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움직이는 핵심 3인방 행보 추적

은밀하게 그러나 활발하게… ‘보이지 않는 손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말이다. 이른바 ‘친박’ 진영 안팎에서는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이 있다고 한다. K의원, Y·K씨가 박 전 대표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물밑활동도 강화하고 있을 정도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친박 전열 재정비. 이와 같은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월박’, ‘복박’ 등으로 계파 성향이 무너진 만큼 이를 재정비하기 위해 이들이 여권 의원들의 성향을 파악했던 것. 이는 세 확장을 비롯해 친이계와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전초전’이라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귀띔이다.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핵심 3인방의 행보를 추적해봤다.

박근혜 전 대표를 움직이는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정치권이 또 다시 요동칠 태세다. 벌써부터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친이’간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예고하기도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화해모드는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핵심 실세 3인방으로 불리는 이들은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먹구름이 끼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물밑활동을 감행하고 있다.

친박계 고위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조용한 행보를 거듭하는 있는 반면, 보이지 않는 핵심 인사들이 움직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움직일 경우 친이계 인사로부터 역풍을 맞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를 감안해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은 핵심 실세 3인방인 K의원, Y·K씨가 친박계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박근혜 ‘역할론’ 무용지물
MB ‘자충수’ 두지 않을 듯

실제 핵심 실세 3인방 중 하나인 K의원은 친박계 좌장으로서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K씨는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중요역할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반면 Y씨는 전략기획통으로 유명하다. 한때 이명박 캠프에서 공식 직함을 갖고 있었지만 활동은 하지 않았다. 대신 이 후보와 독대해 선거전반에 대해 조언을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대통령이 Y씨의 조언을 묵살하고 있다는 말들이 회자되면서 이들의 관계는 ‘산산조각 났다’는 후문이다. 그런 그가 최근 대외적으로 박 전 대표를 높이 평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핵심실세로 자리매김했다. 또 일각에서는 Y씨는 애초부터 박 전 대표 측 핵심인물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들의 행보는 어떠할까. 이들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화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미 계산하고 물밑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 친박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 경우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모든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주요 요직에 중용되면서 이 대통령의 입지는 큰 상처를 받을 공산이 크다고 한다. 이는 이 대통령이 ‘자충수’를 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따라서 친이계 내부에서 부는 ‘박근혜 역할론’은 무용론에 그칠 뿐 아니라 박 전 대표가 국무총리 등에 내정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상 2인자를 두지 않을 뿐 아니라 박 전 대표를 전략적 동반자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의 최근 발언이 이를 대변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 참고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한 만큼, 이들의 관계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핵심 3인방 주도
친박계, 세 확장 중

이 대통령의 인사 기용 스타일도 한몫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이 대통령은 철저하게 자기 사람을 심으며 국정운영을 해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 주변에서 “인물이 없다”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코드인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재오 전 의원의 행보에도 신경이 쓰인다. 이 전 의원이 복귀는 친이-친박 간의 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 대통령이 이 전 의원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여, 사실상 박 전 대표의 입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숨은 실세 3인방은 친이계와 대립각을 세우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그 일환으로 친박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복박’, ‘월박’ 등을 한 인사들이 대거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 여의도 정가를 중심으로 파다하게 퍼지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거나 ‘뒤죽박죽’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A의원이 친이, 친박, 중립인지를 알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 때문에 K의원, Y·K씨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별 분석표(표 참조)를 직접 작성, 친이-친박 구분을 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친박계 관계자는 “‘월박’, ‘복박’을 했다는 인사들이 있다는 말들이 회자되면서 친박계 인사들이 누구인지 구분을 못하고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이 한나라당 의원 성향별 분석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친이-친박 진영 인사들을 구분하지 못할 경우 궁극적인 목표인 세 확장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친이-친박 진영 인사들의 성향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이유는 친박계 전열 재정비를 통해 친이계와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라면서 “이는 첫 단추를 꿰매는 전초전일 뿐 아니라 세 확장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봐도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 일각에서는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이 세 확장을 위해 어떤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TK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이들의 역할로 인해 세 확산을 할 경우 당 안팎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K의원, Y·K씨는 세 확장을 위해 여-야를 넘나들며 세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남지역 인사부터 충청권 인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빅딜’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 핵심실세 3인방은 민주당 A인사, 충청권 B인사와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게다가 K의원은 PK지역 중심으로 허남식 부산시장까지 친박계에 가세시켜 ‘무주공산’인 PK지역을 친박계가 서서히 장악하고 있다는 것. PK지역 출신의 중립 성향 의원은 대략 15~16명 정도로 이들이 친박계에 넘어온다면 세 확장을 통해 박 전 대표의 힘은 더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친박계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이 세 확장을 위해 물신양면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숨은 실세 3인방을 신호탄으로 친박계 인사들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친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이공계 모임이 탄생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본격적인 세 불리기 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서상기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공계 모임에는 친박계 김성조·한선교·구본철 의원 등 친박계 다수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숨은 핵심 인사 3인방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계파별 분석표에 따르면 친이계인 정의화·윤석용·박영아·조문환·배은희·손숙미·원희목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고, 중립 또는 미분류 성향에는 이애주 의원도 합류했다.

이 모임을 주도한 서 의원은 “각종 관계를 통해 인맥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파벌 형성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해, 세 확장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친박계 관계는 “이공계는 정치적 모임단체”라고 귀띔했다. 이는 세 불리기 작업을 위한 정치적 모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핵심 3인방은 전열 재정비를 통해 친박계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다 친박 인사 일부도 이들과 함께 립서비스(?) 차원에서 조금씩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
박근혜 가만히 있어도 된다?

이 때문일까. 친박-친이 간의 대전쟁이 4월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이라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실제 내년 상반기 경제 위기론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여,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에 대한 리더십 등이 총체적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박 전 대표로 ‘무게중심축’이 쏠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또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은 박 전 대표의 차기 대권 플랜을 성사시키겠다는 최후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자칫 정치적으로 엄청난 폭발력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조심스럽게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박계 한 관계자는 “숨은 3인방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 아래 당내 장악과 차기 대권 플랜을 성사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또 친박 전열 재정비를 통해 이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세워, 박 전 대표의 입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들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박 전 대표는 별다른 행보를 취하지 않더라도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이미지를 발판삼아 세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핵심 3인방의 행보가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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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