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문재인, 4·11 스파링 상대 누구?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2.21 11: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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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나와라!" 총선 찍고 대선 직행?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4·11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여·야는 모두 공천신청을 마감하고 본격 공천심사에 들어갔고 승리를 위한 전략 마련을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이중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출마하는 부산 사상은 최대의 접전지로 손꼽히고 있다. 총선 전체 판도는 물론 나아가 향후 대권구도까지 뒤흔들 중요 지역으로 격상했기 때문이다. 미풍 수준이었던 ‘문재인 바람’이 태풍 급으로 격상할 조짐을 보이자 새누리당은 바짝 긴장하며 후보자 선정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있다.

‘문재인 바람’ 태풍으로 승격하며 대권 위한 검증 마친다?
박근혜 최대 고민, 이기면 좋지만 패배시 날개 달아 주는 꼴

친노그룹의 대명사이자 야권의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문재인 상임고문은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북·강서을)과 김정길 전 장관(진구을)과 함께 ‘낙동강 전선’을 구축하며 새누리당의 철옹성과 같은 텃밭에 도전장을 내 대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문 고문이 사상 탈환에 성공한다면 ‘문재인 바람’의 실체가 입증되어 그 파괴력은 배가 될 것이며 잠재적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문 고문의 대권 가도는 한층 더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바람’
태풍으로 승격?

새누리당은 비상사태다. 최근 한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고문이 42.3%의 지지율로 새누리당 권철현 전 주일대사(34.7%)를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대항마 마련에 절치부심하며 ‘사상 사수’를 위한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사상의 야권 성향 유권자가 전체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자 새누리당은 다른 지역에 비해 사상 후보를 조기 공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선거유세에 돌입한 문 고문에 비해 한 발 늦은 상황이라 조기에 후보를 확정짓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반격에 나설 계획인 것이다.

문 고문의 상승세를 지켜보기만 한다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셈이고 이것은 여·야간 대권구도에 충격파로 이어져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하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인사는 대표적인 ‘MB맨’인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과 김수임 전 경실련 정농생협 대표, 손수조 전 주례여고 총학생회장, 신상해 전 시의원, 박에스더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부회장 총 5명이다.

여기에 현재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권 전 주일대사도 전략공천 후보자에 포함되고 있다.

한때 홍준표 전 대표 자원등판설도 나왔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태풍이 불어 닥치는데 조각배를 띄우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당 일각에서) 아직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 이번 총선에서 문 이사장이 부산 사상에서 당선되면 (그의) 지지율이 10%p 이상 폭등하게 되고, 이 경우 박근혜 위원장은 대선에서 필패(必敗)할 것”이라고 꼬집자 사상 출마 의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다음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제 기자들과 식사를 하면서 부산 사상을 비롯한 ‘낙동강 벨트’를 걱정하는 말을 했을 뿐...”이라면서 “마치 제가 지역구를 옮겨 (사상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보도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부산 사상 출마설을 일축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저는 (내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을 재출마 여부만 당에서 전략적으로 조속히 결정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홍 전 대표는 “요즘 야당을 보면 총선이 아니라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자기희생적 결단을 내리고 적지출마, 수도권 출마러시를 이루고 있는데 여당은 자기자리보전에만 급급한 것처럼 비쳐지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총선에 참패하면 대선도 진다. 나를 버려야 당도 살고 나라도 산다”는 글을 남겨 또 다시 의구심을 남겼다.

이에 “그렇다면 동대문만 고집 할 것이 아니라 격전지 출마는 어떠신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홍 전 대표는 “당이 결정한다면 고려해 보겠습니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당은 동대문 출마여부만 결정해달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자진 격전지 출마는 뜻이 없으시다는 뜻이네요?”라고 재차 질문하자 “지역주민의 뜻을 배신하면 안 됩니다. 당이 결정하면 불가피합니다만”이라며 당이 동대문 공천을 불가하고 전략공천자로 지정한다면 수용할 뜻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차출론 당사자
한사코 손사래

홍 전 대표 뿐 아니라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태호(경남 김해을) 의원의 차출설도 나왔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 사상구에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고 차출설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김해시민께 분명히 말씀드린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 때 이곳 김해를 제2의 고향으로 삼으며 뼈를 묻겠다고 다짐했다”며 “이제 겨우 10개월이 지났고, 김해를 지키겠다고 했던 그 변함없는 약속을 가슴속에 다시 한 번 되새긴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자진 출마? 해프닝으로 일단락…김태호도 보이콧 
총선 판도는 물론 대권구도까지 뒤흔들 ‘사상 혈투’

이렇게 유력하게 거론되던 거물급 대항마들이 한사코 손사래를 치자 박 위원장의 고민은 한층 짙어지고 있다.

비대위에서는 거물급 인사가 등판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경제전문가, 지역행정가, 교육전문가 등 당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물의 카드를 검토하며 대항마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거물급 인사를 맞붙이는 정면대결을 통해 대선판을 뒤흔들 바람의 원천을 제거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있는 반면 이는 대중적 관심을 사상으로 집중시켜 결국 바람이 부산·경남 전체로 확산되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라는 반론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역 일꾼론’으로 인물 대결을 피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패배의 파장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거물급을 내세울 경우 자칫 문 고문이 반사이익을 받는 것을 걱정하며 ‘지역 일꾼론’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태권도 금메달을 딴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동아대 교수)을 공천해 출마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안준태 전 부산시 부시장, 3연속 부산시 교육감을 지낸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 유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 동아대 교수,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등도 거론되고 있으며 당 내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카드를 모두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황 전 사장은 개인사정으로 입당을 고사했고 안 전 부시장과 설 차관 등은 경쟁력을 분석하며 고민하고 있다.

반대의견도 팽팽하다. “당에서 사상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할 것이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현재 여권에서 문재인과 맞설만한 인물이 어디 있나?”고 반문하며  “이럴 바에 박 위원장이 직접 나서는 것도 한 방안”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 인사는 이어 “다른 곳을 다 이겨도 서울을 내주며 ‘필패’라는 성적표를 받은 지난해 10·26 재보선 때와 같이 이번 총선의 분수령은 사상이 될 것이다”며 “박 위원장도 최대 격전지에 뛰어 들어 대선 이전에 검증 받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박 위원장이 용단을 내려 사상에 출마 한다면 미리 보는 대선이자 총선 역사상 최고의 빅매치로서 최고의 흥행이 보장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 고문과 다르게 비대위원장으로서 전국적인 유세로 당 후보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많아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은 크게 높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문재인 vs 박근혜
예비 빅매치 성사되나?

여권의 초조한 움직임과 다르게 문 고문은 다소 여유로운 상황이다.

지난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라디오 방송에서 “사상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와도 문재인 고문이 이길 것 같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문 고문도 “아직 낙관할 수는 없다”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느끼지만, 아직 표심을 밝히지 않은 부동표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선거판이 커지면 커질수록 바람도 더 크게 일 수 있다”고 거물급 출마를 희망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문 고문은 아침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재래시장 등을 방문하며 ‘저인망식 선거전략’에 뛰어든 상태다.

자신의 대세론을 위협하는 ‘문재인 바람’을 지켜보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심정이 어느 때보다 착잡하고 복잡해 보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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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