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5월에 가볼만한 곳-하동~광양~여수

그윽한 차로 봄을 느끼고 신나는 서커스로 봄을 즐기다

하동에서 시작해 광양을 거쳐 여수에 닿는 코스는 그윽한 봄의 정취와 문학의 향기, 신나는 서커스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국내 3대 차 재배지인 하동 악양에 자리한 매암차문화박물관은 하동의 차를 맛보고 다원의 정취를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다. 하동을 벗어나 여수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곧 광양이다. 광양시는 여수엑스포에 맞춰 대규모 서커스쇼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을 선보인다. 세계 정상급의 아트서커스를 만나볼 수 있다. 1박 2일 일정의 마무리는 역시 세계인의 축제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이 아닐까.

하동과 광양을 거쳐 여수로 가는 길은 지금 봄이 절정이다. 화개골 층층비탈에 자리한 차밭에는 어린 찻잎을 따는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하고 봄빛에 춤추는 듯한 광양만 남해바다는 눈부시기만 하다. 하동에 들어서자마자 산자락에서 수십 명의 아낙들이 찻잎을 따는 풍경과 만난다. 곡우는 이미 지나 우전(雨前)은 다 땄고 지금은 세작을 만들 가늘고 고운 찻잎을 따고 있다.

하동의 차 맛보고
다원 정취 느끼고

하동은 국내 3대 야생차 재배지로 가파른 계곡 기슭 곳곳에 차밭이 만들어져 있다. 지리산 화개는 차 시배지(始培地)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삼국사기> 제10권 신라본기 흥덕왕 3년(827년)조에 보면 ‘당나라에 갔다가 귀국한 사신 김대렴이 차 종자를 가지고 왔다. 왕은 그것을 지리산에 심게 했다’고 기록돼있다. 이후 화개동은 임금님께 차를 바치는 곳, 즉 어차동천(御茶洞天)이 되었다. 쌍계사 일주문 못 미쳐 차 시배 추원비가 세워져 있다.

하동의 차를 맛보고 다원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곳은 악양에 자리한 매암차문화박물관이다. 5월 하동의 첫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박물관은 예쁘게 꾸며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잘 정리된 차밭이 방문객을 맞는다. 봄을 머금은 차밭은 싱그러운 초록으로 빛난다.

1963년부터 조성된 차밭은 아담하면서도 소박하다. 매암차문화박물관의 차밭은 모두 2만3000여㎡(7000여 평). 1963년 고 강성호 옹이 다원을 조성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까지 농약을 단 한 번도 뿌리지 않고, 자연순환농법으로 차나무를 가꾸고 있다는 강동오 관장의 설명이다.

차밭 한켠에는 멋스런 박물관 건물이 서 있다. 원래 1926년 일본 큐슈대학에서 연구 목적으로 조성한 수목원의 관사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차와 관련된 여러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차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매암차문화박물관은 단순히 보기만 하는 박물관이 아니다. 다양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홍차 제다 교실, 떡차 제다 교실, 채엽 체험, 혼합차 만들기 체험, 하동 차문화 기행, 차문화 대중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차 한 잔을 마셨다면 본격적인 하동 여행에 나서보자. 5월 하동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곳은 악양 들판이다.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잘 알려져 있다. 들판은 넓기도 하거니와 지리산 골짜기까지 깊숙이 뻗어있어 ‘거지가 밥동냥을 하며 다 돌려면 1년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악양의 원래 이름은 악양(嶽陽). 하지만 나당연합군의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중국의 악양과 같다 해서 악양(岳陽)이라고 이름 붙었다.

대하소설 <토지> 무대
악양 고소산성서 본 섬진강

악양 들판 가까이 최참판댁이 있다. 최참판댁은 많은 이들이 원래부터 있던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은 원래 있던 집이 아니라 SBS 대하드라마 <토지>를 촬영하기 위해 만든 야외세트이다. 한옥 14동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꽤 공들여 지은 듯 유서 깊은 영남의 여느 고택 못지않게 으리으리하다. 길상이 거주하던 행랑채, 최치수가 머물던 사랑채, 별당아씨가 머물던 연못 딸린 별당 등 소설의 분위기가 잘 표현돼 있다.또 솔바람 부는 고소산성에 앉아 드넓은 악양 들판과 화개에서 하동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풍경은 가히 장관이다.

