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된 선거구 논란 집중분석

8곳 분구 지역 ‘화색’, 5곳 통합된 지역 ‘반발’

[일요시사=이주현 기자]국회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지난 11일 내년 4월 총선 선거구 8곳을 분구하고, 5곳을 통합하는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하자 통합대상 지역구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분구 대상 지역구 의원들은 미소를 띠며 반기는 입장이다. 아직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논의를 통해 최종 확정을 남겨둔 상황이지만 당분간 논란이 뜨거울 전망이다. 이번 통폐합으로 인한 의원들의 반응과 정당별 유?불리 상황을 살펴봤다.

정치개혁특위의 통과하면 의원 302명으로 변경 
미국, 일본 대비 의원수 많아 세금 낭비 지적도    
 

이번에 발표된 선거구 통폐합 획정안은 현재 서울 성동, 부산 남구, 전남 여수 등을 하나로 합치고 대구 달서 갑·을·병과 서울 노원 갑·을·병은 2개 선거구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현재 한 선거구인 경기도 여주·이천, 수원 권선구, 용인 수지, 용인 기흥, 파주 그리고 강원도 원주를 두 선거구로 분구하고, 현재 2개 선거구로 나뉘어 있는 부산 해운대 기장과 충남 천안을 3개로 분할한다는 계획이다

이득 보는 정당은?

이 같은 안이 발표되자 통합 대상 지역구 의원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 남구(갑)의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은 “왜 우리 지역만 정치적 피해를 봐야 하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이기도 한 김 의원은 “인구의 규모에 따라 표의 등가성은 맞춰줘야 한다”며 “부산 남구는 인구가 30만 명이다. 어떤 지역(인구가 적은 농촌 선거구 등을 지칭한 듯)에는 한 사람 표가 어디서는 세 사람 몫이 되면 안 되지 않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서울 노원(병)의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우리 구(노원구)에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유동 인구가 많은 편이다”며 “일정 시점만 기준으로 합구를 정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너무 근시안적인 행정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서울 성동(갑)의 진수희 의원은 “(지역구 한 자리가) 없어지는데, (내년 총선에) 당연히 영향이 있다”며 “불만 수준을 넘어 당황스럽다”고 했다. 이어 “성동구의 경우 주택 재개발로 인해 인구가 감소했다”며 “1~2년 후에 인구가 유입되면 오히려 국회의원을 늘려야 하는데 선거 때마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고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종근 의원도 “대구 달서구의 인구가 60만을 넘는 등 증가 추세에 있는데 불합리하다”며 “합구의 기준이 명확치 않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여수는 여천시와 여천군이 11년 전인 1998년도에 주민과 지방정부의 자율 결정에 따라 여수시로 통합했다”며 “원래 국회의원이 2명이 존재해야 하는 곳인데 이번 획정안은 비수도권이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분구 대상으로 꼽힌 8곳 지역구의 의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박우순 의원은 “지난 9월부터 원주시의회의 주도로 시민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6만여 명의 시민들이 분구를 해야 한다고 서명을 했다”며 “헌법 취지대로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바람직하게 결정을 해준 것”이라고 당위성을 주장했다.

한편 이번 통폐합 획정안에 따른 정당별 유?불리는 어떨지가 자연스런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지방선거 시·도의원 지역별 투표 결과를 대입하면 한나라당은 텃밭인 경기 여주·이천, 부산 해운대 기장갑이 각각 2개로 나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부산 남구 갑·을이 남구로, 대구 달서 갑·을·병이 갑·을로 통합되는 것은 뼈아프다. 지방선거 결과를 비춰 보면 5곳 모두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이번 기준으로는 2곳밖에 얻지 못하게 된다.

민주당은 시·도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경기 수원 권선, 강원 원주가 분할되며 혜택을 보고, 전남 여수와 서울 성동이 각각 1곳으로, 서울 노원 갑·을·병이 2곳으로 통합되면서 손해를 보게 된다.

경기 수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1석씩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경기 파주는 한나라당이 1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하게 된다. 용인 기흥은 3곳의 시·도의원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2곳, 민주당이 1곳을 차지했다.

기흥에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2곳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충남 천안을은 시·도의원 선거구를 어떻게 조합하더라도 선진당이 최소 1곳은 차지할 수 있다.

최종 스코어 한나라당 10석, 민주당 9석, 자유선진당 1석, 무소속 1석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획정안은 분할 대상 지역구 의원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국회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18대 총선을 앞두고도 6곳 분구, 4곳 합구 안을 제시했지만 특위는 3곳을 늘리고 1곳을 줄이는 쪽으로 최종안을 마련한 바 있어 부산남구(을)의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의 정해진 룰을 따르는 거니 최종 결정이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반응 ‘싸늘’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미국은 약 3억명의 인구에 상원 100명, 하원 435명의 의원이 있고 일본은 약 1억2700만 인구에 중의원 480명, 참의원 242명이 있지만 현재 국회의원 수를 30% 감축하자는 방안 추진 중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5000만 인구에 299명도 많은데 이를 또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느냐는 것이다. 당선되는 모든 의원들이 진정 국가발전과 국민을 위하는 올바른 의정활동을 한다면 이런 반응은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고 정치적 입지를 위해 금배지를 갈망하는 의원들이 이제는 뿌리 뽑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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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