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7인 현미경 검증 ④정치권 지지기반 <上>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6.27 12: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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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 좋으면 인기 많다?’ 정치권에선 안 통해!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 주자들이 치열한 대권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여(박근혜·김문수·정몽준)와 야(문재인·김두관·손학규) 6인과 비정치권 주자로 안철수 원장을 유력 대선주자로 선정해 검증하기로 했다. 앞서 출생과 정치입문·병역을 살펴본데 이어 네 번째로 원내 지지기반을 살펴봤다.

흔히 사회에서 ‘성격 좋고 인간성 좋은 사람’은 인기가 많으며 주변에 많은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치열한 수싸움과 세력다툼이 있는 정치권에서 단순히 ‘사람 좋다’는 이유만으로 지지세력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선주자 7인에게 자신들의 ‘경쟁력’이자 ‘정치적 자산’인 원내 지지기반을 살펴보자.

 

친박계로 싹쓸이된 새누리당
압도적인 원내 화력 보유한 박근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원내 지지세력은 화려하다. 정권 말기 ‘미래권력’으로 급부상하며 지지세력이 운집했으며, 지난 4·11 총선을 기점으로 새누리당은 명실공히 ‘박근혜 당’이 됐기 때문이다.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원내에 진입했으며 당대표(황우여)와 원내대표(이한구)는 물론 최고위원(이혜훈, 정우택, 유기준, 이정현)까지 친박계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정책위의장(진영)과 사무총장(서병수)까지 차지했으며, 지난 20일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에 김광림 의원이 유임되며 당의 주요요직을 휩쓸었다.


충청권 친박 좌장으로 불리는 강창희 의원은 사실상 국회의장이 되어 친박계는 의회와 당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최측근 3인방’으로 불리는 최경환·유승민·유정복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최 의원은 대선 캠프에서 공보담당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 의원과 이학재 의원도 박 전 위원장의 든든한 우군이다.

‘유승민 사단’으로 불리는 안종범·강석훈·이종훈 의원 등은 경제전문가들로 경제 자문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야당의 공세를 막아낼 네거티브 대응팀에는 김재원·김회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캠프의 대변인 자리에는 윤상현 의원과 이상일 의원이 거명되며 당 홍보위원장 출신인 김태환 의원도 박 전 위원장을 지원사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정갑윤·유기준·한선교·서상기·황진하·정희수·조원진 의원 등 재선 이상의 친박계 인사들이 30여 명에 달해 다른 주자들에 비해 막강한 원내 화력을 자랑하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이다.

초선의원들도 친박계가 많지만 박 전 위원장은 한 달째 지역구 출신 초선의원들과 오찬을 가지며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이는 소속 의원의 절반이 넘는 초선의원들을 일찌감치 단속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렇듯 당을 장악한 박 전 위원장의 원내 지지세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대거 낙선한 ‘김문수계’ 의원들
화려하지 않은 원내 인맥 김문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새누리당 원내 인맥은 그다지 화려하지 못하다. 지난 4·11 총선에서 대부분 와해됐기 때문이다.

현재 원내 핵심인사로는 김용태 의원과 원유철 의원이 ‘유이무삼’한 형편이다. 김 의원은 원내 교섭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경기도 정무부지사 출신인 원 의원은 김 지사의 든든한 조력자로 알려졌다.

그 전만 하더라도 차명진, 임해규, 김동성 등 ‘김문수계’가 존재했었으나 이들은 모두 지난 총선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따라서 19대 국회에선 김 지사의 손과 발이 될 국회의원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들 원외인사 3명은 얼마전 김 지사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당시 자리를 함께하며 여전히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운동권 시절부터 김 지사와 각별한 사이인 차 전 의원은 김 지사의 대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임·김 전 의원도 함께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기자회견 당시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신지호 전 의원도 참여해 경선룰 관련 대리인으로 활동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다른 낙선 인사인 이화수 전 의원도 김 지사의 소신에 매력을 느껴 캠프에 합류했다.

원내 인사들은 소수지만 김 지사의 캠프에는 많은 경기도 내 지자체 인맥들이 참여하고 있다. 자치단체장인 관계로 지자체 내 인맥이 사실상 김 지사의 원내 인맥인 셈이다.

