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있었기에 생목숨 버리려 했을까?

울산 현대미포조선 노동자 자살소동 전말

지난 11월14일 오전 6시40분께 울산 현대미포조선 근로자인 이홍우(38)씨가 회사 건물 4층 난간에 목을 매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3월 사내에서 다쳤을 때 주치의 소견과 목격자 진술이 있었음에도, 사측이 고의로 사고를 낸 것처럼 보고서를 작성해 산재처리마저 못 받도록 했으며, 최근에는 사내 하청기업이었던 용인기업 해고자들의 복직촉구 캠페인을 벌였다는 이유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통제해 피해를 봤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건 전말을 취재했다.

현대미포조선 협력업체 노동자 부당해고에 감시통제까지
사측 부당한 횡포에 항의해 회사 난간에 목매 자살 시도

현대미포조선이 사내 협력업체인 용인기업 근로자 30명을 해고한 것과 관련 기존 판결을 뒤엎는 대법원의 판결이후, 노사 간 극한 대립이 지속되면서 근로자가 자살소동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1심과 2심판결에서는 미포조선과 용인기업의 직접적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난 7월 대법원은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현대 미포조선은 부산고등법원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최종결과가 나올 때 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대법원의 판결이 사실상 최종판결이나 다름없는데 6년 가까이 재판을 끌고 온 것도 모자라 몇 개월 동안이나 고의로 복직을 늦추고 있다”며 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던 중 부산고등법원이 심리 중인 미포조선 사내 하청기업 용인기업의 해직자 복직문제와 이와 관련해 사내투쟁을 벌이던 김 모 의장을 회사가 지난 13일 사규 위반으로 징계한 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이홍우씨가 자살을 시도했다.

근로복지공단에 압력행사?
산재보고서 허위작성 쟁점

사건 직후 이씨는 사측 안전관리요원들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뼈에 심각한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부러진 뼈 때문에 신경이 눌려 전신이 마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위급한 상태다.


사건이 확대될 기미가 보이자 사측은 “노동계의 주장처럼 현장노동조직을 탄압한 적이 결코 없으며, 김 의장이 집시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 등 사규에 저촉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하등의 문제가 없다”며 기자회견을 하는 등 적극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씨는 지난 3월 일과를 마치고 이동하던 중 사무실 앞 계단에서 넘어져(선실의장팀 박성진 진술서 있음) 사내 부속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내 의사는 담 종류라고 설명했지만 이후 통증이 지속되자 인근 병원에서 MRI 촬영 후 ‘상견관절의 상부 와순 손상’이라고 진단 받고 기존 질환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서를 받았다.

이를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산재요양 불승인처분을 통보받고, 불승인처분을 납득할 수 없어 산재보험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해 현재 계류 중에 있다.

11월11일에도 원래는 크레인으로 해야 될 작업을 이씨 등 4명의 근로자들이 수작업을 하면서 다친 후 12일 통증이 계속 돼 물리치료 받을 것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담당 팀장은 “치료는 무슨 지료냐”며, “너 좋아하는 투쟁이나 하라”는 식으로 비아냥거리고 물리치료를 거부했다는 것.

이외에도 노동계는 용인기업 해고자 복직이행 촉구 시위를 벌이면서(중식시간 12~13시) 김성만, 김순진, 이홍우씨 등에 특근 및 잔업 통제와 함께 시간체크 및 중점 관리 지시가 내려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 측이 사고경위를 진술하는 산업재해 보고서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하면서 ‘고의 산재처리 요청자’라고 기입해, 이씨가 피해를 보도록 영향력을 끼쳤다는 점이다.

울산 근로복지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조선업은 특성상 사망사고에 따른 산재율이 높은 편이며 보험율도 보통 57/1000가량 적용되고 있어 매우 위험한 직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산재사고 내용은 회사 측이 회사 입장을 고려해 작성한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번처럼 ‘고의 산재처리 요청자’라고 명시해 보고서를 제출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씨의 경우 퇴행성 질환으로 재해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공단소속 의견이 반영됐기 때문에 최종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봉 6천만원 받던 사람이
2천만원 받으려고 아픈 척?

근로복자공단에 제출된 사측 사고내용에는 ‘3월22일 이후 6월3일 진단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팀 반장 및 당당과장에게 통증 호소 및 사고 내용에 대한 보고서가 없었던 점과 사내 진료기록 외에는 참고할 만한 진료기록이 없어 산재처리 건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진술했다.

회사 측이 밝힌 미포조선의 15년차 현장직 근로자 연봉은 6500만원 정도다. 이씨는 8년차로(7년11개월) 접어들면서 같은 연차의 근로자들은 평균 연봉은 6000만원 정도를 수령하고 있다.

산재 발생 시 근로복지 공단은 근로자의 3개월 급여를 합산, 평균을 내 평상시 급여의 70%가 지급하고 회사는 이와는 별도로 18만원 정도를 더 지급한다.

회사는 이런 이유로 들어 이씨의 경우 그동안 성실하게 근무했다고는 볼 수 없고, 상습적인 산재처리 신청자라고 단정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근로공단에 학인한 결과 이씨가 산재처리 후 3개월 동안 받은 금액은 고작 500만원대다.

특근을 할 경우 회사는 일일 급여대비 250%가 지급하고, 잔업 시 시간당 1.5배의 급료를 책정하고 있어 큰 문제가 있지 않고서는 특근과 잔업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게 동료들의 의견이다.

회사 측이 밝힌 이씨의 평균잔업 시간은 26.4시간으로 (6,7,8월 휴직) 다른 근로자가 보통 60시간대인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씨가 노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잔업과 특근을 기피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딘가 설득력이 약해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노동계는 사건 당일 이씨에 대한 사측의 무리한 강제진압이 돌출행동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선실 의장부 부서장과 담당 반장의 설득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박모 상무가 안전 관리자들의 무시하고 강제진압을 목적으로 하이랜드카를 올리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 했다는 주장이다.

노동계는 녹취기록 내용을 밝히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며, 사측은 사실이 왜곡됐다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건 당일 간곡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이씨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서 어떠한 행동으로 이어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단순한 돌출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강제진압 놓고 양측 공방
“강제진압이 자살 부추겼다”

회사 측은 사건 직후 급히 환자를 구호한 뒤 병원으로 후송 하는 등 돌발사고에 대비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안전조치를 취했으므로 회사 측 입장도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노동계의 녹취기록에 맞서 사측도 현장기록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있긴 하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금속노조와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18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기업 해고자들의 즉각적인 복직’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미포조선 용인기업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11일부터 서울에 상경해,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 사무실, 국회 앞, 한나라당사 앞 등지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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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