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사고] 사건X-파일

폭력배 동원 60억 챙긴 일당<전모>
가 임대료 ‘꿀꺽’…결국 탈났네!

돈벌이에 혈안됐던 일당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김모(50ㆍ무직)씨 등 24명이 그 주역들. 이들 중 김씨 등 6명은 구속됐고 18명을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특히 폭력배들을 동원하는 악랄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김씨 일당은 서울 영등포를 주 무대로 폭력배를 동원해 상가 임대료를 가로채고 상품권을 무단 발행해 투자자들의 돈을 챙겼다. 조직폭력배 11명은 이들의 청탁을 받고 해결사 역할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2월께 최모(60ㆍ건설업)씨가 이들의 희생양이다. 이들은 최씨가 시행사 대표로 있는 영등포구 소재 E쇼핑몰에 찾아가 부채 200억원과 300억원 상당의 미분양 상가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뒤 임대사업을 하겠다며 무단으로 분양사무실에 들어앉았다.
김씨 등은 이어 지난해 10월25일 오후 2시30분께 세입자 박모(53ㆍ자영업)씨로부터 1억700만원을 뜯어냈다. 이 과정에서 “상가 사용료를 주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주기 거부하는 박씨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이들 일당은 임대료와 관리비 명목을 내세워 이런 방법으로 지난해 2월15일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16명을 상대로 돈을 갈취했다. 이렇게 뜯어낸 돈만 7억원.
그런가 하면 쓰이지도 않는 해당 상가의 상품권을 발행해 60억원 상당액을 가로채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5월29일 오전 11시께 유모(53) 씨에게 종잇장에 불과한 상품권을 건넨 뒤 6000만원을 챙겼다. “상가에서 쓰이는 상품권을 구입하면 3개월 뒤 투자원금과 20~50%의 이익금을 주겠다”고 속인 것이다.
이들 일당은 이런 방법으로 지난해 5월부터 올 8월말까지 41명으로부터 60억원 상당의 돈을 가로챘다.


 인면수심 50대 파렴치한 행각
성폭행’도 모자라 ‘생계비’ 꿀꺽
 
충북 음성에서 50대 남자의 파렴치한 인면수심 행각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김모(52)씨는 초등학생을 성폭행하고 가족들에게 지급되는 장애수당과 생계·주거비를 횡령했다.

김씨는 지난 2005년 8월 평소 알고 지내던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인 K(54)씨 집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K씨의 딸(16·당시 초등학교 5학년)을 성폭행했다. 이같은 파렴치한 범행은 최근까지 700여 차례에 걸쳐 계속됐다. 그것도 모자라 아들(15)도 성추행했다.

K양의 경찰 진술내용에 따르면 김씨는 만나자는 연락을 하고 K양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나가지 않자 머리를 강제로 깎고 가방과 옷 등을 빼앗는가 하면 ‘소문을 퍼뜨려 학교에 다니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협박과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그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6년 2월에는 K씨를 군청으로 데려가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시켰다. 그리고 나서 통장을 관리해 주겠다고 속여 그동안 지급된 장애수당과 생계주거비 등 2500여만원을 가로챘다.
한편 김씨는 현재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는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오히려 자신이 ‘아이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보는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전국 누빈 ‘주부 3인조 소매치기’
“호주머니를 털어라!”

전국을 돌며 소매치기를 한 전과 28범 할머니 등 일당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구속됐다. 홍모(46·여)씨와 양모(65)씨, 이모(47)씨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며 전국을 무대로 남의 호주머니를 털었다.

특히 이들 중 양씨는 전과 28범이다. 지난 1960년대부터 소매치기를 일삼다 인생의 절반가량인 30여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이들의 만남은 10년여 전 교도소에서 이뤄졌다. 복역 중 서로 알게 된 사이인 셈. 이들 사이엔 공통점이 있었다. ‘가정주부 소매치기’로 배경이 비슷하다는 게 그것이다. 이를 계기로 친분을 쌓은 이들은 출소 후 일본으로 함께 원정을 떠났다. 그러다가 일본 원정 소매치기 범행 중 일본 경찰에 적발돼 추방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일본이 외국인들에게 입국 시 지문 날인을 요구하면서 일본 원정이 여의치 않아지자 이들 일당은 올 2월 국내로 눈을 돌렸다.
범행에 나선 홍씨 등은 6월20일 오후 6시40분께 서울 중구 K백화점에서 쇼핑 중이던 김모(34·여)씨의 가방에서 지갑을 훔쳤다. 이같은 수법으로 2월부터 6월말까지 전국의 백화점과 마트를 돌며 쇼핑객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그 횟수만 22차례로 1000여만원의 금품을 훔쳤다.

하지만 이들은 서울 일대 백화점 등에서 자주 범행을 저질러 얼굴이 알려지자 대전과 김천, 목포, 순천 등 전국의 도시를 돌며 소매치기를 했다. 이들은 백화점 범행 도중 CCTV에 찍혀 체포됐다.