화개골에 자리한 차밭을 따라가다 보면 발걸음은 자연스레 쌍계사에 닿는다. 신라 성덕왕 23년(724년) 의상대사의 제자 삼법스님이 창건하였으며 고운 최치원의 친필이 새겨진 쌍계석문, 대웅전 옆에 한적하게 자리 잡은 진감선사 대공탑비(국보 제47호), 국사암 뜰의 느릅나무 등이 볼 만하다. 쌍계사는 범패(梵唄)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3개월 동안 열리는 볼거리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진감선사 혜소가 중국에서 불교음악을 공부하고 돌아와 쌍계사 팔영루에서 범패를 만들어냈으며, 범패 명인들을 많이 배출했다. 팔영루라는 이름은 진감선사가 섬진강에서 뛰는 물고기를 보고 팔음률로 어산을 작곡했다고 하여 붙여졌다. 하동을 벗어나 여수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곧 광양. 광양에서 이순신대교를 넘으면 여수에 도착한다. 여수로 가기 전 광양에도 들러보자. 신나는 서커스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광양시는 여수엑스포에 맞춰 대규모 서커스쇼를 선보인다. 국제여객선터미널 뒤편에서 열리는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이다. 5월12일부터 8월12일까지 열린다. 1615석 규모의 빅탑(Big Top·대형 천막) 2개관에 극장형 내부시설과 초대형 무대로 꾸며진다. 세계 정상급의 아트서커스단 6개 팀이 참여하는데 카르마(한국)를 비롯해 디아블로(미국), 엘리멘탈(영국), 갈툭(스페인), 아고라(슬로바키아), 서유기(중국) 등이다.


장도전수관도 찾을 만하다. 장도란 몸에 지니는 칼집이 있는 작은 칼로 조상들의 정신과 멋, 솜씨가 한꺼번에 묻어나는 아름다운 공예품이다. 전수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60호에 지정된 장도 명인 박용기 옹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지금은 장도 전수관 관장인 아들 종군씨가 대를 잇고 있다. 전시관을 겸한 전수관에는 박 옹의 작품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이름난 도검 80여 점이 전시돼 있으며 아트숍, 세미나실, 체험학습실 등 다양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광양에서 이순신대교를 건너면 여수다. 이순신대교는 그 자체로 볼거리다. 교량 길이 2260m, 주탑 높이 270m에 달하는 이 대교는 현수교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며, 세계에서 4번째에 해당한다. 이순신대교를 건너면 순천을 거쳐 여수에 가는 것보다 30분 가량 단축할 수 있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제 1박 2일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향해보자. 세계인의 축제인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5월12일부터 8월12일까지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신항 일대에서 열린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바다를 통해 지구 생태계와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접할 수 있다. 첨단 운송 선박의 개발, 심해저 광물자원 탐사, 심층수 해양자원 개발, 해양오염방제, 해양보안 및 안전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이 그것.

공간 곳곳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스카이타워, 뉴미디어 버라이어티쇼와 100여 개 참가국가의 문화공연 무대인 빅오(The Big-O), 갯지렁이와 따개비를 닮은 바다 위의 주제관, 다도해를 상징하는 국제관 등이다. 박람회장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건축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다.

<여행정보>
♣ 당일 코스
하동 매암차문화박물관→ 평사리 들판→ 최참판댁→ 광양 장도전수관→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하동 매암차문화박물관→ 평사리 들판→ 최참판댁→ 고소산성→ 쌍계
·둘째 날 : 2012 광양 월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광양 장도전수관→ 2012여수엑스포
 
♣ 대중교통 이용
[버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구례를 거쳐 하동으로 가는 버스 1일 9회 운행
-서울 센트럴에서 여수 하루 25회 운행(약 4시간10분 소요)
[기차] 서울 용산역-여수엑스포역, 주말기준 하루 84회 운행(여수엑스포 기간 특별 운행열차 포함)
[비행기] 김포-여수, 하루 8회 운행(월~토), 약 50분 소요
  
