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사고] 사건 X-파일

기상청 직원들의 모럴헤저드<현장>
일기예보 안맞는 이유 있었네!

기상청의 오보로 국민들의 원성이 자자한 이유가 밝혀졌다. 기상청 일부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고 부실한 장비를 구입하고 관리한 탓이다. 이 같은 혐의로 기상청 공무원 한모(48·5급)씨와 전직 사무관 김모(60)씨가 불구속됐고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의 공무원 18명은 기상청에 비위 사실이 통보됐다.
한씨는 기상청 레이더를 유지·보수하는 K정보통신 이사 정모(55·구속)씨로부터 2005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270만원을 받았다.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받은 금액이다. 김씨는 2006년 4월 기상청이 발주한 오성산 레이더돔 철거공사를 감독하며 사례비로 300만원을 챙겼다.
기상청 직원 18명은 업체로부터 한 명당 10만원에서 100만원씩을 받았다가 적발됐다. 업체의 법인카드로 안마시술소를 이용한 공무원도 덜미가 잡혔다. 그런가 하면 일부 공무원은 기상 장비의 점검 일지에 본인 확인 없이 서명만 기입하기도 했다. 
K정보통신은 이 같은 방법으로 로비, 기상청이 발주한 기상 레이더의 유지·보수 사업을 독점했다. 신규 업체가 진출하자 공무원들이 입찰 공고에 없던 항목을 평가표에 넣어 K정보통신의 낙찰을 도왔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
서울 명동 거리에서 만난 한 회사원은 “공무원과 업체의 유착이 기상 장비의 부실한 관리로 이어져 기상 오보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면서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국민들에게 불편을 안겨준 공무원들은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내까지 속이며 사기행각 벌인 30대<스토리>
 “나 靑출입 국정원 직원인데…”

청와대 담당 국가정보원 직원을 사칭한 30대가 쇠고랑을 찼다. 조모(38)씨가 그 주인공. 그는 직업이 없는 무직자였다. 그럼에도 아내 김모(37)씨 등 가족에게까지 국정원 직원이라고 속였다. 또 아내와 같은 항공사에 근무해 평소 알고 지내던 직장 후배 B씨 부부에게도 국정원 직원이라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의 사기행각의 시작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결혼한 그는 국정원 직원이라며 김씨를 속였다. 이후 신문과 인터넷 등을 통해 알게 된 정치권 동향을 정보로 활용하며 국정원 직원 행세를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11월8일 밤 9시경,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김모(39·무직)씨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실세 국회의원인 J씨에게 부탁해 청와대에 3급(보좌관)으로 취업시켜 주겠다며 취업사기를 벌였다. 이때 선거자금과 접대비 등의 명목으로 1억1000만원을 챙겼다.
뿐만 아니다. 또 2005년부터 20차례에 걸쳐 이들 부부로부터 모두 4억여원을 받았다. 수도권 신도시 특별분양권 마련과 주식투자를 비롯해 청와대와 정치인 등에 접대비를 써야 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것이다.


구미시 광평동 발칵 뒤집힌 사연
“너도 당했어? 나도 당했는데…”

경북 구미시. 이곳이 발칵 뒤집혔다. 유사수신 행위로 2000억원대 사기행각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C유사수신업체 구미센터 간부진 44명이 주범들이다. 이중 센터장 A씨(47) 등 2명은 대해 특경법상 사기 및 불법자금모집 혐의로 구속됐다.
A씨 등이 구미시 광평동에 둥지를 튼 것은 지난해 10월. 이곳에 사무실은 낸 그들은 의료기기를 임대하면 고수익을 올려준다고 속이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예컨대 공기청정기와 경락마사지기 등 의료용 건강기기를 구입하면 찜질방이나 미용실 등에 임대해 32% 이상의 고수익을 올려준다는 역렌탈다단계 방식을 사용했다.
수법도 교묘했다. 가족과 이웃 등 절친한 사람이 주 타킷. 이들을 대상으로 상위투자자의 개별적인 소개와 보증을 통해서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철저한 피라미드형 다단계 점조직 형태로 투자자를 모집한 것. 게다가 배당금을 재투자하도록 유인하기까지 했다.
또 있다. 투자자 이탈을 철저히 막은 것이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려고 해도 자신의 투자한 금액을 돌려받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속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이용했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경찰 압수수색으로 사무실이 폐쇄된 이후에도 호텔 등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투자계좌명도 수시로 바꿨다. 이 같은 방법으로 1년여 동안 3100여명으로부터 2140억여원의 자금을 불법으로 모집했다가 쇠고랑을 찼다.


40대 시각장애인 아내 살해 <왜>
다른 남자와 만난다고?

