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 특별대담> 이주영 국회부의장에게 듣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5.20 10:12:35
  • 호수 1219호
  • 댓글 0개

“좌향 폭주, 서민경제도 지나쳤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최근 여의도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서 핵심 중진의원으로 꼽힌다. 현재 자유한국당에서는 중진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중진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23번째 생일을 맞아 중진역할론의 주인공인 이 부의장과 대담을 나눴다.
 

▲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일요시사와 대담을 갖고 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정권과 여당의 실책을 직접 알린다는 취지다. 대장정은 여야4당이 주도한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법의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시작됐다. 당시 국회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여야가 극렬히 대치했다. 과연 국회 정상화의 길은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일요시사>는 지난 16일 오후 4시 이주영 국회부의장실서 이 부의장과 허심탄회한 대담을 나눴다.

다음은 이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일요시사>가 창간 23주년을 맞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국회부의장 이주영입니다. ‘잉크 냄새가 아닌 사람 향기 나는 신문’ <일요시사> 창간 2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창간 23주년을 맞기까지 <일요시사> 발전을 위해서 도움 주신 많은 분들과 이용범 발행인을 비롯한 <일요시사>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일요시사>가 있게 해준 독자 여러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보임과 패스트트랙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선 국회의장단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국회 혼란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문제의 시작은 여야4당이 각 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아무런 연관도 없는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을 억지로 묶어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2012년 당시 국회선진화법의 일환으로 도입된 국회법 85조의2 안건신속 처리제, 즉 패스트트랙의 기본 취지는 민생을 위한 안건이 국회서 장기간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지, 선거법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야합으로 처리하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

-사보임이 불법적으로 자행됐다고 보는 이유는?
▲국회법 48조 6항에 따라 사보임은 임시회기 중 불가하고 예외적인 경우,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회법 해설> 책자에도 임시회기 중 개선 불가와 위원 개선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질병 등 위원회 활동이 곤란한 경우에 한정해 엄격히 운영돼야 한다고 명기하고 있습니다. 해당 위원이 질병 등 위원회 활동이 곤란하지 않았고 사보임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 사보임을 팩스로 처리한 과정은 그야말로 불법적 상황이었습니다.

-사보임 문제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께 어떤 요청을 하셨는지?
▲저는 당시 문 의장께 “병상서 이 문제를 절대 다루지 마시라. 국회에 출근하셔서 여러 경로의 의견을 수렴한 뒤에 결정을 해주시기 바란다” 이렇게 부탁을 드렸습니다.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아 국회 정론관에 가서 공개적으로 부탁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병상서 전격적으로 사보임 승인 결정을 해서 결국 무수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정치 인생을 영예롭게 마무리하셔야 될 분이 이번에 큰 오점을 남기신 것이라 평가합니다.


여의도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
‘황 체제’ 부상하는 중진역할론 핵심

-전자입법발의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자입법발의시스템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합니다. 대부분 전자입법발의가 있는지조차 몰랐고, 그간 선례도 없었던 이 방법을 유독 논란이 많은 사안에 사용했다는 것이 꼼수로 의심받는 이유입니다. 이마저도 공수처법은 의안번호가 중복으로 등록돼 유효한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여야정협의체 재가동을 원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추진 시 여야4당과 정부는 한국당을 패싱했습니다. 그런데 원하던 대로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을 패스트트랙으로 태우고 나니 민생을 빌미로 청와대가 여야정협의체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민생이 우선이었다면 왜 민생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을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는 데 그 오랜 시간 사활을 걸고 제1야당을 따돌렸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우선 패스트트랙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이신지?
▲그렇습니다. 패스트트랙 사안부터 대화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5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오신환 의원이 선출되면서 사보임을 원상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보임을 당한 당사자가 원내대표로 선출되었다는 것은 이전의 독선적 리더십에 대한 일침 아니겠습니까. 얼마 전 민주평화당,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사령탑도 새로이 선출됐습니다. 새로운 원내대표들이 각 당의 의견을 성실히 수렴하고 특정 정당에 대한 패싱 없이 모두 같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우리 국회의 상징인 돔(Dome)은 다양한 의견들을 하나로 잘 모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국회의 각 정당이 이 의미를 잘 새겨서 상호 소통하고, 우리 국민들이 기대하는 민의의 전당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으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국회부의장으로서 적절한 역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국회의 상징인 ‘돔’의 의미는…
패싱 없이 모두 같이 머리 맞대야
 

