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친문 불화설 내막

‘독주 막아라’ 견제구 툭툭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민주당은 이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강한 리더십을 내세운 ‘이해찬 효과’다. 이 대표는 수직적 당청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전환해 당의 존재감을 키웠다. 민주당이 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는 까닭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의 독주를 우려하며 견제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를 향한 견제구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8·25전당대회에 출마해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 대표의 출마 자체만으로 당권 경쟁구도가 출렁였다. 이 대표는 당권을 잡은 이후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는 ‘강한 여당’의 기치를 내걸었다.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행보에 나서면서 민주당은 청와대와의 관계를 유지하되, 할 말은 하는 여당이 됐다. 이 대표의 전임자였던 추미애 대표는 민주당을 이끌 당시 ‘청와대에 끌려 다닌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의 민주당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해찬호 출범
강한 여당으로

이 대표는 취임 후 열린 첫 워크숍서 이전과 다른 여당의 모습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31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 리조트서 민주당 의원 워크숍을 가졌다. 당시 그는 “어제 고위당정회의를 했다. 추석 민생에 대비해 여러 가지 정책에 관한 정부의 보고를 듣고 우리의 의견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부동산 동향이 심상치 않아서 각별히 부동산으로 인한 국민들의 걱정을 완화시키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정부 측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워크숍을 통해 청와대를 향한 지적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전의 민주당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이 대표의 발언은 ‘소신 있는 집권 여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내에서도 새로운 분위기를 맞고 있다. 이 대표 체제 이후 청와대에 가로막혀 계류하고 있는 사안들이 하나 둘 해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그거, 내가 (청와대에) 전화해 끝냈어’라는 이해찬의 말을 듣고 환호한 당직자가 많다”고 전했다.

‘강한 여당’을 내세우는 이 대표 체제가 연착륙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당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면서 여당의 위상을 높였다. 동시에 이 대표는 자신의 존재감도 끌어올리게 됐다. 그간 불거졌던 불통, 건강 이상설, 올드보이 비판 등을 스스로 불식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 취임 이후 당정청 관계는 크게 흐트러지거나 어긋나지 않았다. 또한 이 대표는 전국을 돌며 지역별로 예산정책협의회를 여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힘 있는 여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그의 경륜과 중량감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반면 이 대표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당내 친문(친 문재인) 그룹은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그 연유로 친문 세력들의 이 대표 견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당 대표의 ‘고유권한’인 최고위원 지명에 반기를 들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 내 대표적 친문인사다. 동시에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해체됐던 ‘부엉이 모임’의 일원이다. 홍 원내대표는 추 대표 임기 말에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그 까닭에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친문의 강력한 지지 속에서 당선된 것도 한몫했다.

그는 7·8월 임시국회 때 민주당 선두에 나서며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 합의를 종용하는 등 당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의 존재감은 이 대표의 취임 이후 변화를 겪었다.


이 대표가 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자 홍 원내대표의 무게감은 다소 미약해진 것이다. 당 ‘투톱’으로 평가받는 대표와 원내대표지만 사실상 이 대표 ‘원톱’으로 당이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강한 여당 강조…당청관계 수정
당 전면에 등판, 원내대표와는 삐걱

홍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공식 일정을 제외한 외부 일정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예산정책협의회의 전면에 나선 것도 이 대표다. 통상 예산정책협의회는 원내대표가 주도한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인천시서만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했다. 홍 원내대표의 지역구는 인천 부평을이다. 반면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예산정책협의회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전남, 세종, 충남, 경기, 경남, 부산 등을 돌며 전국 시·도청을 방문했다.

이 대표의 광폭 행보에 우려가 제기됐다. 원내대표의 협상력 때문이다. 정기국회 회기로 접어들면서 여야 간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통상 정당 간 협의는 원내대표가 나서게 된다. 

그러나 이 대표 체제가 공고하게 구축된 상황서 홍 원내대표의 협상력은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홍 원내대표가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홍 원내대표가 지난 정기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이 대표에게 삼고초려까지 하며 부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홍 원내대표가 이 대표와 한 차례 부딪히면서 이들의 경쟁 구도가 조명됐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서 이 대표가 이수진 전 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과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을 최고위원에 지명하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당 대표의 최고위원 지명은 ‘고유권한’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에 반기를 든 것이다. 민주당은 얼마 뒤 최고위를 열어 지명직 최고위원에 홍 전 구청장 대신 이형석 광주 북구을 지역위원장을 최고위원으로 의결했다. 이 전 위원장은 변동이 없었다.

홍 원내대표가 홍 전 구청장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을 두고 두 사람 간의 갈등 관계가 주목을 받았다. 지난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예비경선서 홍 전 구청장은 인천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경쟁자는 박남춘 예비후보였다.

당내 투톱인데…
실상은 원톱?

당시 인천시당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홍 원내대표는 박 예비후보의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에 홍 전 구청장은 “공천관리위원장이 중립 의무를 저버렸다”며 홍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이 사건으로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두 사람 간의 갈등 관계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일 뿐 실상은 다른 곳에 있다고 지적한다. 홍 원내대표의 이 대표 견제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친문 세력의 이 대표 견제로 보기도 한다.

당시 홍 전 구청장의 지명을 반대했던 사람은 홍 원내대표만이 아니었다. 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 역시 홍 전 구청장 반대에 동조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홍 원내대표와 박 최고위원이 친문 세력이면서 부엉이 모임의 멤버라는 사실이다. 

