을까지 도보 15~20분.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서산공용버스터미널 1688-4813

자가운전
서서해안고속도로 송악 IC→고대·부곡·산업단지 방면 좌회전→현대제철교차로에서 대산·석문 방면 왼쪽 지하차도 진입→동곡교차로에서 대산·석문 방면 왼쪽 지하차도 진입→가곡교차로에서 대산·석문 방면 왼쪽 지하차도 진입→오지리·웅도리 방면으로 우회전→웅도

숙박 정보
- 베니키아호텔 서산: 서산시 안견로, 041)666-8114, www.benikeahotelseosan.com
- 서산수골프앤리조트: 대산읍 삼길포7로, 041)689-7777, www.seosansoo.com 
- 키토산민박: 대산읍 웅도1길, 010-6435-8916 
- 다온캠핑장: 대산읍 광암4길, 010-4507-8339, www.daon365.net 


식당 정보
- 웅도식당(박속낙지탕): 대산읍 탑골1길, 041)663-8497
- 천미백숙(오리주물럭): 대산읍 가로림로, 041)681-9290, https://chunmi.modoo.at
- 품다(커피·당근케이크): 대산읍 광암4길, 010-5557-7512, www.instagram.com/pumda_cafe

주변 볼거리
간월암, 서산버드랜드,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 서산유기방가옥, 아라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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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