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럭비공’ 이준석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거침없는 청춘’ 한나라당 쇄신 돌풍 일으킬까?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졸업한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얼마 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에 선임됐다. 이 위원의 선임이 주목을 받는 건 그의 화려한 이력 때문만이 아니다. 비대위원 중 ‘최연소’라는 타이틀이 결정적인 이유다. 1985년생인 이 위원은 한국나이로 불과 28살이다. 그는 젊은 나이만큼이나 거침없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위원은 대체 어떤 인물일까. <일요시사>가 그의 모든 걸 해부해봤다.

“거절했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직접 연락 와”
저소득층 학생들 무료 과외 봉사단체 이끌기도

서울과학고, 카이스트, 미국 하버드대 졸업의 화려한 이력을 가진 교육벤처사업가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지난해 12월27일 한나라당 최연소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됐다.

이 위원은 비대위원직 수락 이유에 대해 “처음엔 정중히 거절했지만 지난 주말 박근혜 위원장이 직접 연락이 왔다”며 “청년층 문제와 관련해 (제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은 “제가 들러리를 서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비대위 참여를 결정했다”며 “젊은 층과 소통을 위해 고지식하게 정책을 많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최연소
비상대책위원 선임

이 위원은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하 배나사)’ 활동 과정에서 박 위원장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 2007년 5월부터 저소득층 학생들을 상대로 무료 과외를 해주는 대학생 봉사단체인 배나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경제학·컴퓨터과학 전공) 졸업을 앞두고 서울과학고 동문 홈페이지에 ‘우리가 배운 지식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고 제안, 동문 7명과 함께 배나사를 발족시켰다.

배나사는 서울 용산구청의 도움으로 중학교 교실을 빌려 중학생 20여명을 상대로 무료 과외를 시작, 현재 8개 교육장에서 4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2010년 가을엔 박 위원장이 배나사 마포교육장을 직접 방문, 수업을 참관하기도 했다.

이 위원은 올 초 창업한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의 대표로서 낮에는 회사일을 하고 야간엔 무료과외 봉사활동을 한다. 이 위원은 “세상 누구나 배울 권리가 있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없는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지론에 따라 클라세스튜디오를 창업했다. 여기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온라인 학습지도도 한다.

한나라당 내에서 ‘젊은 아이콘’으로 통하는 홍정욱 의원은 이 위원에 대해 “젊은 나이에 벌써부터 나눔과 베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사회활동을 시작한 것이 보수세력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에 젊은 쇄신 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위원이지만 그에 대해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이 위원이 1년 여간 남긴 트위터글을 통해 그의 성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해 말부터 트위터를 시작한 이 위원은 대체적으로 친한나라당 성향을 보였다.

이 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자수성가형 인물로 평하며 이른바 ‘해봐서 아는데’ 어법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사실 대통령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난 자수성가형”이라며 “가끔 보면 다수가 빈정대면서 넘겨버리는 그의 발언들이 곱씹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해 봤는데’ 어법을 비판하는 사람은 과연 찢어지게 가난해본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무상급식 논쟁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친환경 무상급식 찬성파’들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 위원은 무상급식 찬성파에 대해 “무상급식 앞에 ‘친환경’ 자를 갖다 붙여서 여론몰이 하는 건 이해가 안된다. 차라리 ‘원적외선 바이오 맥반석 은나노 항균 저탄소 자기주도적 친환경 e-무상급식’이라고 하지 그러냐”고 비꼬았다.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에게도 불신을 나타냈다. 이 위원은 “나는 천안함 사건 관련 얘기에서 사안과 관계없이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 아저씨랑 이종인 잠수 기술자 아저씨가 맞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선 틀렸다고 보기로 작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군인이 무섭다고 했던가. 나는 요즘 정치과학자가 더 무섭다. 그들은 지금까지 순수한 이공계 원로들이 보여준 모습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여론을 좌지우지한다. 광우병, 천안함, 구제역, 원전...” 이라면서 광우병, 천안함, 구제역, 원자력발전 등에 비판적인 과학자들을 정치과학자라고 대놓고 비판했다.

