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연애술사 양성 ‘픽업아티스트’ 강습소 실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3.02 19: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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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One 10 MINUTES “그 여자가 내 것이 된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미스터 히치>라는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영화가 있다. 알렉스 히치(윌 스미스)는 영화 속에서 데이트 코치로 등장한다. 짝사랑에 빠져 잠 못 이루거나 연애로 고민하는 수많은 뉴요커들을 구제하는 전설적 연애 조언가다. 성공률은 100%. “전략 없이는 여자도 없다”는 게 히치의 지론이다. 바야흐로 연애에도 교육과 기술이 필요한 시대에 이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장소는 뉴욕이 아닌 서울. 연애 문제로 고민하는 청춘남녀들에게 연애방법을 가르쳐주는 학원이 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그 역할이 변질돼 길거리와 클럽에서 이성을 유혹하는 법,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성관계를 갖는 방법 등을 가르치고 있어 적잖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자칭 연애 고수·작업의 달인들이 ‘비법’ 전수
찌질남들이 주요고객…60만~300만원까지

깔끔한 옷차림으로 길거리, 지하철, 카페, 클럽 등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들의 전화번호를 받아내는 남자들. 이들은 유혹의 기술을 배우는 학원에 다니고 있는 수강생들이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들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코칭해주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들에게 돈을 받고 헌팅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일명 ‘연애술사’다.

연애도 ‘돈’ 주고
전수 받는다?

‘픽업 아티스트(PUA)’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자칭 ‘연애 고수’ ‘작업의 달인’들이다. 국내에는 2006년 무렵 처음 등장했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젊은 세대가 많은 서울 홍대 앞, 신촌, 강남역 근처의 카페나 클럽에서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픽업 아티스트들의 강연 등이 인기를 끌면서 여성을 유혹할 수 있는 전문적인 테크닉을 가르치는 관련 학원이 성업 중이다.

이들에게 연애의 기술을 배우는 대가는 60만~300만원. 통상 온라인 수강료는 30만원, 오프라인 수강료는 150만원쯤 하는데 한 달 수강료가 무려 1000만원에 이르는 고액 학원도 있다.

커리큘럼은 ‘단과반’과 ‘종합반’으로 나뉠 뿐 아니라 실전교육을 강화한 스파르타 코칭, 1박 2일 동안 집중 교육을 받는 ‘부트캠프(신병훈련소)’까지 다양하다.

수업은 크게 4단계로 진행되는데 스타일.화술.접근방법 등을 배우는 첫 대면부터 여성과 친해지기, 마무리 짓기, 마지막으로 여자의 심리를 읽는 ‘유혹기술’까지이다.

그러나 연애를 교육하는 학원이라고 해서 기상천외한 비법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생활 속에서 흔히 마주치는 상황에 따른 대처법을 알려준다. 여성의 헤어스타일로 성격을 파악하는 법, 데이트 코스, 길거리 헌팅, 소개팅에서 칭찬하는 법, 카톡 보내기, 유머의 기술 등이다.

만약 첫 만남 어색한 분위기에서 여성이 “제 첫인상 어때요?”라고 물었을 때,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남들이 칭찬하지 않은 세밀한 부분을 칭찬하며 연관 지어 말해주라는 식이다.

세부적인 과목으로는 길거리에서 여성을 유혹하는 ‘헌팅이론’, 나이트클럽에서 이성을 유혹하는 ‘클럽이론’, 즉석 만남에서 잠자리까지 이르는 방법을 가르치는 ‘홈런이론’, 한 번 잠자리를 가진 여성과 또 한 번 만나기 위한 ‘재탕이론’ 등 이 있다.


이론교육이 끝나면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전훈련을 한다. 픽업 아티스트와 하루 동안 헌팅장소를 찾아 연습을 하는 것이다.

픽업 아티스트는 수강생의 헌팅장면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런저런 문제점을 파악해 알려준다. 또 수강생이 소개팅을 앞두고 있다면 소개팅 장면을 촬영해 잘못된 점을 고쳐주거나 상황극을 연출하기도 한다.

픽업 아티스트 A씨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여자를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모태솔로들이나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싶다는 분들이 주요 수강생”이라며 “대화하는 법부터 (전화)번호 따는 법, 홈런 치는 법까지 다 가르쳐 준다”고 했다.

그는 또 “직접 제작한 교재를 사용하고 한 번 강의를 듣고 나면 강사들과 지속적인 관계도 유지되니 인생이 180도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늑대의 탈을 쓰고
여자사냥(?)

그러나 픽업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일부 픽업 아티스트들이 본질에서 벗어나 경쟁적으로 여성을 ‘데리고 놀며’ 실적 올리기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또 여성을 마치 자신들이 즐기는 인터넷 게임 대상처럼 생각하는 경박한 풍조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픽업 아티스트 커뮤니티에는 그들만의 용어로 연애 기술을 공유하고 ‘작업’이 성공했음을 과시하는 후기가 꾸준히 올라온다.