허숭 전 경기도시공사 감사와 노용수 전 비서실장, 최우영 경기도지사 특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현재 김 지사 캠프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지사가 3선 의원을 거치는 동안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은 전문순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와 손원희 도지사 비서실장 등도 측근으로 꼽힌다.

지방선거 때부터 김 지사를 도왔던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과 강병국 광교포럼 사무국장, 홍경의 전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실장, 박상길 특보 등은 김 지사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할 사람들로 꼽힌다.

유연채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 김완철 서울사무소장, 장원재 전 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도 경기도 인맥으로 볼 수 있다.

 


7선으로 최다선 의원이지만
세력기반은 미비한 정몽준

정몽준 전 대표도 7선 고지에 오르며 19대 국회 최다선 의원이 됐지만 당내 세력기반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오랜 기간 무소속으로 활동한데다 측근 의원들이 상당수 낙천·낙선됐기 때문이다.

최측근 원내 인사로는 19대 국회에 입성한 안효대·조해진 의원이 있다. 안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원내 교섭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정 전 대표가 당대표시절 대변인을 역임한 조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밖에 우호적 인사로는 박인숙·염동열 의원 등이 있다.

지난 4.11 총선에서 낙선한 인물들 중에서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을 비롯해 이사철·신영수·정미경 전 의원도 중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전 의원은 탈당 후 '국민생각'으로 당을 옮겨 직접적인 참여는 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정책브레인 격인 싱크탱크와 자문담당 그룹은 ‘아산정책연구원’(이사장 이인호), ‘해밀을 찾는 소망’(이하 해찾소·대표 정몽준), ‘울산정책포럼’(공동대표 김상만·김문찬·채종성)에서 담당한다.


도한 정책실장직을 맡은 인병택 전 도미니카 대사, 길태근 전 이명박 정책특보가 있다. 아울러 캠프 비서진에는 정광철 보좌관(<한국일보> 기자 출신), 박호진 해밀 공보실장(<CBS> 기자 출신)이 맡고 있다.

 

초선 의원이지만 야권대선 주자 중
가장 많은 원내 지지세력 확보한 문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초선의원이지만 현재 야권의 대선주자 중 가장 많은 원내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핵심적인 지지세력은 친노 의원 내지는 참여정부 출신 관료들로 약 30여명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의 의원들이 문 고문의 외곽조직인 ‘담쟁이포럼’의 1차 발기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협·김상희·김윤덕·김태년·김현·도종환·민홍철·박남춘·박범계·박수현·배기운·부좌현·서영교·윤후덕·이상민·이학영·장병완·전해철·홍영표·홍익표 의원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중 전해철(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박남춘(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김현(전 청와대 춘추관장)·서영교(전 청와대 춘추관장) 의원 등은 문 고문과 함께 참여정부 시절 한솥밥을 먹은 인사들이다.

또 도종환(노무현재단)·이학영 의원 등은 시민사회 출신으로 문 고문과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상임고문의 경우는 자문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전 대표와 문성근 상임고문도 문 고문의 적극적인 우군으로 분류된다.

참여정부와 관련된 친노그룹 다수도 문 고문 캠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김경수 전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윤건영 전 대통령정무기획비서관 등이다.

19대 총선 전후로 ‘문재인 사람’으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있다.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문 고문이 발탁한 <부산일보> 출신 배재정 의원을 비롯해 고 전태일 열사의 누이동생 전순옥 의원, 여성 인권변호사 출신인 진선미 의원 등이다. 야권통합운동을 했던 최민희·임수경·한정애 의원도 문 고문의 우군으로 분류된다.

담쟁이포럼에는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를 비롯해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권기홍 전 노동부장관, 윤광웅 전 국방부장관,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포럼은 정치·경제·외교·시민사회·문화예술계 인사들로 다양하게 구성돼 문 고문의 지지 세력에 대한 스펙트럼을 실감케 한다.