-여야 고발정국에 대한 입장은?
▲앞서 밝힌 바대로 국회 질서유지의 책임이 있는 국회의장단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다수의 직원과 의원님들이 부상을 입었고, 우리 국회의원 300분 중에 100여명에 달하는 의원님들이 고발을 당하셨습니다. 저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폭력적 행동 하나 없었는데도 고발을 당했습니다. 불법성이 있는 사보임과 패스트트랙 지정 시도에 대해 이를 반대하는 쪽은 평화적 연좌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별안간 해머와 쇠지렛대가 등장했습니다. 불법 무기 반입과 사용, 의도적 폭력 행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민생투쟁 대장정을 지척거리에서 지켜보셨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지난 8일 제 지역구인 경남서 황교안 대표와 일정을 함께했는데 열기가 정말 뜨거웠습니다. 먼저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와 기록전시관을 방문, 평생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시고 금융실명제라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정책을 단행하셔서 오늘날 투명한 경제거래가 가능하도록 하신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되새겼습니다.

대우조선 매각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간담회를 개최해 어려운 조선업계의 사정과 근로자들의 구조조정 상황에 대해 듣고 해결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왔습니다.

그날이 어버이날이었던 만큼 어르신들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기도 했습니다. 우리 어르신들의 피와 땀으로 번영을 이뤄주신 나라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어르신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잘 모시고, 더 발전된 나라를 후세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렸습니다. 또한 청년몰 상가 방문과 지반침하지역을 방문,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방문하는 곳마다 현 정권의 실정으로 아우성입니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장정이 마무리돼 전 국민의 목소리가 다 모아지면 더 실질적인 민생 살리기 정책 구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도 정책위의장을 2번이나 역임한 경험을 살려 당 정책 입안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의 호흡은?
▲당이 어려운 시기에 훌륭한 분들이 가장 적합한 자리서 소임을 다해주고 계십니다. 당원의 대표인 당 대표와 소속 국회의원의 대표인 원내대표는 모두 선출 절차를 거쳐 선택된 분들입니다.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 국회의원님들의 선택이 탁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황 대표는 원외로서 전국을 돌며 밖에서 민생 대장정을 벌이고 계시고, 나 원내대표는 원내서 협상과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야당에 딱 적합한 지도부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스트트랙부터 바로잡아야
황-나 호흡은? 야당에 ‘딱’

-문재인정부가 집권 2주년을 맞았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헌법서부터 입법·사법·행정의 3권 분립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서로 견제하고 감시해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행정권만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법·국제인권법 연구회’라는 좌파성향 단체 인사들로 장악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으로 사법부를 장악하고, 선거의 룰을 이행하고 감시해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캠프 출신 인사로 장악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워 선거의 룰까지 바꿔 입법부를 장악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경제문제도 심각합니다. 지난 2년간 좌향 폭주로 시장경제를 뿌리째 파괴하려 하고 있습니다. 각종 경제지표는 폭락하고 경제성장률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빈부 격차는 사상 최악으로 벌어졌고 청년들은 물론, 가장들의 일자리까지 사라졌습니다. 골목상권은 붕괴되고 대기업은 정권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국민세금을 퍼부어 정책실패를 땜질하고 있습니다.

대북정책과 외교는 또 어떠합니까? 이 정부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대북정책에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답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어설픈 중재자론은 미국과 북한 모두로부터 퇴짜를 맞았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그동안 쌓아놓은 한미동맹도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입장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비핵화에 대한 일보의 전진도 없는 일방적 퍼주기입니다. 북한만 바라보는 ‘북한바라기’입니다. 물론 인도적 차원서 식량지원이 필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사일로 도발하고 있는 북한에 비핵화에 대한 답변 요구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도 같이 요구해야 합니다.

-<일요시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론은 민주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입니다. 언론환경의 급속한 변화, 또 정치 환경의 변화 속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많으시겠지만, 부디 지금처럼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사회공헌에 힘써주시기를 바랍니다. 정의롭고 유익한 언론, 독자들과 소통하는 언론이 되어주십시오. 국회 차원서도 언론의 부흥과 언론인들을 위한 정책적 배려 방안을 더 꼼꼼히 살피고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희망하는 언론의 역할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지난 23년과 같이 앞으로도 <일요시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chm@ilyosisa.co.kr>

[이주영 부의장은?]

▲경상남도 마산 출생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
▲제20회 사법시험 합격
▲전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제16·17·18·19·20대 국회의원(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전 여의도연구원 원장
▲제17대 해양수산부 장관
▲제20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