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산촌체험마을 ①홍천 배바위카누마을

흐르는 강물 따라 카누 타고 즐거운 캠핑도

▲ 배바위카누마을에서 카누 체험을 하는 가족

바다도 좋고 강도 좋다. 한여름 더위에는 누가 뭐래도 물가가 최고다. 거기에 수려한 풍경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 강원도 홍천 배바위카누마을은 물놀이와 아름다운 풍경, 둘 다 즐기기 좋은 농촌 체험 휴양마을이다. 그림 같은 경치를 감상하며 강을 따라 유유히 노를 젓다 보면 여기가 무릉도원이구나 싶다.
 

▲ 강변에 우뚝 솟은 배바위 <사진제공:배바위카누마을>
▲ 캠핑카와 텐트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배바위카누마을은 전국 시·군 가운데 가장 넓은 홍천군의 서쪽 끝, 청평호로 이어지는 홍천강 하류에 자리한다. 춘천, 가평, 청평, 양평이 가깝다.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편리하다. 강변에 우뚝 솟은 바위 2개가 커다란 배를 연상시켜 ‘배바위’라 부른다. 

수도권 접근 편리

마을 앞에 흐르는 홍천강은 수심이 깊지 않고 유속이 느려 카누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모래와 자갈이 깔린 널찍한 강변은 근사한 캠핑카와 크고 작은 텐트가 차지했다. 엄마 아빠가 맛있는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물수제비뜨기 대결에 신이 났다. 홀로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도 한가로운 오후 풍경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 카누를 타기 전에 간단한 안전 교육을 받는다.

카누 체험 코스는 충의대교 밑에서 배바위까지 다녀오는 왕복 4km 구간으로, 한 시간 남짓 걸린다. 일반 카누 16대와 투명 카누 5대, 카약 5대가 있다.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카누와 둘이 마주 보고 타는 카약은 연인에게 특히 인기라고. 
처음이라 힘들거나 어렵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수 있지만, 패들 다루는 법과 방향 바꾸는 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다. 코스 설명을 포함해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고 드디어 출발. 강물에 패들을 넣고 힘차게 저으니 카누가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나간다. 처음엔 마음 따로 몸 따로,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도 하지만 금세 익숙해진다.
 

▲ 카누의 매력은 여유로움. 느긋하게 물살을 가르며 주변 풍경을 감상한다.

카누는 카약과 비슷한 듯 다르다. 카약은 패들이 양쪽에 있지만, 카누는 한쪽에 있다. 양날 패들로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젓는 카약과 달리, 카누는 외날 패들을 사용해 한쪽으로 젓는다. 또 카약이 빠르고 역동적이라면, 카누는 잔잔한 곳에서 천천히 물살을 가르며 즐기기 좋다.
카누의 매력은 호젓함과 여유로움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느릿느릿 흘러가다 어느 순간 노 젓기를 멈추고 고요함을 즐겨보자. 흰 구름 떠가는 청명한 하늘과 푸른 강물을 바라보노라면 전혀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다.
 

▲ 배바위카누마을 캠핑장 방갈로 <사진제공: 배바위카누마을>
▲ 전통 떡메 치기 체험 <사진제공:배바위카누마을>

청평호로 이어지는 홍천강 하류에 자리
수심 깊지 않고 유속 느려 카누 즐기기 적당

1박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캠핑장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 카누 체험장으로부터 도보 5분 거리에 마을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다. 텐트용 데크 외에 TV까지 갖춘 방갈로가 있어 캠핑 장비가 없어도 괜찮다. 20명 이상 단체 여행객은 맨손 물고기 잡기, 전통 떡메 치기 체험도 가능하다. 캠핑장 옆 수영장에 풍덩 들어가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메기 떼를 쫓는 재미도 쏠쏠하다. 쿵덕쿵덕 친구들과 떡메를 친 찹쌀 반죽은 바로 콩고물을 묻혀 시식한다. 방금 만들어 따끈하고 말랑말랑한 인절미가 꿀맛이다.
 

▲ 배바위카누마을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한서남궁억기념관과 예배당

배바위카누마을에서 10분 정도 나가면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로 나라 사랑을 실천한 한서 남궁억 선생의 기념관과 예배당이 있다. 선생은 〈황성신문〉을 창간한 언론인이기도 하며, 특히 무궁화를 통해 애국심을 함양하는 일에 힘썼다. 1918년 모곡리로 낙향해 예배당과 모곡학교를 설립하고 무궁화 묘목을 심어 보급하다 옥고를 치렀으며, 그 후유증으로 1939년 세상을 떠났다.
 

