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회의가 유독 많은 터라, 오전 7시30분이면 국회에서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안효대 의원. 그는 매일 각종 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른 아침 국회에 등원한다. 더욱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위원인 안 의원은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시간을 할애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무너지면서 우리나라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 때는 환율·증시 등이 안정을 되찾아 금융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의원을 만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 회생의 대책 및 주요 현안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사회 전반에 걸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사퇴론이 꿈틀거리고 있다. 정책 실패 등이 계속되면서 ‘신뢰’를 잃어버렸고 ‘불신’만 가중되면서부터다. 게다가 경제 위기론을 가중시킨 인물 중 하나라는 것. 실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1명꼴인 12.8%만 강 장관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 내렸을 정도다.
안 의원은 “지금 경제 위기는 IMF와는 틀리다. IMF가 국내만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전 세계의 문제”라며 “어려운 시기에 강 장관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마땅한 대안 인물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교체론’은 너무 정략적인 시각의 접근 방법이 아닌가”라며 “불난 데 불만 붙일 것이 아니라 불을 끄기 위해 여·야가 서로 힘을 합쳐야 될 때”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안 의원과의 일문일답.
- 경제 위기론이 가중되고 있는데.
▲ 우리나라 경제 위기론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된다. 기획재정부에서조차 경제 위기의 정확한 병명을 모르고 있는 만큼 5~6개월 정도가 되면 모든 문제가 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확실한 병명을 모르는 만큼 당분간 응급처치 수준밖에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를 중심으로 국제 공조체제가 이뤄지면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비책이 있다면.
▲ 부실기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 부실한 기업을 정부가 지원해 줄 경우 국민들의 세금만 낭비하게 된다. 이는 시장경제 원리에 역행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부실기업을 정리하고 튼튼한 기업은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처방전을 내리고, 종합검진을 통해 경제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
-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신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다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다. 투명한 사회에 독재가 먹히겠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한 단면만 보면 그럴 수 있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는 전혀 그렇지 않다.
-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다.
▲ 정치인들 스스로 자성하는 모습을 찾아야 한다. 게다가 국가발전과 국민의 이익을 위해 ‘초당파적’ 마인드를 지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려면 정치를 마치 ‘성직자’의 순수한 마음처럼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첫 국감을 기획재정위에서 치렀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을 텐데.
▲ 피감기관의 무성의한 자료제출과 거부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피감기관에서는 각종 자료들을 감추려고 하는 상황이 매우 심각해 법적 조치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뿐만 아니라 질의 시간이 5~15분 정도인 것도 한계가 있다. 상시 국정감사라든지 국정감사 기관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 의원별로 분야를 나누면 심도 있는 국정감사가 되리라 생각한다.
- 개성공단 철수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됐는데.
▲ ‘햇볕정책’ 등으로 인해 과거 남북관계는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났고, 비정상적이었다. 남북관계도 사람과의 관계와 똑같다. ‘주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오는 것’이 있어야 된다. 일각에서는 특수문제라고 하지만 관례상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북한과의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를 믿고 기회를 줘야 한다. 이것이 선행된다면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삐라가 대북관계의 악화의 주원인이라고 말하는 인사들도 있는데.
▲ 북한이 대북 삐라를 문제 삼는 것은 사실이나 그 때문에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단순히 삐라 보내기를 중단하는 것만으로 북한의 태도가 우호적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삐라 보내기가 새삼 문제가 된 것은 삐라에 담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병설과 관련 있는 것이고, 지도자의 안위와 신상에 관한 소문이 체제 불안으로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삐라 살포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남북관계에 있어서만큼은 마이너스 요소임이 분명하다.
-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론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당을 떠나 정책적으로 접근한다면 훨씬 존경받을 인물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가 먼저 제의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 18대 의정활동 계획은.
▲ 국회에 처음 입문할 때 나름대로의 각오도 있었다. 그러나 경제 위기론 등이 대두되면서 계속적으로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나도 우울하다. 국민들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5년 함께 하고…조언도 듣고…
안효대·정몽준 특별한 관계
안효대 의원의 지역구는 울산 동구다. 이곳은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0년 동안 의정활동을 해왔던 곳으로 유명하다. 18대 공천에서 정 최고위원이 서울 동작을로 출마를 하면서 안 의원은 정 최고위원의 자리를 꿰찼다.
특히 안 의원과 정 최고위원 간의 관계도 특별하다. 안 의원은 정 최고위원의 사무국장을 지내는 등 15년 동안 함께 일을 했을 정도로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정 최고위원이 20여년 동안 의정활동을 한 곳인 만큼 ‘조언자 역할’을 해주고, 나 역시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며 “6선 의원으로서 비전도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