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서울 송파을 유일호 의원

“박근혜 전 대표, 액션 취할 시기 아니었다”


여야 법안 전쟁이 막을 내렸지만 유일호 의원의 발길은 여전히 분주하다. 특히 당내 일정뿐 아니라 연초 갖가지 행사 일정을 소화하느라 이른 아침부터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또 지난 10년간 경제학을 연구하는 학자이면서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위원이다 보니 그는 국민 복지와 국가재정의 큰 틀에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 유 의원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의 확충 및 효율적인 정책의 집행을 위한 복지전달체계의 개혁 등은 경제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식견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당내 분위가 어수선한 가운데 소신껏 국정에 임하고 있는 유 의원을 만나봤다.

여야간의 법안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6일, 의원회관에서 만난 유일호 의원은 경제 전문가로서의 식견과 정치적 포부를 시원스럽게 털어놨다. 경제통 출신답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비판하면서 한편에서는 두둔하기도 했다.
그는 2009년 의정활동과 관련, “2009년 모든 국민이 바라는 것은 경제가 되살아나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어떤 개인적인 바람보다 경제를 다시금 일으키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일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정부와 함께,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다해 경제를 회복시키고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한나라당 내부에서 법안전쟁에서 완패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홍준표 원내대표에 대한 리더십 문제도 거론되고 있는데.
▲우선 정치에 ‘완패와 완승이 어디 있느냐’고 묻고 싶다. 완패라고 보지 않는다. 입법, 합의안 등을 이루지 못한 것뿐이다. 또 홍 원내대표의 리더십 비판에 대해 100% 동의는 하지 않는다. 높이 평가해야 될 분야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폭력을 쓰지 않고 야당과 합의점을 이끌어내기 위해 타협을 하려했던 점이 그렇다. 다만 의원들에게 정보전달이 안 된 측면은 아쉽다.

-우여곡절 끝에 여야가 법안 전쟁을 끝냈다. 일부 법안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는데.
▲방송법과 관련해 헌법 불합치 부분을 고치지 않고, 한나라당이 법안 통과시키는 것은 사소한 실수다. 그러나 합의처리를 위해 상임위에서 논의를 하다보면 잘못된 것들은 걸러질 것으로 보인다.

-MB법안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 홍보 부분이 아쉽다. 확실히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부분에서는 미흡했다. 민주당에서 ‘MB악법’이라고 말을 하는데 사실 악법이 아니다. 금산 분리 완화, 한미FTA 비준안, 방송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전략·전술 부분에서 많이 밀렸다.
 
-민주당과의 몸싸움 등 경위가 치열했다. 한편에서는 한나라당은 왜 움직이지 않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나라당이 ‘피했다’, ‘무서워서 도망갔다’ 등은 절대 아니다. 국민들이 멱살잡이를 하지 말라고 했고, 한나라당은 폭력을 최소화하려고 한 것뿐이다. 민주당이 로텐더 홀을 점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의원 말고는 명백한 불법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 시기가 늦었다는 말도 있다.
▲박 전 대표의 위치는 독특하다. 그 이외에도 정몽준 최고위원, 이상득 의원 등이 있다. 이런 분들이 모두 액션을 취하는 것은 한나라당에 있어 사공이 너무 많아 헤매는 꼴과 같다. 대신 원로인사들은 당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홍 원내대표가 전면에 나서 ‘액션’을 취해야 했다. 반면 박 전 대표가 액션을 취할 시기는 아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들도 있지 않은가.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놓고 당내 내부 갈등이 심하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원리·원칙대로 보자면 정치에는 상대가 있다. 법안 등을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했을 뿐이다. 한나라당은 그런 목소리를 수렴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는 없다고 본다. 또 친이-친박 싸움이라는 말들이 나오는데 싸움의 ‘도구’로 만드는 것뿐이다. 자꾸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작은 정치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 경제 위기론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내외적으로 안 좋다. 대외적으로 외환 문제가 걸림돌이었고, 대내적으로는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문제다. 실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이 생명이다. 수출이 줄어들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또 금융기관들의 몸집불리기로 인해 금융 불안 현상이 오고 말았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불만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강 장관은 추진력과 고집이 세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초창기 여러 번의 실수가 있었다. 수출 촉진을 위해 환율문제에 개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강 장관은 극구 부인하지만 정황상 그렇게 보인다. 또 강 장관은 포장을 못 해서 직격탄을 맞는 것 같다. ‘돈을 원 없이 써 봤다’고 발언한 것도 전혀 다른 의도로 해석되면서 교체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강 장관이 능력이 함량 미달이라면 바꿔야 하겠지만 ‘100점도 0점도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유 의원이 바라는 정치상은 무엇인가.
▲정치는 말 그대로 바르게 하는 것이다. 바르게 하는 것의 기본은 무엇보다 국민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민의 대표자는 진정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국민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를 항상 고민하고 실천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해야 하고 이를 꾸준히 실천해 가야 한다. 국민의 믿음과 지지는 여기서부터 나온다. 국민의 믿음과 지지가 정치이며, 바르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일호 의원 프로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한국조세연구원장
▲한국금융학회 이사, 한국경제학회 이사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조세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제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국민연금법 관심 많은 이유
유일호 의원은 누구보다도 국민연금법에 관심이 많다. 국민연금법은 국민의 노령, 폐질 또는 사망에 대하여 연금제도를 실시하기 위한 법률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에 대해 유 의원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손실과 정부의 쌈짓돈처럼 운영되는 연기금의 문제 등이 국민의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까닭에 유 의원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체계의 개편은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국민연금의 여유자금 운용이 독립적인 체계 하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취지다. 더 나아가 경제위기 등으로 인해 연금을 납부할 수 없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 계층의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연금제도의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
특히 유 의원은 복지전달체계의 개편작업도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는 “국민이 정부의 복지정책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현행의 복지전달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이 부분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개편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정부의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