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퀸’ 최지우 연기력 논란<밀착해부>

“가슴앓이도 했는데 이제 그만 잘봐주심 안되나요?”

“너무 멜로를 하고 싶었고 멜로에 굶주렸다. 멜로를 하고 싶었던 차에 연애의 설레는 감정을 다시 느껴보니 너무 좋았다.” 오는 12월10일 첫 방송되는 SBS 드라마 <스타의 연인>(극본 오수연·연출 부성철)으로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한류스타 최지우가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최지우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그리고 인기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광고모델로서 가장 각광받는 연기자다. 하지만 그녀에겐 하나의 아킬레스건이 있다. 외모와 인기에 비해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대중의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은 그녀가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대중과 만날 때 계속 제기되고 있다. 최지우 역시 이 부분을 의식하고 있다. ‘연기력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한 최지우가 자신의 전공 분야인 멜로 연기를 통해 ‘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멜로 퀸’ 최지우가 전작 <에어시티>의 실패를 딛고 안방극장에 재도전한다. 1994년 MBC 공채 탤런트 23기로 데뷔한 최지우는 1996년 KBS 드라마 <첫사랑>에서 배용준과 커플로 등장하면서 비로소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최지우가 주연으로서 도약한 시기는 2000년 즈음. 그해 드라마 <신귀공자>, <진실>에 이어 2001년 <아름다운 날들>에서 연달아 주인공을 맡으며 네임밸류를 높였다. 그리고 2002년, 6년전 <첫사랑>의 배용준-최지우 커플은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다시 연인으로 등장했고 빅히트한 드라마의 성공과 함께 일약 톱스타 대열에 올라섰다.
<겨울연가>를 필두로 일본 내 한류열풍이라는 용어가 급속도로 퍼져갔고 ‘욘사마’ 배용준과 더불어 최지우는 ‘지우히메’라는 애칭과 함께 ‘한류스타’로 발돋움했다. 그 이후 2004년 <천국의 계단>의 히트로 다시 한 번 그녀의 인기는 국내외로 확인 받았다. 그러나 최지우는 확실한 인기 이면에 불명확한 발음과 부족한 연기력으로 많은 질타를 받아왔다.
데뷔 15년차인 지금도 여전히 ‘연기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천국의 계단> 이후로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가 힘들어진 것 또한 그녀의 행보가 너무 일본 쪽의 수익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60억원이 투입된 대작 MBC <에어시티>로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했지만 시청률 10%대에 머무르며 평단과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최지우를 언급할 때 반드시 나오는 것이 연기력에 대한 문제다. 연기력의 문제에서부터 이에 대한 최지우의 인식, 연기력에 대한 가치부여에 대한 논란에 이르기까지 연기력을 둘러싼 관련 내용들이 대중매체를 장식하고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제 최지우 하면 그녀의 빼어난 외모와 함께 연기력에 대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지우는 왜 연기력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될까. 하나는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연기력의 문제 때문이고 또 하나는 연기력의 확장과 캐릭터 소화력의 확대 등이 이뤄졌음에도 빼어난 미모에 가려 평가되지 못하는 측면이다. 두 가지 모두 미모를 압도하는 연기력을 가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스타로서 대중의 인기를 발판으로 높은 상품성을 유지하는 데에는 연기력이라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살아가려고 한다면 반드시 미모를 압도하는 연기력을 갖춰야 한다.
최지우처럼 빼어난 외모를 지녔음에도 끊임없이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여자 스타들은 적지 않다. 김태희, 고소영, 송혜교 등 많은 스타들에게 빼어난 외모에 대한 찬사만큼 연기력에 대한 찬사는 보이지 않는다.

1년 만에 <스타의 연인>으로 안방극장 컴백… “멜로에 굶주렸다”
연기력 넓혀 ‘청순가련’ 통하지 않을 나이에도 계속 봤으면 바람

물론 스타 부상 여부는 연기력과 관련이 없을 수 있다. 외모나 캐릭터 그리고 사적 생활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창출하고 시대의 트렌드를 담보하는 아이콘을 형성하며 상품성을 높일 때 스타가 된다. 여기서 연기력의 가중치는 크지 않다.
최근 들어 “얼굴만 예쁘면 그만이지, 연기력을 왜 따지나”라는 댓글에서 알 수 있듯 드라마나 영화의 연기자를 캐스팅 할때나 연기자를 평할 때 외모가 연기력을 앞선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출중한 미모를 가진 여자 스타들은 대부분 인터뷰 시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한다.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스타들의 입에서 나오는 약속이나 한 듯 나오는 소리가 “스타이기보다는 연기 잘하는 배우이고 싶어요”다.

