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 일그러진 우리시대 결혼 풍속도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4.26 09: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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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만…결혼은 미친 짓이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나이가 차면 당연히 결혼을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이러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결혼’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거쳐야 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마치 인생의 실패자처럼 여겨왔지만, 이제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심지어 “결혼은 인생의 무덤” “결혼보다 동거가 낫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결혼자체를 썩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급변하는 시대 속을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남녀들은 앞으로의 결혼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결혼, 그거 꼭 해야 하는 거야?’라고 생각하세요? 지금 동거 중이세요? 진지하게 교제 중인 이성 친구가 있나요? 아니면, 이성 친구는 없지만 섹스 파트너가 있다고요?”

20~30대의 젊은 남녀들의 결혼관이 변하고 있다. ‘독신주의’ ‘혼전동거’라고 하면 눈살부터 찌푸렸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식이 달라졌다.

더욱이 결혼을 하지 않고도 골드미스로 당당히 살아가는 독신여성, 동거생활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TV프로그램과 드라마, 오락프로그램은 젊은이들이 그리는 핑크빛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그런 꿈만 같은 생활이 지속될 수 있을까?

동거 없는 결혼?

이런 가운데 요즘 우리 사회의 결혼관을 엿볼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0명 중 6명은 반드시 결혼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기업 ‘두잇서베이’가 최근 인터넷 사용자 남녀 2513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결혼관’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61.1%가 ‘반드시 결혼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40세 이하의 응답자가 성별로 남자(43%)보다 여자(67.7%)가 결혼의 필요성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김아름(29·여)씨는 “‘살아보고 결혼한다’, ‘동거는 가족의 또 다른 형태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20년이 넘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개인이 함께 살아가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인 것 같다”라며 “요즘의 이혼율이 이를 증명해 주듯 결혼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 그리고 그들의 결실인 아이라는 또 하나의 끈이 붙잡고 있어도 이혼을 하는 것이 요즘의 세태인데 과연 우리 사회에서 결혼하여 사는 삶이 그렇게 행복하기만 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결혼 전 동거 경험 후의 결혼에 대한 찬·반을 묻는 말에는 기·미혼 응답자의 60%가 ‘찬성’했으며, 남자(71%)가 여자(56.1%)보다 더 많이 이를 선호했다. 반면 50대 이상 응답자의 62.3%는 ‘동거는 절대 안 된다’고 답했다.

“결혼 꼭 해야 하나요?” 노총각·노처녀의 기준 35세 이상
남녀 61% “반드시 결혼할 필요 없고, 동거해 볼만 하다”

직장인 김모(30·남)씨는 “일정기간 동거를 통해 서로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동거 자체가 남녀가 서로 잘 맞아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최선의 방법 중 하나이므로 꼭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직장인 이모(27·여)씨는 “단지 동거에 대한 인식이 개방될수록, 오히려 결혼에 대한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을까 걱정 된다”며 “어떤 이는 결혼을 전제로 하는 동거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지만 두 사람이 정말 사랑해서 영원히 함께하고 싶고, 서로의 미래를 신중하게 생각한다면 결혼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지 동거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어쩐지 조금 비겁한 방법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생활비 절약, 사랑, 성격파악 등 동거를 하기 위한 핑계도 참 다양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거가 사랑을 유지해나가기 위한 안정적인 선택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그러다 헤어지면 각자 짐 싸서 각자 이전의 자리로 돌아가면 끝이라는 건데 호적상 이혼경력이 남지 않을 뿐이지 이혼한 것과 다를 게 뭔지 라는 생각을 져버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혼 없는 동거?

‘자녀가 있는 상황에서 결혼생활에 어려움이 생긴다면?’이라는 질문에 응답자 55.2%가 ‘이혼은 절대 안 한다’고 답했으며 그밖에 31.5%는 ‘자녀를 데리고 이혼 한다’고 답했다.

이혼 안 한다’는 응답자를 성별로 분석한 결과 남자(74.7%)가 여자(48.1%)보다 훨씬 많았으며 자녀를 데리고 이혼한다는 남자는 13.5%에 그쳤다.

전체 과반수 응답자는 결혼하면 자녀를 2명 두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다. 이밖에 결혼 적령기를 묻는 질문에는 여자는 27~29세인 반면 남자는 30~32세라고 대답했으며 노총각, 노처녀 기준 나이는 남녀 모두 35세 이상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사랑만 갖고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백년해로가 절체절명의 가치는 아니라 해도, 최근 변화된 젊은 세대의 결혼관처럼 마음 변하면 언제든지 갈라설 수 있다는 자세로는 삶의 굴곡을 견뎌내기 힘들다”며 “번거롭게 남들 보는 앞에서 식 올리고 법에다 신고하게끔 결혼제도가 만들어진 것도 웬만하면 참고 살라는 깊은 뜻 때문이지 싶다. 동거는 시작하는 마음가짐부터 결혼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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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