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억울한 사람들> (67)여행사가 버린 부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9.02 12:03:35
  • 호수 12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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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2시간 전 못 간다고?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이어갑니다.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겁니다. 이번 주인공은 여행사의 안일한 행정 처리로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된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울산에 거주하는 A씨 부부는 자녀들에게 여행경비를 지원받아 여행을 계획했다. A씨는 단둘이 여행 가는 것보단 이전부터 활동한 산악회 회원들에게 부부동반 모임을 제안했다. 

이상한 일처리

산악회 사무국장이었던 A씨는 여행 희망 회원들을 모집해 중국 여행을 계획했다. 여행 예약에 서툰 중년 모임이었기 때문에 다른 회원 자녀인 B씨가 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대신했다. B씨는 “부부동반 여행이기 때문에 산악회회원들만 여행할 수 있는 단독 패키지 상품을 선택, 지난 4월25일 선입금으로 예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예약 이후, 여행 출발 전 여행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아 초조했다. 

B씨는 “여행 가기 2주 전에 잔금을 입금하라는 연락도 없어 7월22일날 여행사에 전화했다. 당시 담당자가 통화중이라 연락해주기로 했는데 연락이 오지 않았다. 다음날에도 상황이 반복됐다”며 “다음날 다시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연결된 담당자란 사람은 예약된 상품과 인원, 잔금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 오히려 내가 설명을 해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여행사 담당자가 총 3번이나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통상적으로 담당자가 바뀌긴 하지만 많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B씨는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인수인계를 똑바로 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여행사의 일 처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B씨는 여행사로부터 같은 날 26일 계좌를 받고 27일 여행경비를 최종적으로 입금했다. 또 B씨는 “여행사로부터 비자와 관련된 확인 절차도 없었다. 우리가 예약한 여행상품도 홈페이지서 지우는 바람에 여행 일정을 확인할 수가 없어 여행사에게 일정을 요청해 문자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여행 인원 중 4명이 비자 관련해 문제가 발생했다. A씨 부부는 기간 때문에 비자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고, C부부는 비자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행 5일 전인 7월29일 오전 10시18분 C부부에게 사진을 찍어서 여권과 함께 등기로 보내라는 문자를 보냈다. 

누군지도 모르고 자주 바뀐 담당자
주먹구구식 일처리 결국 여행 취소

당시 C부부는 직장인이었고 여행사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기가 여건상 어려워 여행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B씨는 “하루 만에 어떻게 사진을 찍고 제출하느냐. 여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여행 취소 의사를 밝히자 여행사 측은 위약금을 물라고 했다. 이후 여행사측은 위약금 없이 취소해주겠다고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후 여행사 측은 지난달 3일, 인천공항으로 오전 6시30분까지 도착하라는 문자를 전송했다. 울산에 거주했던 A씨 부부는 전날 출발해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A씨 부부는 여행사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여행사 직원의 실수로 이전 여권번호로 비자가 발급돼 출국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A씨는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 나왔다. 지방서 올라오는 오느라 잠을 거의 못 잤지만 여행 갈 생각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공항에 왔다. 산악회 사무국장이기 때문에 회원들을 이끌어야 하는데 내가 못 간다니 나머지 회원들도 난처해했다”고 말했다.
 

황당한 사건은 또 있었다. A씨 부부가 여행을 못 가게 되자 다른 일행들도 여행 취소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A씨 일행 외에 6명이 여행 취소의 걸림돌이 됐다. A씨는 “여행을 취소하면 다른 일행 6명도 여행을 못갈 수 있게 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여행을 갔다”고 토로했다. 


이후 A씨 부부는 여행사 측 담당자를 만나는 과정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A씨는 “담당자를 만난 자리서 여행 취소된 이름은커녕 어디서 왔는지 지역조차 몰랐다.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가 너무 엉망이었다. 단순히 행정적으로 처리하려고만 하는 게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여행사 측 관계자는 “업무 과실을 인정한다. 원래 여행 인원이 16명이었는데 추가로 2명이 늦게 합류하면서 그 2명에 대한 누락이 있었던 부분을 담당자가 뒤늦게 확인했다. 그 상황서 최대한 차질 없이 여행을 보내야겠단 생각에 양해를 구하고 사진과 여권을 요청했지만,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하셔서 여행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전액 환불에 30% 추가 보상까지 해드렸다”고 말했다.

과실 인정

이어 “여행상품은 총 24명이 가는 것이었다. 여행 상품에 인원수가 적혀있지는 않았지만, 예약자가 의뢰하면 확인할 수 있거나 공항서 만나면 인원을 파악할 수 있다. 담당자가 자주 바뀌고 인수인계에 관한 문제는 업무 과실이란 점을 명백히 인정한다. 공항까지 왔다가 여행을 가지 못한 부분에 대한 보상은 전액 환불에 더해 50% 비용과 더불어 당일 왕복 교통비를 일부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일본 대신 어디로 여행?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여행을 기피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일본 예약 취소가 잇따르자 온라인 여행몰은 다른 해외지역 여행 프로모션으로 대체했고 홈쇼핑 업계는 일본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의 최근 한 달간 일본 관련 에어텔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52% 감소했다.

호텔과 패키지 판매도 각각 51%, 49%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괌·사이판·팔라우 에어텔은 152% 뛰었다. 호주와 뉴질랜드 패키지는 225% 급증했고 동남아 패키지도 33% 늘었다.

여행업계에선 소비자들이 일본 여행을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월초 추석 연휴로 인해 최대 성수기로 꼽히지만, 일본 여행 예약 건수는 지난해 추석 때와 비교하면 10% 수준도 안 돼 90%가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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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