이에 홍 원내대표가 이 대표 체제를 단독으로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세력 간 견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 당직자는 보도된 한 매체와의 통화서 “홍 원내대표는 그냥 넘어가지 않고 할 말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계파 간 견제라기보다 당내 건전한 긴장 관계로 보는 것이 맞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홍 원내대표와 박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지명을 거부한 사안에 이어 당내서도 친문 세력의 결집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친문 세력은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해체된 부엉이 모임을 구심점으로 세력을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계파주의 논란으로 해체된 부엉이 모임은 공개 싱크탱크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특히 새롭게 결성될 모임에는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진표·송영길 의원을 지지했던 친문 인사들이 들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김 의원과 송 의원을 지지했던 친문 인사들이 결집한다면 이 대표를 견제할 세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친문세력 결집
견제? 균형추?

김진표·송영길 의원은 전당대회서 이 대표와 함께 치열한 선거전을 펼쳤다. 김 의원은 선거 당시 이 대표를 겨냥해 “여소야대 상황서 당대표 임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운명을 지닌 당대표가 자꾸 야당을 궤멸 대상이나 혁파 대상으로 느끼게 하는 언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정면 비판했다.

송 의원 역시 이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송 의원은 당시 추 전 대표가 “확신을 가지고 잡고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이 대표를 지지하자 제동에 나섰다. 
 

송 의원은 “당 대표도 특정 후보를 지지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공정해야 할 당 대표 입장으로 좀 더 신경 써 달라는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비판했다.

김 의원과 송 의원은 이 대표를 상대로 협공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전당대회 첫 TV토론회에 출연해 이 대표를 향해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김 의원은 “(이 후보의) 보수 궤멸, 20년 집권계획 같은 불필요한 비판과 논란은 야당과의 소통을 어렵게 만들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이 대표가 비판을 받았던 소통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송 후보 역시 “원팀과 당정청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 후보님과 과연 원활한 소통이 될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전당대회 이후 이 대표는 김 의원을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에, 송 의원을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위촉했다. 민주당 내 원팀을 강조하며 두 의원을 각각의 전문분야에 배치한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과 송 의원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친문 구심점’을 시험하는 자리였던 만큼 두 의원은 검증을 해내지 못한 셈이다. 

송 의원은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해 입지를 다지는 데 그쳤다. 김 의원의 경우 타격이 컸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서 친문 인사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3철' 중 하나인 전해철 의원의 지지를 받은 것도 김 의원이었다. 

전 의원은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게재했다가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친문세력 견제 움직임
당내 새나오는 불협화음

새로 결성될 부엉이 모임이 주목을 받는 것도 그 연유에서다. 두 의원의 참여 여부를 떠나서 그들을 지원했던 인사들이 싱크탱크에 참여하게 된다면 또 다른 친문 세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 여권 관계자는 “송 의원이 86계 의원들과 여러 가지 수를 구성하고 있다. (이 모임도) 그 중 일환”이라며 “재단 설립까지는 아니고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엉이 모임은 친문 세력과 86계의 연합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띠게 될 전망이다. 모임이 결성된다면 이 대표를 견제할 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소위 ‘이해찬 대 부엉이’의 구도다.

반면 견제세력이 아닌 당내 균형추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최근까지 이 대표가 보였던 광폭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이다. 당이 대표 1인 체제로 기울 가능성을 차단하고, 부작용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견제 자체를 시기상조라고 본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당권을 잡았다. 대표에 취임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았다. 또, 이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여당의 위상과 당 내 분위기가 상당 부분 변화했다. 

당 내외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 대표를 향한 견제가 이른 시기부터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이 대표는 민주당 창당 63주년을 맞아 ‘힘 있는 여당’을 넘어 ‘힘 있는 민주당’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민주당 창당 63주년 기념식서 “63년간 달려온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키고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며 “앞으로 대통령 열 분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창당 기념일은 1955년 9월18일이지만 남북정상회담 일정으로 올해 창당 기념식을 하루 일찍 앞당겼다. 이 대표는 이 자리서 “민주당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유일한 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은 대립과 갈등을 평화와 공존의 현대사로 바꾸는 매우 중요한 행보”라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헤쳐 나가는 민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조성된 한반도 평화 무드에 민주당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역할 재차 강조
갈등보단 원팀

이 대표는 창당 기념식서 민주당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향후 이 대표가 나아갈 방향과 그 궤를 같이 할 공산이 크다. 이 대표는 여당으로서의 민주당과 정당으로서의 민주당을 강조했다. 

또, 대통령 당선을 거론한 것은 하나 된 민주당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의 공언은 당이 하나가 됐을 때를 전제로 한다. 이 대표의 말처럼 민주당이 당내 갈등 없이 원팀으로 명맥을 이어갈지, 당내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해찬의 집권 50년론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 창당 기념일서 ‘집권 50년론’을 주창했다. 남북정상회담 하루 전 시행된 기념식서 나온 발언이었다. 앞서 제시한 집권 20년론보다 30년 앞섰다. 이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집권 20년론’을 제시했고, 지난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선 ‘20년 집권플랜’을 제시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권력 욕심 부릴 시간에 민생에 집중하는 여당 대표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필요하게 오만하고 독선적으로 비치는 발언을 자꾸 내뱉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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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