의처증이 의심되는 40대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10일 오전 6시쯤. 이 시각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1급 시각장애인인 김모(48)씨가 부인 A모씨(50)를 때려 숨지게 한 것. 바로 자수한 그는 경찰조사에서 “부인이 다른 남자와 만난다는 의심이 들어 이를 따지던 중 화가 치밀어 둔기로 내려쳤다”고 진술했다.


절도하러 갔다가 강도된 여고생<전말>
“잡히면 안되는데…”

여고생이 편의점에 담배를 훔치려 들어갔다가 강도 상해를 저지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여고생 K(16)양이 그 주인공. K양은 지난 9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원성동 모 편의점에 들어갔다. 담배를 훔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담배 3갑(7500원)을 훔쳐 나오다가 가게주인 G(78·여)씨에게 들키고 말았다. 붙잡힐 것을 두려워 한 K양은 이를 피하기 위해 G씨를 넘어뜨리고 팔목을 골절시켰다. 이로 인해 G씨는 4주간의 상해를 입었다.
K양은 경찰조사에서 “미성년자로 담배를 살 수가 없어 훔치려다 이 같을 일을 벌였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꽃뱀 사기도박단’ 덜미 잡힌 사연
‘우리는 환상 콤비 5인조’


인천을 주무대로 활개를 치던 꽃뱀 사기도박단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골프연습장에서 사업가 등 부유층 남성을 꾀어내 사기도박판을 벌인 후 거액을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했다. A씨(51) 등 5명이 그 주역들. 이들은 물색조와 유인조, 사기도박조, 자금지원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 인천 남동구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사업가 B(40)씨를 인근 식당으로 유인해 일명 ‘꽃뱀’들을 접근시켰다. 그리고는 속칭 ‘월남뽕’이란 사기도박판을 벌였다. B씨는 이 자리에서 3200만원을 이들 일당에게 빼앗겼다. 이들은 최근까지 모두 3명에게 6400여만원을 챙겼다.


중국 여성 상대 사기 친 40대男<행각> 
“한국 남자와 결혼 성사시켜 줄께”

중국 현지 여성 17명이 40대 남자에게 사기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액만 7600여만원이 넘는다. 결혼을 빌미로 중국 여성들에게 접근해 사기행각을 벌여온 장본인은 A(47)씨.
A씨가 범행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부터다. 당시 그는 중국 선양과 하얼빈 등을 돌며 현지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그리고는 국제결혼을 알선하겠다며 금품을 받아 챙겼다.
A씨는 결혼사진을 찍으면 국제결혼이 성사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중국 현지 실정을 악용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남성들을 모집한 후 결혼사진을 찍게 한 뒤 금품을 가로채는 방법을 사용했다. 실제 지난해 12월17일에는 모집 남성 C씨(52)와 결혼사진을 찍게 한 뒤 450여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한편 울산 남부경찰서 외사계는 같은 방법의 피해 여성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국내에서 모집된 남성들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서운 10대’들 <실체>
집단폭행·감금에 성매매 강요까지

무서운 10대들이 붙잡혔다. 가출한 여중생들에게 집단폭행과 감금은 물론 성매매까지 강요했다.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장본인은 박모(18)군 등 2명. 이들은 가출 여자 청소년들을 충북에 있는 한 여관으로 유인해 성폭행하고 성매매를 시킨 뒤 대금 수천만원을 갈취,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때는 지난 4월 중순. 박군 등은 평소 알고 지내던 A양(15) 등 가출 여자 청소년 4명을 청주시 모 여관으로 불렀다. “일자리를 주겠다”는 그들의 말을 믿고 따라왔던 여중생들은 하지만 이들로부터 집단성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여중생들의 악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성매매를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박군 등은 자신들이 마치 성매매 여성인 것처럼 인터넷 채팅으로 불특정 남성들에게 쪽지를 보냈다. 그리고는 이를 보고 연락 오는 성매수남을 A양 등에게 연결했다.
박군 등에게 내몰린 이들 여중생은 지난 4월 중순께부터 7월말까지 3개월여 동안 하루 3∼4차례씩 성매매에 나서야 했다. 실제 성매수남 김모(37)씨 등을 소개받아 성매매를 하고 받은 화대 10만∼15만원은 그들에게 뺏겼다. 이렇게 가로챈 금액만 1400여만원. 이 돈은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했다.
박군 등의 악행은 멈추지 않았다. 여중생 중 성병이 걸린 학생은 산부인과에 데려가 치료하며 성매매 현장으로 내몰았다. 또 도주하지 못하도록 여관에서 함께 숙식하며 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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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