실제로 지난 20일 한 픽업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L카페에는 ‘수강생 5분 만에 클럽 K-close’이라는 후기로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외에도 수강생들의 F-close했다는 후기, A급 여자 강남로드 헌팅 동영상, 일본인과의 잠자리 후기와 인증샷 등이 올라와 있었다.

‘#-close’는 여성에게 전화번호를 받은 것을, ‘K-close’는 키스까지 한 것을, ‘F-close’는 성관계까지 가진 것을 뜻한다. ‘홈런’과 달리 성관계를 하지 못하고 돈만 쓰고 나왔을 경우엔 ‘새됐다’라는 용어를 쓴다.

‘클럽이론’ ‘홈런이론’, 아찔한 후기인증까지
즉흥성에 의존한 인간관계 만연 우려도… 
 

후기상에서 상대 여성의 외모를 지칭한 용어도 노골적이다. 얼굴과 몸매가 뛰어난 여성은 ‘엘프(요정이란 의미)’, 평범한 여성은 ‘휴먼(사람이란 의미)’, 외모가 떨어지는 여성을 ‘오크(괴물이란 뜻)’로 표현하는 식이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름으로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 카페에서 활동하는 전문 픽업 아티스트들은 어떤 스타일의 여성을 어디에서 만나, 어떻게 접근해, 무엇을 했는지를 증거 사진까지 곁들여 카페에 올리는 ‘필드 리포트’를 작성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면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어설프게 모자이크 처리한 여성의 얼굴 사진을 그대로 올리고, 나이까지 적어놔 자칫 신상정보가 공개될 우려도 낳고 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관리나 해!

한 픽업 아티스트는 이를 “픽업 아티스트가 만들어낸 하나의 문화”라고 하면서 “본래 픽업 아티스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자의 몸을 탐하기보다는 여자의 마음을 얻고 서로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현실 속 픽업 아티스트를 자처하거나 목표로 하는 이들의 절대다수는 결국 여성의 몸을 목적으로 한다. 결국 간단히 말해 ‘선수’에 가깝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직장인 명모(29·여)씨는 “여성을 놀이도구로만 여기는 것 아니냐? 불쾌하다”면서 “여자와의 하룻밤을 얻기 위해서는 여자를 낚는 기술을 배우는데 돈을 쓸게 아니라, 차라리 피부 관리를 받고 운동을 다니거나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교양과 에티켓을 갖추고,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남자가 되는 편이 더 낫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증가하는 픽업 아티스트들에 대해 대인관계의 왜곡은 물론 사생활 침해 등 우리 사회에 많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즉흥성에 의존한 인간관계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깊숙한 관계가 되기 위해선 인간관계의 친밀도가 필요한데 젊은이들 사이에선 인터넷 기술 등의 발달로 인스턴트 섹스의 갈망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증샷 등을 볼 때 개인의 사생활을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도 느슨해지고 있다. 일부 픽업 아티스트의 증가로 기형적이고 불구 상태의 대인관계가 사회에 만연할까 우려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픽업 아티스트 용어>



로드헌팅 :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접근 후 여성을 유혹하는 행위.
클럽헌팅 : 나이트클럽 또는 클럽에서 여성을 유혹하는 행위.
덜덜덜 A급 : 가슴이 덜덜덜 뛸 정도로 괜찮은 여자.
당일간지 : 오늘 원나잇 스탠드(하룻밤 잠자리)가 가능할 것 같은 느낌. (줄임말 '당간')
오까네 : 돈
구라신공(구라DHV) : 된장녀를 잡을 때 쓰는 기술로 약간의 스펙을 부풀리는 방법.
(한 분야에 대해 1시간 정도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습득 후 사용할 것)
레이저신공 : 맘에 드는 상대가 나타났을 때 눈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방법으로 호감의 바디랭귀지의 일종. (갑자기 어색한 분위기가 왔을 때는 V자를 날려주는 센스)
엔빵 : 나이트 비용이나 여러 가지 비용이 나왔을 때 더치페이를 이르는 말.
ONS : 원나잇 스탠드. (동의어 '홈런')
새되다 : 아무런 성과 없이 해 뜨는 새벽을 맞이하여 훨훨 집으로 날아감.
AA : 접근공포증.
공작새 이론 : 의상에 화려한 포인트를 줘서 여자의 시선을 끌게 함. (명품옷, 명품시계, 명품가방 등)
: 외모의 수준이 떨어지는 여성을 이야기 하는 말. (비슷한 말 '오우거' 반의어 '엘프')
도시락 : 나이트나 클럽에 여자를 데리고 감. (뷔페에 도시락을 싸가는 격이라는 의미)
레포(라포르) :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 신뢰를 얻는 것, 공감대 형성.
스팀팩 : 스타크래프트에서 마린이 뽕 맞듯이 무한 들이대기를 위해 약간의 알코올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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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