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대형트럭 자율주행 국내 최초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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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8.24 11:40:01
  • 호수 11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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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로 여는 물류 혁신 ‘신호탄’

현대자동차㈜가 화물 운송용 대형 트레일러 자율주행차량으로 의왕-인천간 약 40km 구간 고속도로 자율주행에 성공하며 또 다시 미래 혁신기술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입증했다.

트레일러가 결착된 대형트럭이 국내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대형트럭에 대한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물류산업 혁신을 견인해 대한민국의 물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대형 교통사고 발생을 획기적으로 저감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차는 이번 대형 트레일러 트럭의 자율주행 기술 시연 성공을 시작으로 군집 주행과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트럭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번 시연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3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트레일러가 연결된 최대중량 40톤급 엑시언트 자율주행차 1대로 진행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말 이 차량에 대해 대형트럭으로는 처음으로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증을 발부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트럭의 물류산업 영역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협업해 실제 해외로 수출될 부품을 싣고 달리는 시나리오를 택했다.

현재 자율주행 트럭이 운행 가능한 도로는 부곡IC부터 서창JC까지 이르는 영동고속도로 29km와 서창JC부터 능해IC까지 제2경인고속도로 11km 구간이다.

이 코스는 현대글로비스 부품 운송 차량들이 인천항으로 향할 때 가장 많이 운행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자율주행 트럭은 현대글로비스의 아산KD센터에서 중국으로 수출될 차량 부품을 실은 뒤 일반 주행으로 의왕 컨테이너기지를 지나 부곡IC를 통해 영동고속도로에 올라탔다.

부곡IC를 통과하자 알림음과 함께 별도 스크린에 '자율주행 가능 도로에 진입하였습니다. 자율주행을 원하시면 버튼을 눌러주세요'라는 팝업창이 뜨고,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면 자율주행 시스템 작동이 시작됐다.

교통 흐름 연계한 차선유지, 터널 통과 등 Level 3 수준의 기술 구현
차체 길고 중량 커 승용형 자율주행차 대비 난이도 高, 앞선 기술력 입증
군집주행 이어 운전자 개입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 박차

엑시언트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의 자연스러운 교통흐름과 연계한 차선 유지 ▲지능형 차선 변경 기능 ▲앞 차량 차선 변경 인식 대응 ▲도로 정체 상황에 따른 완전 정지 및 출발 ▲터널 통과(2개) 등 기술을 안정적으로 선보였다.


단, 영동고속도로에서 제2경인고속도로로 갈아타는 서창JC 구간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도록 했다. 서창JC를 지나면 다시 목적지인 능해IC까지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됐다.

이날 대형트럭은 자율주행을 통해 총 1시간여 동안 40km 거리를 완주하는데 성공했다. 대형트럭의 고속도로 상 최고 제한속도 90km/h도 철저히 준수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 기술 경쟁력 제고 및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연구개발 조직을 혁신하고 첨단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해 왔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시연 성공에 그치지 않고 향후 부산 등 다양한 지역과 도로에서 대형트럭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면서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전사적인 개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자율주행 시연 성공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물류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다른 일반 차량들을 고려해 JC나 톨게이트 등에서 운전자가 수동으로 운전하고 있지만 향후 점진적인 기술고도화 과정을 통해 레벨4 수준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트럭, 기존 자율주행 기술과 차별화된 센싱, 판단, 제어기술 대거 적용
대형트럭에 최적화된 10개 센서 등 통해 돌발상황에 안정적 대처 가능

인천항 방향의 고속도로는 평일에도 수출 물동량이 많아 도심 도로 못지않게 교통량이 많은 편이다. 또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트레일러가 결착된 대형트럭은 일반 준중형급 승용차 대비 전장은 약 3.5배, 전폭은 1.4배, 차체 중량은 9.2배(비적재 기준) 가량 커 더욱 고도화되고 정밀한 자율주행 제어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기존 자율주행 기술과 차별화된 센싱 기술을 비롯해 정밀지도, 판단, 제어기술 등을 대거 적용했다.

