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파문’ 연예계 일파만파<전모>

숨죽인 연예인들 “이번에는 제발 피해가자”

연예계가 ‘도풍’에 떨고 있다.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의 ‘인터넷 도박 파문’이 연예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 8일 A 매체는 검찰이 일명 ‘텐프로’라 불리는 유흥업소 종업원인 30대 후반 B씨를 조사한 결과 B씨의 업소에 드나드는 연예계 스타들이 인터넷 도박을 하게 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B씨의 단골 중 몇몇 연예인이 B씨의 알선으로 인터넷 도박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 같은 날 C 매체는 아이돌 출신 가수와 인기 탤런트 등 유명 연예인들이 해외원정 도박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MC 강병규가 불법으로 인터넷 ‘바카라’를 즐긴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유명 프로야구 선수가 대거 포함된 불법 인터넷 도박단이 적발된 데 이어 인기 연예인들의 원정도박이 드러나 또다시 큰 파장이 예고된다.

A 매체는 지난 8일 “검찰이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이 인터넷을 통해 도박했다는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12월 초 서울 강남의 일명 ‘텐프로’라 불리는 유흥업소 종업원인 30대 후반 B씨를 조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며 “B씨는 스포츠스타 및 연예 스타와 두터운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이름난 ‘술집 마담’으로 자신의 업소에 드나드는 몇몇 프로야구 선수들과 연예계 스타들이 인터넷 도박을 하게 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박 알선 혐의 조사…단골 연예인들 연루될까 ‘덜덜덜’
유명연예인 S, H, L…상습 마카오 원정 거액탕진 적발
 유명가수 A 해외 원정도박 ‘깡통’…여친 B 홀로 귀국
“도박은 마약처럼 한번 손대면 쉽게 떨쳐버릴 수 없어”

A 매체는 이어 “한 연예계 관계자는 ‘지난주 B씨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B씨의 단골 중 몇몇 연예인이 B씨의 알선으로 인터넷 도박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 때문에 몇몇 연예인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는 소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 매체는 또 “일각에서는 B씨가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과 연예인들이 인터넷 도박을 접하게 된 데 ‘몸통 역할’을 했다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검찰은 B씨가 인터넷 도박이 벌어지는 데 얼마나 중추적인 역할을 했는지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B씨가 인터넷 도박 사건에 관련이 있을 경우 그의 업소에 단골처럼 드나드는 연예인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B씨가 이번 혐의와 관련해 조만간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어서 어떤 말을 털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예인 L, S 거액 탕진했을 것
유력 기업 자제도 도박 즐겼다”

같은 날 C 매체는 “유명연예인이 포함된 해외원정 도박단의 존재가 새로 밝혀져 파문이 일 전망이다”라고 보도했다.
C 매체는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김주선 부장검사·이하 마조부)는 7일 마카오 등 해외로 원정도박을 떠나 수억원의 돈을 탕진한 상습도박꾼들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원정도박 혐의자 중에는 가수 S와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중견 탤런트 H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가수 겸 탤런트 L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C 매체는 이어 “마조부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이들은 강원랜드 도박장에서도 VIP로 통할 정도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며 ‘강병규가 연루된 인터넷 바카라 도박 수사와 더불어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이들 역시 불법으로 인터넷 도박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C 매체는 연예 관계자들의 증언도 이들의 혐의를 짙게 한다고 보도했다.

C 매체는 “한 연예 관계자는 ‘S는 절친한 사이인 L과 함께 해외원정 도박을 즐겨왔다. 액수로만 따지면 L 역시 S 못지않은 거액을 탕진했을 것이다’라며 ‘S, L 외에도 유력 기업의 자제 역시 함께 도박을 즐긴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해외원정 도박에 대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 수사가 S의 주변인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예인이 연루된 도박 사건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개그맨 황기순과 주병진, 가수 신정환 등이 꼽힌다. 지난 1997년 코미디언 출신 장고웅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코미디언 황기순은 1997년 필리핀에서 도박에 빠져들어 재산을 탕진하고 2년간 검찰 수배를 피해 현지에서 불법체류자로 생활했지만 2년 후 자진 귀국해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닥치는 대로 일을 해서 5년 만에 4억원의 빚을 다갚고 재기에 성공해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현재 그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과 행사 등을 통해 도박의 폐해를 강조하고 있다.

