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소형 오피스텔

시간이 갈수록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소형 오피스텔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주거에 필요한 면적이 점차 축소된 데다 고강도 아파트 대책이 연이어 발표돼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세대분화와 도심선호 현상에 따라 도심에 살고 싶어 하는 1~2인 가구도 늘고 있다. 이런 수요에 맞춰 역세권을 중심으로 도심 강소 공간개발이 붐을 이루고, 원-스톱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주거복합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2인 이하 가구는 1296만3157가구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체 2200만6919가구의 58.9%로 대한민국의 절반 이상이 2인 이하 가구인 셈이다. 

2인 이하
매년 증가

또 2인 이하 가구는 매년 증가폭이 커졌다. 2016년 2인 이하 가구 수는 1201만5627가구로 2015년(1167만2351가구) 대비 34만여가구 늘었으며 지난해(1246만131가구)는 전년 대비 44만여가구 늘었다. 올해는 50만여가구 증가를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렇다 보니 소형 오피스텔은 임대수익률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의 오피스텔 면적별 임대수익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용면적 20㎡ 이하 오피스텔은 5.40%로 가장 높은 임대수익률을 기록했다. 좀 더 살펴보면 전용면적 20㎡ 초과~40㎡ 이하가 5.11%로 뒤를 이었으며 40㎡ 초과~60㎡ 이하가 4.89%, 60㎡ 초과~85㎡ 이하가 4.48%, 85㎡ 초과가 4.09%로 나타났다.

거래도 활발한 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오피스텔 거래량은 15만8294건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상업·업무용 부동산 전체 거래량인 31만4317건의 50.36%를 차지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4만4493건) 대비 1만3801건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분화된 젊은층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작지만 효율적으로 편의시설이 집약된 복합 공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1~2인 가구 1300만 시대
대한민국 절반 이상 차지

이미 시장에서는 주거용 오피스텔 등 소형 아파트 대체 상품이 연일 청약 대박을 터트리며 시선을 끌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얼마 전 분양에 나선 ‘동탄역 롯데캐슬’ 오피스텔은 평균 56.83대 1, 최고 207.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양건설산업이 공급한 ‘동탄역 파라곤’ 오피스텔도 평균 42.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을 마감했다.

부동산 대책 이후 수요자의 눈길도 규제가 적은 소형 오피스텔로 쏠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부동산 투자 의향을 가진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행한 향후 투자 적합 부동산 상품을 묻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오피스텔이 22.6%를 차지해, 아파트 54.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인기는 기존에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이 지니고 있는 단점을 극복하고 공간 효율을 높여 설계한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시공되는 소형 주택은 욕조, 발코니 등 효율적인 공간 배치를 통해 중소형 아파트와 비슷하게 공간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1~2인 가구 수가 점차 많아지면서 소형 면적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형 오피스텔은 소형 아파트보다 저렴해 주거 부담이 덜하고 아파트 수준의 평면 설계도 도입돼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는 물론,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1~2인 가구 1300만 시대에 눈길 가는 소형 오피스텔.
 

▲김포 풍무역 웰라움 퍼펙트 시티= 동서건설은 김포 풍무2지구 도시개발구역 29블럭-3로트 일대에 ‘풍무역 웰라움 퍼펙트 시티’ 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14층, 전용면적 21~45㎡, 총 567실 규모 오피스텔로 위탁사는 골드산업주식회사이며 신탁사는 KB부동산신탁이 맡았다. 


단지는 2019년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 풍무역(가칭) 바로 앞에 위치한다. 두 정거장만 가면 김포공항역에서 5호선, 9호선, 공항철도로 환승이 가능해 사실상 서울 생활권에 속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올림픽대로를 통해 여의도는 20분대, 강남은 4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단지 내 CGV 영화관이 입점을 확정했다. 713대 자주식 주차장 확보 및 123실 상가 입점으로 단지 내 원스톱 생활이 가능하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등의 중심생활권부터 김포시청, 풍무파출소, 종합운동장, 풍무중앙공원, 김포근린공원 등 편리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도보권 내 유치원, 신풍초, 풍무초, 양도중학교 등이 자리를 잡고 있어 교육 환경도 우수하다. 

단지 바로 앞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도 계획돼 있어 향후 역세권 기능 강화와 함께 풍무 일대가 교육 및 문화거점 도시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내년 7월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되면 김포공항역에서 5·9호선과 공항철도 환승이 가능해 마곡지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여의도, 광화문은 물론 강남 등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더 없이 좋아져 근처 오피스텔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강남 헤븐리치 더써밋761= 황금라인 9호선 언주역 인근에 ‘강남 헤븐리치 더써밋761’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강남의 중심축으로 불리는 역삼동 차병원 사거리에 입지한 강남 헤븐리치 더써밋761 오피스텔은 주변으로 강남역-언주역-선정릉역의 3개 노선이 연결돼 트리플 역세권의 장점이 확보된다.

인근으로의 이동이 편리해 직장인 수요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탄탄한 임대수요 확보로 공실 발생의 우려도 적고, 교통망 확충에 따른 가치 상승도 예고돼 투자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오피스텔이다. 강남 헤븐리치 더써밋761은 지하 5층~지상 17층 규모로 건립 예정이다.