우선 ▲전방 및 후측방에 카메라 3개 ▲전방 및 후방에 레이더 2개 ▲전방 및 양측면에 라이다(Lidar) 3개 ▲트레일러 연결 부위에 굴절각 센서 1개 ▲GPS 1개 등 총 10개의 센서가 적용돼 주변 환경을 빈틈없이 인식한다.

각 센서들은 기존 자율주행 승용차에 적용됐던 것들과 성능은 유사하지만 대형트럭에 맞춰 최적화된 구성으로 변경했다. 특히 굴절각 센서는 차체와 트레일러 사이의 각도 변화를 실시간 파악함으로써 차량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각각의 센서들로부터 입수한 데이터들은 정밀지도와 결합돼 전자제어 시스템으로 보내진다. 전자제어 시스템은 상황별 정확한 판단을 내린 뒤 가감속, 조향, 제동 등을 제어하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다양한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량을 꾸준히 운행하면서 판단, 제어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승용형 자율주행차 대비 구현 난이도가 높은 대형트럭에서도 각종 돌발상황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했다.

조향 제어를 위해 현대모비스가 신규로 개발한 시스템도 탑재됐다. 이 조향 제어 시스템(MAHS : Motor Assist Hydraulic Steering)은 전자제어 장치가 내린 판단에 따라 자율주행 대형트럭의 조향 각도를 정밀하게 제어한다.

운송 최적화 및 효율화로 물류산업 혁신 견인, 교통사고 저감 극대화 기대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 대한민국 물류산업 경쟁력 강화 계기 될 듯

자율주행 대형트럭의 등장은 물류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전망이다.

물류는 과거 전통 산업 이미지를 벗고 자율주행, IoT, 모빌리티 기술 등과 결합해 미래 첨단 기술 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업종 중 하나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로, 물류 산업의 최적화와 효율화를 꾀함으로써 물류 혁신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자율주행 화물트럭이 상용화되면 교통사고율을 현저히 낮출 뿐 아니라 정해진 시간대에 정확한 운송이 가능해져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자율주행 시스템은 최적의 속도와 가속력을 유지하도록 설정돼 있어 장거리 운송 원가 중 1/3을 차지하고 있는 연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배출가스를 감소시켜 대기환경 개선에도 일조한다.

더욱이 화물차 운전자들의 업무환경이 크게 개선돼 고된 장거리 운전 업무에 대한 기피 현상도 사라지게 된다.

물류 업계에서는 선두 차량의 이동구간을 뒤따르는 차량이 그대로 추종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이는 군집주행 기술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제한된 조건에서 군집주행 시연을 시작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여, 2020년 이후 대형트럭 군집주행 기술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의 화물 배송을 연계한 자율주행트럭 시연 성공은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물류 운송에 활용되고 상호 발전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향후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물류 산업에 도입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자율주행 대형트럭은 교통사고율을 현저히 낮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성숙한 교통문화를 조성하는데 기여한다.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전체 교통사고에서 화물차 사고는 10.8%로 승용차(53.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또한 전체 교통사고에서 사망사고 비율은 1.9%에 불과하지만, 화물차 사고의 경우 3.7%에 달하는 등 대형사고의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특히 화물트럭 기사의 경우 장거리 운전이 많은 데다가 야간, 새벽 운행도 잦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피해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대형 화물차에 적용될 자율주행 기술은 주변 상황을 빠르게 인지해 회피 또는 충돌 위험을 저감할 뿐 아니라 운전자의 피로도도 감소시켜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되는 교통사고를 현저히 낮춰 인명 피해는 물론 연간 수십조에 달하는 금전적 손실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시판 중인 대형 트럭 및 버스에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을 선제적으로 탑재해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엑시언트에 FCA(전방충돌방지보조), SCC(스마트크루즈콘트롤), LDW(차선이탈경보)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유니버스에는 FCA와 LDW를 전 차급 기본 적용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시내 도로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성공시킨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넥소와 제네시스 G80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서울-평창간 고속도로 190km 자율주행을 시연한 바 있다. (본 기사는 홍보성 광고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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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