황기순·주병진·신정환 등  연루
‘거액 도박설’ 연예인 많아

그런가 하면 개그맨 출신 사업가 주병진은 2001년 5월부터 11월 사이에 필리핀, 사이판 등에서 8차례에 걸쳐 약 14억원의 상습 해외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2004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주름잡고 있는 가수 출신 MC 신정환은 2005년 국내 불법카지노에서 도박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된 바 있다.

이외에도 거액 도박설로 꼬리를 달고 다니는 주인공들이 꽤 많다. 가수 K, 개그맨 K와 J 등은 요즘도 틈만나면 강원도 정선 카지노를 드나든다고 한다.
유명 가수 A는 지난 2007년 3월 해외원정 도박으로 수억원을 날려 현지에서 여권을 압수당했다가 돌려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동행했던 여자친구 연예인 B와 큰 싸움을 벌인 끝에 따로따로 귀국해 두 사람이 헤어지기도 했다.
가수 A는 2007년 3월 초 필리핀의 한 유명 휴양지로 여자친구인 B와 함께 몰래 여행을 떠났다. 연예계 비공식 커플로 알려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열애설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친한 관계’라고 부인해 왔다.

소속사 몰래 떠난 두 사람은 현지에서 A가 현지 카지노에서 수억원의 돈을 날리는 바람에 두 사람의 밀월여행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또 A가 필리핀 현지 브로커에게 돈을 빌려 도박빚을 졌고, 이 과정에서 여권을 압수당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는 A와 다툼을 벌였고 B는 혼자 귀국을 했다.
A는 국내 지인에게 연락을 취해 가까스로 돈을 갚고 여권을 되찾은 뒤 귀국했지만 이 소문은 여의도 방송가를 강타했다. B는 A의 도박 때문에 적잖은 속앓이를 해 왔다고 한다.

도박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는 연예계 한 관계자는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소문으로 들리는 얘기까지 말할 수는 없겠지만 도박에 손을 대 한두 번 돈을 잃고 딴 전례만 있어도 낙인이 찍히게 돼 있다”며 “도박이란 게 마약처럼 한번 손을 대면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속성이 있어서 ‘과거엔 몰라도 지금은 완전히 손을 털었다’고 다짐을 해도 잘 믿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인에 비해 연예인들이 도박에 잘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연예인의 빈번한 해외여행의 기회 때문이다. 그들은 현지 촬영, 혹은 휴식이나 쇼핑을 목적으로 외국에 나갈 일이 많다. 비교적 도박이 놀이로 정착되어 있는 외국 관광지에서 호기심으로 시작하다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 연예인을 미끼로 사람들을 모으려는 카지노의 노골적인 유혹도 만만치 않다. 소문을 내려는 의도로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을 이용해 처음엔 돈을 딸 수 있게 일부러 조작해 놓는다는 것.

두 번째는 쉽게 번 돈으로 쉽게 쓰는 한탕주의. 세 번째는 연예활동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가 그 이유다.
일면에서는 또 손지창, 오연수 부부의 ‘라스베가스 대박 사건’ 이후로 그쪽으로 연예인들의 관심이 부쩍 쏠리는 경향이 생겼다고 분석한다. 손지창 부부는 여행 중 무려 948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렸다. 질투 반 부러움 반을 느낀 일부 연예인들이 해외여행에서 똑같은 행운을 노렸다가 적지 않은 돈을 카지노에서 날렸단다.

빈번한 해외여행·한탕주의
스트레스 해소가 중독까지


도박의 늪에 빠졌던 한 연예인 “도박에 한번 재미를 느끼면 일상생활에 돌아와도 일이 손에 안 잡힌다. 한번 운이 좋으면 출연료의 몇 배를 그 자리에서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자꾸 도박 생각이 간절해진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또 도박으로 만회하려는 드는 사람의 심리도 그만둘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라며 “도박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주위에서 아무리 깨닫도록 애써도 소용없는 일이다. 스스로 말로까지 가보고 깨닫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