시위하는 철거민들에
“미친놈들” 논란

방사능비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누리꾼들에게도 불신을 보이며 “덜 성숙한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이 위원은 “어떤 사람들은 끝없이 유의미한 수준의 방사능비가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주술적인’ 트윗을 계속 올리고 있다. 어차피 비 맞아도 별 문제 없는 건 아는데 정부를 까야 될 기회를 찾아야 되니까. 덜 성숙한 사람들 같으니라고…”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단 자살사건을 과도한 교육정책 탓으로 보도하는 언론 보도에도 불만을 내비쳤다. 이 위원은 “이번 카이스트 학생 자살 관련 얘기를 들으면서 등록금 학점 연동제나 영어 강화교육, 입학 사정관제가 사실 무슨 연관성이 있나 싶은데 다들 공격하고 싶은 건 그건가 보다”라고 했다.

이어 이 위원은 자신도 영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미국에서 대학을 다녔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 학점 2.8이하로 받으면 한학기 등록금 6만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는 스트레스에 영어 때문에 죽도록 힘들어 하고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하고 덤으로 과학고-비과학고 위화감보다 더 심한 미국인-외국인 위화감을 겪으면서 학교를 다녀본 1인의 생각이랄까”라고 해명했다.

철거민들의 시위에 대해서는 “미친놈들”이란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 위원은 “전철연이 얼마나 정의로운 단체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달 넘게 서초2동 전역을 쩌렁쩌렁 울리면서 시끄럽게 하는 건 진짜 미친놈들이 아닌가 싶다”며 “경찰서에 ‘저 사람들 그만하게 못하나요?’ 그랬더니 ‘고갱님, 그곳은 집회 허가 지역이 아니고, 주간에 80데시벨까지는 집회 소음이 허용됩니다. 저분들은 그런 법규정을 잘 알아서 79데시벨에 맞춰놓고 하시는 겁니다.’ 아... 시위꾼이 없다는 말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언급 살펴보니 대체적으로 친한나라 성향
연일 거침없는 발언 토해내면서 논쟁 끊이지 않아


이 위원은 ‘최연소’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소속과 지위를 막론하고 거침없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위원의 발언은 당장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굴욕’을 안겼다. 이 위원은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회사 사무실에 포장된 채로 놓여 있는 난(蘭) 이 있기에 확인해 봤더니 이 대통령이 보낸 것이었다”며 “(난을) 다시 싸서 집어넣고, 후배들에게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성의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우회적으로 내보인 것이다.
앞서 ‘119 장난전화 논란’에 휩싸였던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비판했다. 이 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권위주의를 탈피하지 못한 분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높은 위치에 올라간 분들 중에서 풀려 보이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밝혀 정가를 술렁이게 했다.

이 위원은 또 하버드대 동문인 강용석 무소속 의원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 위원은 “트위터에서 ‘강용석 의원과 쌍두마차가 되어라’는 덕담에 꼭지가 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강 의원이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상식을 벗어난 것 같다”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냈으며 이후에도 직·간접적으로 설전을 이어오고 있다.

동문 강용석엔 “꼭지 돈다”
전여옥 향해 “배신자”

이처럼 어디로 튈지 모를 럭비공 같은 돌출발언을 연일 토해내는 젊은 비대위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당내에서도 일찌감치 제기됐다. 당장 전여옥 의원은 뇌물 및 구속 전력이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을 비판하며, 이 위원은 김 위원의 전력을 숨기기 위한 ‘들러리’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 위원은 전 의원을 “배신자”라고 폄훼하며 응수했다.

이 같은 이 위원의 행보에 대해 여론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에 진짜 변화가 시작됐다는 긍정적 평가와 이 위원의 영입 의도에 의문을 품는 부정적 의견이 맞부딪치고 있다. 이 가운데 부정적 의견은 이 위원이 야당 의원들을 존경하는 의원으로 꼽거나, 이 정권에 비판적인 ‘나꼼수’에 의미를 두는 듯한 발언을 내놓는 데 대한 평가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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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