그렇다면 빼어난 미모는 연기력 부족과 등식일까. 그렇지 않다. 빼어난 외모를 지녔지만 뛰어난 연기력을 과시해 드라마나 영화의 완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스타성을 배가시키는 연기자들도 많다. 김희애나 채시라, 심은하의 경우, 신인시절부터 미모와 함께 뛰어난 연기력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외모나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 창출은 스타에게 엄청난 자산이다. 하지만 그 외모와 이미지에 갇혀 연기자로서 탄탄한 연기력을 갖추지 못하면 연기자로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는다.
그동안 빼어난 외모로 대중의 시선을 잡았지만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스타로서 치명적 결함을 지닌 연예인들이 적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연기력 개선이 되지 않아 점차 스타로서 상품성마저 상실되는 스타도 있다.
연기력은 연기자로서 가장 경쟁력 있는 무기다. 외모는 시간이 지나면 그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연기력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유일하게 연기자로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이 연기력이다.

최지우의 연기력에 대한 고민 역시 연기력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일 것이다. 그녀는 외모와 이미지의 강력한 덫에 갇혀 연기력의 내연과 외양을 확대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일부 대중 역시 그녀의 연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외모로만 그녀를 바라보는 것도 연기자로서의 비상에 적지 않은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여배우에게 있어 미모는 결코 연기력을 향상시키고 확장하는 데에 독(毒)이 아니다.
스타로서 대중의 인기를 발판으로 높은 상품성을 유지하는 데에는 연기력이라는 부분은 중요하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살아가려고 한다면 반드시 미모를 압도하는 연기력을 갖춰야한다.
한 기획사의 대표는 “고액 몸값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청자들은 ‘그렇게 돈을 많이 받는다니 과연 어느 정도 연기를 하는지 지켜보자’며 이전보다 더 냉정하게 스타의 연기를 평가하는 것 같다”며 “또 시청자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스타의 이미지만을 살펴봤다면 이제는 스토리와의 연결성, 주변 배우와의 연기 호흡 등 종합적인 관점으로 드라마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배우와 기획사는 네티즌의 연기 품평에 잔뜩 긴장하는 등 예전보다 연기력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드라마 대본이 나오면 곧바로 해당 부분에 대한 개인 연기 교습을 받는 연기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방송관계자는 “최지우가한류를 지속시키고 있는 영향력 있는 정상급 여배우임에는 틀림없다. 언제나 청순가련형의 이미지만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 역시 나름대로 평가받을 가치도 있다. 다만 조금 더 연기의 영역을 넓혀 ‘청순가련’이 통하지 않을 나이에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최지우를 계속 보고 싶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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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19일 사건 발생 10여개월 만이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합의 처리된 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며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요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사건을 초동 조사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서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경찰 이첩 개입 의혹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를 수용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 재석 168명 전원 찬성표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반발해 사실상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원래 본회의 안건에 없었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우선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이번 본회의에 합의되지 않은 법안이 올라가는 것 자체를 반대해 왔다. 당초 김진표 의장도 여야가 합의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서 마지막으로 중재를 시도했지만 5분 뒤 김 의장은 여러 가지로 고려한 끝에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의 마지막 협상도 결렬됐고, 국민의힘에서는 유일하게 자리에 남았던 김웅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방청 중이었던 해병대 예비역연대 법률 자문, 김규현 변호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노년의 해병대 예비역들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야당이 강행 처리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서 규탄대회를 열고 “그간 우리 당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합의 처리하는 조건으로 의사일정에 동의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채 상병 특검법을 애초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면 저희는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이태원법 합의 처리를 통해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고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는데 오늘 의사일정 변경까지 해서 채상병법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시 본회의장을 퇴장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채 상병이 의사일정으로 상정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규탄대회 뒤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한 질문에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국힘 퇴장 속 야당 전원 찬성 조각난 협치···대통령 또 거부?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날 본회의는 이태원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로 잡은 일정인 반면,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상황서 입법을 강행하기 위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본회의 부의를 시도하겠다는 의도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야당의 강행 처리 예고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서 채 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꿔가면서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진상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 자체의 법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미 수사 중인 사안에 특검을 도입하는 배경에 정쟁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서 진행 중인 수사가 끝난 다음, 그 과정이나 결과를 토대로 특검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야당이 특검을 당장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대통령실은 무엇보다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해병대수사단에 수사권이 없어졌기 때문에 야권이 주장하는 ‘수사외압’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병대수사단이 기초 조사는 할 수 있겠지만, 관계자 수십명을 소환하고 연루자가 몇 명이고 하는 것은 법에 규정된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당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의 ‘월권’ 가능성을 지적한 셈이다. “정치적 의도” 대통령실 발끈 또 과거 공수처 설치와 군사법원법 개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특검을 추진하는 모순을 거론하며, ‘참사의 정쟁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분위기다. 