아파트 수준
설계도 도입

1층에는 상업시설이, 2층부터 17층까지는 오피스 361세대가 조성된다. 지하 1~5층에는 주차장이 마련돼 여유로운 주차 공간을 선사한다. 전 세대에는 층고를 높인 복층형 구조 설계가 적용돼 뛰어난 공간 효율을 제공한다. 서울시 최초로 특화설계를 도입해 복도 위 공간도 추가 면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실사용 공간 확보가 좋은 오피스텔로 넓고 쾌적한 주거 공간이 제공돼 입주민들의 생활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내진 설계 및 친환경 자재가 전 호실 시공에 도입돼 안정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입주 즉시 편리한 생활이 가능한 점도 인기를 더한다. 빌트인 냉장고, 드럼세탁기, 시스템에어컨, 인덕션, 신발장, 붙박이장, 가스보일러, 디지털 도어락 등이 제공되며 분양가도 합리적이다.

문턱 낮은 오피스텔로 수요 몰려
편의시설 집약된 복합 공간 선호

1층 근린상가에는 식당가, 미용실, 편의점, 카페 등 다양한 상가가 입점할 예정으로 입주민들의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배후수요가 풍부한 오피스텔로 공실 위험이 제로에 가깝다고 평가된다. 투자 안정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린다. 인근 강남대로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대기업들이 대거 자리한 업무 타운이 조성돼 전문직 종사자 등 근로수요의 상당수가 임대 수요로 흡수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변에 어학원과 편입학원, 로스쿨 학원 등도 많아 학생 수요도 탄탄하다. 지역 내 개발 호재가 다채로워 지가 상승도 기대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약 2배 규모에 달하는 개발 계획이 예정돼 있고, 한전 부지에 현대차 개발 사업, 영동대로 신개발 사업까지 연달아 진행되고 있어 오피스텔이 들어선 지역이 강남의 새로운 중심타운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스테이 더 디자이너스 군자= 대한토지신탁은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들어설 ‘스테이 더 디자이너스 군자’의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분양에 나선다. 스테이 더 디자이너스 군자는 지하 2층~지상 17층, 전용면적 16~17㎡, 총 178실 규모로 조성된다. 


대한토지신탁이 시행을 맡아 금융기관과 책임준공에 대한 의무를 부담하며, 철저한 분양관리로 계약자의 안전성을 보장할 방침이다. 단지는 서울지하철 5·7호선 환승이 가능한 군자역이 도보 1분 거리에 있어 서울 주요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실제 7호선을 이용하면 청담까지 9분대 이동이 가능하며, 지하철 2·5호선, 분당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왕십리역도 8분 내로 이동할 수 있다. 동부간선도로, 천호대로 및 강변북로 이용도 수월해 서울 3대 중심업무지구인 KBD(강남), CBD(종로), YBD(여의도)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향후 동부간선도로 지중화사업(2025년 목표)이 완료되면 교통 여건은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건대 로데오거리 등 서울 동북부 핵심 상권과 인접해 있으며, 롯데백화점(건대스타시티점), 이마트(자양점), 메가박스(군자점) 등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다. 어린이대공원, 아차산, 용마공원, 뚝섬한강공원 등도 인접해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도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파주 운정 힐데스하임 케멜라스= 원건설이 파주시 와동동에 짓는 오피스텔 ‘파주 운정 힐데스하임 케멜라스’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지하철 3호선 연장 호재로 인해 획기적인 교통의 대변혁을 맞는 수혜단지로 꼽힌다.

단지와 인접한 파주 운정역에서 킨텍스~서울역~삼성~수서~화성동탄을 잇는 총 길이 83.1㎞의 GTX-A노선이 개통할 경우 서울역까지는 10분대, 삼성역까지는 20분대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지하철로 서울역은 36분, 강남역까지는 1시간19분이 걸리지만, 힐데스하임 케멜라스는 향후 GTX-A노선 이용 시 강남까지 20분대로 이동이 가능해 서울 생활권 프리미엄의 수혜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 3대 중심업무지구인 CBD(종로), YBD(여의도), KBD (강남)으로 편하게 출퇴근을 할 수 있어 ‘저녁이 있는 삶’, 즉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도 누릴 수 있다. 교통이 편리한 만큼 생활 편의시설의 이용도 편리하다. 단지 바로 앞에는 하나로마트(예정)를 비롯한 상업시설이 인접해 편리한 주거생활이 가능하다.

운정스포츠센터, 소리천, 체육공원, 운정호수공원 등도 가까워 가벼운 산책과 여가활동을 즐기기에도 용이하다. 단지는 입주민들의 여유로운 주거와 편의를 위한 1층 헬퍼데스크와 발렛파킹, 청소, 세탁(유료서비스) 등을 관리해주는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여 주거기능을 한층 더 향상시켰다. 


부담 덜고
가치 높여

전체에 복층 구조를 적용하여 실용적인 공간 확보에 힘썼고, 테라스 설계(일부)를 도입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빌트인 가전은 물론 TV, 책장 등 대부분의 가전·가구가 제공되는 풀퍼니시드 시스템도 제공된다. 조명, 냉·난방 등을 제어·관리하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과 연동돼 가전까지 제어할 수 있는 LGU+ 홈IoT 시스템도 도입된다.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분양가는 8000만원대부터 책정돼 저렴한 가격으로 주거 및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10년 임대수익보장 지급보증서의 발행으로 공실이 있어도 100% 임대수익이 보장돼 안정성까지 갖췄다. 중도금 무이자, 분양권 무제한 전매도 가능해 비용 부담은 덜고, 투자가치는 한층 더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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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