♣ 자가운전 이용
경부고속도로→ 대전→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 진주→ 하동IC
·하동에서 광양 : 하동→ 19번 국도→ 순천, 광양 방면→ 남해고속도로 옥곡IC 진입→ 남해고속도로 인동 IC-광양
 
♣ 숙박정보
·쉬어가는 누각 : 화개면 용강리
·섬진강 플로렌스 : 화개면 덕은리
·수류화개 : 화개면 탑리
·들꽃산방펜션 : 화개면 범왕리
·도시고양이생존연구소(게스트하우스) : 화개면 덕은리
·평사리문학관 전통한옥체험관 : 악양면 평사리
·청호별장농원 : 화개면 범왕리
·백운산자연휴양림 : 광양시 옥룡면
·호텔 필레모 : 광양시 광양읍 인동리
·스카이모텔 : 광양시 중동

♣ 주변 볼거리
·하동 : 화개장터, 청학동 삼성궁, 하동포구, 하동송림, 칠불사, 금오산
·광양 : 매천황현선생생가, 도선국사마을, 옥룡사지, 백운산자연휴양림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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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업체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업체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자료를 쓴 의원실 보좌관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봤다. 국회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동시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 기능 외에도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종’으로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활동 상황을 보고한다. 국회의원 민원 창구? 국회의원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건씩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법안을 발의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수주했다는 내용,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다. 언론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로 작성한다. 언론 보도는 사정기관의 감사나 수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실에서 나온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정부 기관, 그 기관과 일하는 업체 등이 후폭풍에 휘말렸다. 보도자료를 받아 쓴 일부 매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로 배포된 보도자료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4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 오모 보좌관은 ‘경찰청, 순찰차 납품 지연 및 특정 업체 유착 의혹에도 자료 제출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냈다. 신정훈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안전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순찰차는 일반 차량에 특장 작업을 거쳐 경찰청에 납품된다. 멀리서도 순찰차임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 경광등을 달고 겉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데칼’ 작업을 거쳐 수배·체납·도난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멀티캠을 내부에 다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순찰차 한 대를 특장하는 데 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여대의 노후 순찰차가 교체된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기 위해 총 49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중 약 225억원 상당인 343대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납품업체의 문제로 순찰차 납품이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발주 기관인 경찰청은 지체상금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경찰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정훈 의원실은 ‘공공계약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의 “경찰청이 계약성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법적 의무의 명백한 방기”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코멘트를 인용했다. 순찰차 납품 과정 지적 해당업체 “사실과 달라”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정훈 의원실은 “동일한 지배 구조를 가진 Y사(보도자료에는 A사)와 N사(B사)가 10여년간 경찰청의 대형 계약을 반복적으로 수주해 왔다”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내정 또는 담합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및 ‘입찰 방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N사는 Y사의 임직원이 만든 회사로 두 업체는 모회사-자회사 관계다. 신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치안 장비 도입 사업이 법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채 일부 업체에 특혜로 왜곡되고 있다”며 “기존 계약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발주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몇몇 언론이 기사를 냈다. 보도 이후 납품업체인 Y사가 보도자료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 법무부 등에 차량을 개조해 납품하는 특장업체다. Y사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 기사가 나가기 전에 신정훈 의원실이나 언론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오 보좌관을 만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에 관련 보도가 한 차례 더 나갔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청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현대자동차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형태로 이번 납품에 참여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현대자동차로부터 616대(소나타), Y사로부터 73대(스타리아 37대, 넥쏘 36대), N사로부터 270대(아이오닉 181대, 그랜저 89대) 등 총 959대를 납품받았다. Y사 관계자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지적한 납품 지연과 검사 불합격에 대해 “제작은 이미 완료됐고 출고를 기다리던 중에 검사 하나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검사를 요청하는 식으로 5개월 동안 시간을 끌었다”며 “2015년부터 경찰청에 순찰차를 납품해 왔지만 이번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납기에 늦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N사의 계약 차량은 납품까지 5개월 넘게 걸렸고 H사의 계약 차량은 검사 하루 만에 출고 처리됐다”며 “그동안 경찰청 검사가 미진했다고 주장하려면 우리든 H사든 같은 잣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확인 안 했다? H사는 순찰차에 설치하는 리프트 경광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Y사와 N사가 담합해 경찰청 계약을 10년 동안 수주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은 조달사업법에 따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우선 구매 제도를 통해 (업체들과) 계약했다. 나라장터에 물건을 올리면 경찰청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라면서 “우리와 N사는 같은 차종으로 경쟁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오 보좌관은 순찰차 사업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를 고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시정되지 않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서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하다가 다소간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관행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시정하면 끝까지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차 관련 문제를 (경찰청에)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 1차 차량 검사에서 불합격이 나왔는데 2차 검사를 할 때 보니 1차에서 나온 문제가 하나도 시정되지 않았다. 3차 검사는 나도 모르게 진행됐다. 