이날 정 실장은 “현재 공수처와 경찰서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므로 수사 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공수처와 경찰이 우선 수사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특검 도입 등의 절차가 논의되고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수처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까지 동원해 설치한 기구다. 당연히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것이 상식이고 정도”라며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야당이 단독으로 주도한 이유도 있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수사를 왜곡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관련 정황은 이미 상당 부분 나왔다. 국방부는 사단장 등 고위 지휘관들의 혐의를 축소하려 했고, 경찰에 넘긴 수사기록도 매끄럽지 않은 과정을 통해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율한 흔적도 엿보였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공수처 수사가 1년 가까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야권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과거 대통령실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언급한 사건도 국민적 분노를 유발했다. 지난 3월22일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서 ‘조그마한 사고’로 표현하고 “전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실언한 바 있다. 더구나 공수처는 지난해 8월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인력 부족, 수사 의지 등을 핑계로 현재까지 ‘수사 진행 중’이라는 변명만 되풀이했다. 해병대를 비롯한 국민 여론도 특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눈물 흘린 해병들 왜?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채 상병 특검법 상정과 통과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같은)이런 세력들이 우리나라의 집권여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이 나라의 안보를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국민의힘과 대통령은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외쳤다. 해병대예비역연대에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해병대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국민의힘은)처음엔 ‘독소 조항이 있다’고, 지금은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니 그 수사가 끝난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과거 특검 때에는 (앞서)경찰·검찰이 수사를 안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사실상 가장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방법은 법정 수사 기간을 최대 3개월로 정해놓고 있는 특검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병대 측은 이날 “3개월이 지나면 우리 군은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안보에 전념할 수 있고, 정치권도 채 상병 문제를 일단락하고 지금 산적한 안보, 민생 정책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며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수사를 기다리며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채 상병 문제로 정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은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전원 참석해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 45명은 채 상병 특검법의 상정·통과 여부를 보기 위해 곧장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지난달 3일 본회의 자동 부의 요건을 충족했다. 여야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통한 것이다. 1년 가까이 진척 없는 수사 역풍 뻔한데···용산 선택은? 특검법 통과에 대해 대통령실은 야당을 향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수세에 몰린 대통령실이 야당을 지적할수록 부정 여론만 키우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스스로가 수사 대상이 되는 사안서 ‘협치’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 역풍을 맞게 되는 형국이다. 당장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용산의 뜻을 따를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이 어렵사리 여당 의원들을 단속하더라도 다음 달에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는 궁지에 내몰릴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은 합의 정신을 존중하는 분”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법안들에 대해선 ‘과도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젊은 병사의 죽음’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야권과 언론이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 등 대통령실 연루 의혹을 잇달아 제기한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당의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국회 재표결 시 여당 이탈표도 우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회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의 적극적인 수용을 요구한 데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복잡한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공수처는 특검 출범 여부와 별개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을 회수하고 재조사하는 과정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 등 ‘윗선’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소환조사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수사는 진행 중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2일 오전 9시25분쯤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재조사한 후 혐의자를 축소해 경찰로 넘기는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