▲ 수타사는 흥회루 기둥 사이로 절 마당과 대적광전이 훤히 보이는 구조가 이채롭다.
▲ 수타사 앞 연지

공작산 수타사도 가볼 만하다. 마을에서 50분 거리로 제법 멀지만, 울창한 송림과 시원한 계곡이 이어진 힐링 명소다. 708년(신라 성덕왕 7)에 원효대사가 창건했고, 1957년에 사천왕상 복장에서 <월인석보> 권17~18(보물 745-5호)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나무 숲을 지나 사천왕문인 봉황문 앞에 서면 흥회루 기둥 사이로 절 마당과 대적광전이 훤히 보이는 구조가 이채롭다. 대적광전 앞에는 부처님께 바치는 청수를 올려놓는 석조물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절 앞 연지는 포토존으로 인기가 좋다.
 

▲ 공작산생태숲 산소길의 귕소출렁다리

수타사를 둘러본 뒤에는 공작산생태숲으로 들어가 귕소, 출렁다리, 용담으로 이어지는 산소길을 걸어보자. 이름처럼 청량한 공기가 가득한 산길을 걷노라면 호흡이 깊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통나무를 파서 만든 여물통을 강원도 말로 ‘귕’이라 하는데, 계곡 귕처럼 생겼다고 ‘귕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출렁다리에서 보는 귕소와 계곡 풍경이 아름답다. 출렁다리를 건너 수타사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에 용이 승천했다는 용담이 보인다.
 

▲ 중앙 출입구를 중심으로 좌우대칭 구조인 홍천미술관
▲ 1950년대 석조 성당 건축을 보여주는 홍천성당

군청이 소재한 홍천읍에도 가볼 곳이 많다. 홍천미술관, 홍천성당, 홍천전통시장이 대표적이다. 홍천미술관은 1956년에 지은 구 홍천군청(등록문화재 108호)을 리모델링했다. 근대 강원도 관청 건축물을 대표하는 건물로, 최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첩보 액션 드라마 〈이몽〉에 등장했다. 미술관 옆에는 건축적 조형미가 빼어난 홍천성당(등록문화재 162호)이 있다. 홍천성당은 1950년대 석조 성당 건축을 보여주는 건물이다.
 

▲ 홍천 향토 음식, 홍총떡

홍천전통시장


상설시장과 오일장이 함께 서는 홍천전통시장도 재미있다. 특히 끝자리 1·6일에 열리는 오일장이 볼 만하다. 채소전과 어물전 등이 골목마다 빼곡하고, 잡화와 생활용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종 주전부리 맛보기는 전통시장 필수 코스다. 그중 대적과 홍총떡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넓게 펼친 메밀 반죽에 배춧잎을 올려 부친 것이 대적, 소를 넣고 김밥처럼 둘둘 만 것이 홍총떡이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배바위카누마을 카누 체험→한서남궁억기념관→수타사→공작산생태숲 산소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배바위카누마을 카누 체험→배바위카누마을 캠핑장
둘째 날: 수타사→공작산생태숲 산소길→홍천미술관→홍천성당→홍천향교→홍천전통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홍천문화관광포털 www.great.go.kr
- 수타사 www.sutasa.org
- 공작산생태숲 www.ecogongjaksan.kr  

문의 전화
- 홍천군청 관광과 033)430-2491
- 배바위카누마을 033)434-3010, 010-2474-3011
- 한서남궁억기념관 033)430-4488
- 수타사 033)436-6611
- 공작산생태숲 033)430-2796
- 홍천미술관 033)439-5831  

대중교통 정보
기차: 청량리역-강촌역, ITX 청춘 주말 하루 12~14회(06:32~21:36) 운행, 약 50분 소요. 강촌역에서 택시 이용, 약 2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 운전
서울양양고속도로 강촌 IC→춘천, 강촌, 서울춘천고속도로 한국도로공사 춘천지사 방면→충효로→충의대교교차로에서 마곡 방면 우회전→마곡길→배바위카누마을

숙박 정보 
- 배바위카누마을 캠핑장: 서면 마곡길, 033)434-3010, 010-2474-3011
- 몬테리오: 서면 마곡길, 033)436-1000, www.riveraroma.com
- 비발디파크: 서면 한치골길, 1588-4888, www.daemyungresort.com/vp
- 아쿠아베이펜션: 서면 마곡길, 010-4620-1466, www.aquabaypension.modoo.at

식당 정보
- 홍천원조화로구이 비발디파크점(홍천화로구이·소금구이·돼지왕갈비): 서면 한서로, 033)432-8592, www.hwaro92.co.kr
- 들꽃가든(한우모둠·한우등심·육회): 서면 한서로, 033)435-8988, https://joonad004.modoo.at
- 풍년식당(순댓국·순대): 홍천읍 신장대로, 033)434-4304
- 시동부침집(대적·홍총떡): 홍천읍 홍천로8길, 033)434-1775

축제·행사 정보
- 제23회 홍천찰옥수수축제: 7월26~28일, 도시산림공원 토리숲, 033)439-5800, www.hccf.or.kr 
- 제3회 홍천강별빛음악맥주축제: 7월24~28일, 도시산림공원 토리숲·홍천강 변·시내 일원, 033)439-5853(홍천문화재단), www.hccf.or.kr

주변 볼거리
팔봉산유원지, 가리산자연휴양림, 알파카월드, 용소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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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