시험성적서를 달라는 말에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납품한 순찰차에 설치된 경광등이 사양서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오 보좌관은 “리프트 경광등의 핵심 기능은 주야간 150m 구간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납품된 것은 그게 안 된다. 30m만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에 치명적인 장애”라고 비판했다. Y사 관계자는 “사양서가 존재하는데 30m 밖에서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찰청에서 3회가량 시연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도 더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광등이 사양서와 일부 맞지 않는 건 애초에 사양서 자체가 H사의 제품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H사의 경광등이 경찰청 순찰차 사양서에 적용돼 2015년부터 2024년, 우리와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10여년간 독점적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것도 H사가 자사의 경광등을 납품하기 위해 오 보좌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게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안 해” “문제 없다” 순찰차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경광등이 아닌 다른 업체의 것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H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Y사 관계자는 “2022~2023년 H사 경광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가 납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해 5~6월 경광등 납품업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Y사 역시 H사와 경광등 발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Y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H사에 경광등 발주 견적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납기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라 우리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5일 경찰청과 경광등 업체를 바꾸는 문제로 협의를 진행했고, 11월26일에 바뀐 업체의 경광등으로 우리 공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H사는 순찰차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을 ‘민원’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H사 대표가 신정훈 의원실 오 보좌관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 내용이 지난 5월 나온 보도자료의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오 보좌관은 처음에는 민원을 받아 보도자료를 작성한 게 아니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H사 대표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경 지역의 향우회장과 함께 H사의 대표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 보좌관이 경찰청의 순찰차 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오 보좌관은 지난 5월14일에 나온 보도자료에 대해 묻자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파고 있었다”며 “내부에서 나온 정보도 있고 경찰청에서도 (순찰차 사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로 경찰청 관계자를 30~40번 만났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H사 대표가 같은 시기 신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나주시·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신 의원의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H사 대표는 지난해 8월22일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 의원은 2014년 7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20대(2020년), 21대(2024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2014~2016년, 2020~2024년 등 신 의원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동안 H사 대표가 후원금을 낸 건 지난해 8월이 유일하다. 경광등 업체 변경 문제 때문? “사기업 갈등에 보좌관이 왜?” 오 보좌관은 H사 대표가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면서 “회계를 관리하는 직원은 나주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 대표에 대해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 3억원 중에 5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매달리겠느냐”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의 문제 제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자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경찰차 특장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뛰어드는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맨날 같이 했던 업체를 빼버리면 가만히 있겠나. 나는 Y사가 욕심을 부리면서 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해왔던 곳과 똑같이 하면 되지, 더 이익을 취하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업체 간 중재의 의도도 있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을 잘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후원금을 냈다. 지금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사업을 접을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오 보좌관을 만나 민원을 넣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Y사는 신정훈 의원실발 보도자료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Y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을 만드는 건 맞지만, 엄연히 사기업 간 일어난 일에 국회 보좌진이 개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회사는 경제, 이미지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청과 지체상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 문제로 인한 지연이 결정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보관을 위한 토지 대여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나갔다. 무엇보다 자회사인 N사의 신용등급 하락, 기사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 무형적인 피해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했다. 받아쓴 언론 “취하해 달라” 한편 Y사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나간 보도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매체 3곳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Y사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국민에게 경찰 장비 도입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신청인(Y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해 치안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정정보도를 구한다”고 조정을 신청했다. Y사 관계자는 “2곳의 매체에서 ‘기사를 내릴 테니 소를 취하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