 

국회 입성도, 출마 선언도 안했지만
화려한 원내 지지세력 확보한 김두관

내달 초 출마선언을 공식화 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국회에 입성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원내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11일 원혜영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안민석·강창일·김재윤·최재천·김승남·김영록·문병호·민병두·배기운·홍의락 의원 등 11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의 출마를 강력 촉구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을 비롯해 김기재 전 행자부 장관·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유삼남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강철 전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정해주 전 산자부 장관·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장영달 현 경남도당위원장·신명·윤원호·이규정·이철·임해홍·최봉구·허운나 전 의원 등도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지사 측 예비캠프 사령탑에는 원혜영 의원·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외곽조직인 자치분권연구소(박재구 대변인·김세종 정책실장·강병원 홍보위원)와 생활정치포럼(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근식 전 행자부 장관)을 이끌고 있다.

자치분권연구소가 정책싱크탱크 기능을 한다면 생활정치포럼은 대선캠프 전초기지의 성격이 짙다.

김재균·정한용·전현희·유원일·권영길·조승수 전 의원 등은 지난 12일 열린 김 지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우회적으로 지지의사를 내비쳤고,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19명이 모여 만든 ‘머슴골’ 회원으로는 주승용 민주당 의원과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있다.

이밖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철상 VK대표·김기재 전 행자부 장관·전윤철 전 감사원장·정대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김두수 전 민주당 제2사무부총장(김두관 지사 동생) 등도 물밑 지원에 참여한다.

또한 구동교동(DJ)계와 정동영(DY)계 일부 인사들도 김 지사를 도와 호남 외곽조직을 확대하는 중이다. 또한 영남지역의 전·현직 지역위원장과 지방의원, 시민운동가 등이 핵심적인 지지자들이다.

 

당대표 지낸 탓에 뚜렷한
원내 지지기반 둔 손학규

손학규 상임고문은 당내 지지 의원은 많지 않지만 폭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다. 당내에서는 신학용·김동철·김우남·양승조·오제세·이낙연·이찬열·이춘석·조정식·최원식·한정애·임내현 의원 등 13여 명이 ‘손학규의 사람’들이다.

이중 ‘손학규맨’으로 불리는 신학용 의원이 캠프의 핵심역할을 맡을 것으로 여겨진다. 손 고문의 서울대 정치학과 후배인 신 의원은 2007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손 고문을 지원했으며 손 고문이 당대표를 지낼 때는 특보단장을 맡았다.

양승조 의원은 “12월 대선 국면에서 손 고문을 돕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며 일찌감치 ‘손학규 대통령 만들기’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충남지역위원장을 내려놓고 지지기반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이용섭 의원도 손 고문 측 인사이지만 정책위의장에 유임돼 간접적으로만 도울 수 있게 됐다. 손 고문의 비서실장은 최원식 의원이 맡았다.

원외 인사로는 정장선 전 사무총장과 차영 전 대변인·김영춘·서종표·송민순·이성남·장세환·전혜숙·정장선·홍재형 전 의원 등이 손 고문의 조력자로 나섰다.

캠프 실무진에는 제자출신인 홍주열 비서실장을 비롯해 민병오 전 정책실장과 강훈식 전 정무특보, 김주한 김경록 전 부대변인, 민주노총 대변인 출신인 손낙구 정책보좌관 등 손 고문을 오랫동안 보좌한 이들로 꾸려졌다.

손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 김성수 전 성공회대 총장과, 재단이사인 장달중 서울대 교수, 손 고문의 후원회장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김태승 인하대 교수, 김진방 인하대 교수 등도 손 고문을 돕고 있다.

 

정통 야당, 김근태계, 친노 진영
박원순까지 아우르는 폭 넓은 안철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선행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사들이 지지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 원장 측근의 면면을 보면 야권의 다양한 세력을 아우르는 면모를 띠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안 원장이 야권 전체를 기반으로 폭넓은 행보에 나설 것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안철수재단 이사장으로 영입한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평민당 총재권한대행을 지내 정통 야당 인맥들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안 원장은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개인 대변인으로 선임했다.

유 전 관장은 김근태 전 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공보·연설을 담당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박원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앞서 4·11 총선에서 안 원장은 김 전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을 공개 지지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출마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돕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안 원장이 영입하고 지지한 인사들의 면면은 정통 야당인맥과 김근태계, 친노 진영, 박원순 시장 등과 연결고리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가 최근 안 원장에 대해 자주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유은혜 민주통합당 의원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김효석 전 의원 등도 측면 지원할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한편 친이명박계 일부 인사들이 안 원장 측으로 정치적 행보를 옮기고 있다는 설이 정치권에서 꾸준하게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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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