조폭들의 각양각색 돈벌이 행각
교통사고 사기 치고, 성매매 여성 등치고

전북 전주 완산을 무대로 성매매 알선과 교통사고 사기 등 횡포를 일삼던 조직폭력배(이하 조폭)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조폭 한모(32)씨 등 7명은 그중에서도 죄질이 나빴다. 전주시 서노송동에 위치한 집창촌인 ‘선미촌’을 통해 성매매 알선을 했기 때문. 한씨는 선미촌에서 5명의 성매매 여성을 고용했다. 그리고 이들 여성을 통해 3억여 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한씨의 법망을 피해나가기 위한 방법은 치밀했다.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업소를 경찰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이모(31)씨를 내세워 영업을 해왔던 것.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결국 이들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그런가 하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받아 챙긴 조직폭력배 이모(23) 등 2명도 철창으로 향했다.
실제 이들은 지난 10월3일 저녁 8시께 전주시 중화산동 한 골목길에서 김모(40·여)가 운전하는 소렌토 승용차 조수석 후사경에 일부러 부딪친 후 핸드폰이 깨진 것처럼 속여 합의금을 요구하면서 15만원을 빼앗았다. 이들은 특히 여성운전자만을 상대로 한 치졸한 방법을 사용하면서 한 달여 동안 모두 15차례에 걸쳐 165만원을 받아 챙겨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20대 회사원의 이중생활<엿보기>
낮엔 ‘회사원’ 밤엔 ‘車털이’

20대 회사원의 이중생활이 적발됐다. 김모(26·울산·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씨는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차량털이를 해오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김씨의 범행은 지난 2004년 6월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울산 남구 삼산동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에쿠스 차량 문을 열고 차 안에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와 내비게이션, 골프채 등 75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김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지난 16일까지 200여대의 차량을 털었다. 이를 통해 김씨는 1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훔친 돈은 고급 술집을 드나들며 탕진했다. 유흥비 마련을 위해 돈을 훔친 것. 그는 이들 장물을 인터넷을 통해 헐값에 팔아오다 꼬리를 잡혔다.
하지만 김씨가 대기업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는 회사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사실 그는 이 업체에서 숙소 관리 업무를 하며 연봉 2400만원을 받아왔다.

30대 ‘어설픈 성폭행범’ 덜미 잡힌 사연
“그놈의 안경 때문에…”

30대 어설픈 성폭행범이 어이없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4일 밤 11시45분께, 광산구 소촌동 한 농로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모씨(38)가 나홀로 귀가하던 A양(19·여)을 뒤따라가 돌연 목을 조르며 성폭행을 시도한 것. 

하지만 성폭행은 A양이 필사적으로 반항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A양의 얼굴과 몸통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이런 승강이는 5분 남짓 이어졌다. 그러다가 이씨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안경을 떨어트린 후 당황한 나머지 줄행랑쳤다.

이씨의 꼬리는 안경에 의해 잡혔다. A양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유일한 단서인 안경을 토대로 수사에 나섰다. 인근 10여개 안경점을 대상으로 좌, 우 시력이 각각 0.5, 0.7디옵터이고, 특정 회사의 뿔테안경을 구입한 고객이 있는 지를 파악했다.
일명 ‘안경 수사’에 나선 경찰은 탐문과정에서 구매처를 파악, 용의자 신원을 확보한 후 하루 만인 25일 이씨의 원룸에서 그를 검거됐다.

40대 ‘기러기 가장’ 세상 버린 사연
뒷바라지만 했었는데…

기러기 사장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창원시 성주동 한 아파트. 이 아파트 17층에 사는 A(47)씨가 투신, 바닥에 떨어져 숨졌다.

경비원에 의해 발견된 A씨는 김해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했다. 그는 7년 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가 최근 가족이 귀국할 때까지 사업 때문에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생활해 왔다.

가족 귀국 후 불화를 겪던 A씨는 사고 이틀 전 부인과 합의 이혼하기도 했다. 이에 괴로웠던 그는 “당신 없이 살 자신이 없다”란 유서를 남겨 놓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억대 도박행각 벌인 교사<스토리>
“동료들 쌈짓돈은 모두 내 돈”

동료에게 거액을 빌려 도박으로 탕진한 현직 사립학교 교사가 구속돼 충격을 주고 있다. 수원 Y여고 교사 A(40)씨가 그 주인공. 그는 자신을 믿어준 동료들의 쌈짓돈을 마치 자신의 돈인 양 끌어다 도박자금으로 유용했다.

A씨가 동료들에게 돈을 빌린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경찰에 따르면 실제 A씨는 지난 1월28일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동료 교사 B씨(35)에게 “아내의 수술비가 필요하다”며 1000만원을 빌렸다. 이런 방법으로 10개월간 5차례에 걸쳐 1억7000여 만원을 빌렸다. 물론 이 돈은 도박자금으로 사용했다. 강원도의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탕진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 9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동료 교육공무원 C(37)씨에게 교직원 채용청탁을 받고 1억원을 받아 챙겼다. 또 도박을 하기 위해 사채를 빌렸다가 이자가 늘어나자 오히려 사채이자를 갚기 위해 은행대출까지 받기도 했다. 조사결과 그가 갚아야 할 돈은 사채 원금과 사채 이자, 은행대출금 등 모두 5억원.
동료들을 마음껏 이용했던 A씨는 결국 사기 등의 혐의로 교직을 떠나 차디찬 철창에서 세월을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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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