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마지막 국감’ 잠룡들의 ‘대선 전초전’ 된 내막

‘국감스타’ 등극하면 ‘대권고지’ 유리하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18대 마지막 국정감사의 막이 올랐다. 내년 대선을 앞둔 잠룡들에게는 정책기조를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장(場)으로 여겨지며 국감이 ‘대선 전초전’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특히 ‘안철수 신드롬’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잠룡들이 이번 국감장에서 존재감 부각을 벼르며 ‘국감스타’ 등극을 노리고 있다. 때문에 세간의 이목이 잠룡들이 풀어놓는 보따리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눈치다.

여야 잠룡들 자신만의 색깔로 존재감 부각시키기 주력
기재위 박근혜 ‘미시정책’ vs 손학규 ‘거시정책’ 승부수

본격 선거철을 앞두고 진행되는 18대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정국 주도권을 잡기위한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잠룡들이 국감에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자신의 색깔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는 등 본격 대권행보에 시동을 걸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4?27재보선에서 분당대첩을 승리로 이끌며 국회입성에 성공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같은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이다. 때문에 여야 유력 잠룡인 두 사람은 자연스레 대결양상을 보이며 사사건건 비교되어 왔다. 이번 기재위 국감에서 만나게 될 두 잠룡들의 ‘빅매치’는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이다

박-손 빅매치
정책대결 펼쳐

특히 본격적인 국감에 앞서 박 전 대표는 “9월 국정감사에서 여러 가지 정책을 발표할 것이다”고 선언하며 국감의 기대감을 증폭시킨바 있다. 그동안 정책 마련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온 박 전 대표는 ‘생애 맞춤형 복지’를 강조해왔다. 게다가 최근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이 서강대를 명예퇴직하면서 연구원 활동에 몰두하고 있어 박 전 대표의 정책들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고조되고 있다. 

국감 첫날인 지난 19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재위의 기획재정부 국감장에서 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질의순서 또한 각각 6번째와 7번째로 이어지며 자연스레 비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두 사람 모두 민생 안정을 우선순위로 복지와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은 같지만 방법론에 있어 박 전 대표는 근로장려세제의 확대와 맞춤 복지 서비스 등 ‘미시적 정책’을 강조한 반면, 손 대표는 ‘거시적인 틀’에서 현 정부의 정책 방향 변화를 주문하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무엇보다 이번 첫 국감에서 자신들의 정책과 비전,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박 전 대표였고, 주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했던 손 대표였기에 이전까지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잠룡들 모두 질의시간을 초과했지만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은 제지하지 않고 질의를 마칠 수 있도록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평소 딱딱하기로 소문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두 잠룡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자세를 보여 이채를 띠기도 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근로빈곤층의 ‘고용’과 ‘복지’를 강조했다. 그는 과거처럼 복지와 고용이 따로 가는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복지와 고용이 연결된 프로그램을 잘 설계해 성장, 고용, 복지의 선순환 구조가 잘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에 시각차
MB정부 비판


또 박 전 대표는 근로장려세제(EITC) 대상자에 차상위계층 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들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들은 문제점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수급자들이 일자리를 구해서 노동시장에 들어가는 순간 수급자로서의 급여 혜택이 없어져 두려움이 크다”며 “기초보상제를 통합 급여에서 개별 급여로 바꿔 소득이 늘어도 개인마다 필요한 급여는 맞춤형으로 일정기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감 이틀째인 지난 20일 세제분야 감사에서 박 전 대표는 불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축소하여 복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SOC 투자인 4대강 사업에 대해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복지 등 의무 지출을 제외한 재량 지출은 일괄적으로 10% 축소를 하고, SOC 투자에서 추가로 10% 정도 지출을 축소하는 등 세출 구조조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에 뒤질세라 손 대표도 “성장으로 분배와 안정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손 대표는 현 정권의 경제철학인 MB노믹스를 개발도상국 단계에나 적합한 구시대적 개념이라고 보고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토건경제, 대기업 규제완화, 고환율 저금리 정책으로 대표되는 수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몽준‧정동영, 장관에 목소리 높이며 언론 집중 조명 
장관에서 의원으로 복귀 ‘왕남’ 이재오 국감서 신고식

그는 또 747정책이 우리 경제구조를 취약하게 만들어 정부부채와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부동산 구조조정도 늦어졌다고 평가하며 이를 위한 대응 방안으로 경제 안정화 정책과 경제구조 개혁을 꼽았다. 손 대표는 “물가는 통화정책으로 안정시키고 고용은 정시 퇴근제, 휴가 확대를 통한 일자리 나눔을 통해 일자리와 삶의 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제구조도 경제 민주화를 통해 재벌 경제 집중화를 낮추고, 복지를 통해 고용 창출 및 소득분배 개선 등 성장과 복지가 병행돼야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경제운용의 틀을 성장위주에서 내수와 민생안정을 기해 성장과 사회통합의 조화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대기업에 대한 감세정책과 성장정책에 상응한 투자 증가가 이뤄졌나, 소득과 일자리 증가를 가져왔나”라면서 “복지확대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서는 19.3% 수준인 조세부담률을 부자감세 이전인 2007년의 21~22% 수준으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는 대신 조세 부담을 높여나가는 게 신뢰받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18대 국감에서 누구보다 가장 눈에 띈 잠룡은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였다. 정 전 대표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감 도중 반말과 호통으로 일관하며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추궁해 논란이 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것.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최근 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를 비판하며 존재감 띄우기에 열을 올리는 있는 과정과 맞물려 국감 행보 역시 정부와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반말 질의 MJ
각 세우며 부각
 

외교통상부 국감 첫날 정 전 대표는 김 장관에게 내년 3월에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의 개최 시기를 문제 삼았다. 정 전 대표는 “핵안보정상회의(3월27일)가 총선(4월11일) 직전에 열리는데 정치적 시비에 휘말릴까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이 “의장국이니만큼 정상들이 참석 가능한 기간을 채택하는 것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며 “외교문제와 국내정치를 결부시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정 전 대표의 목소리가 격앙되며 “그게 무슨 궤변이야, 초등학생이라도 상식에 안 맞는 짓 아니겠냐, 말이 돼?”라며 “외교부는 말이야, 국내정치와 관계없다는 게 자랑이 아냐, 지금 장관 이 자리에서 궤변 늘어 놓는거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거야?”라고 반말 조로 김 장관에게 따졌다.
하지만 다시 질의차례가 돌아왔을 때 정 전 대표는 공식사과를 전하며 반말 질문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감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노동사태 해결에 심혈을 기울이며 현장밀착형 정치를 구사하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앞서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도 노동자를 대변하며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였다.
이어 지난 20일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정 최고위원은 삼성백혈병의 산재를 집중 추궁하며 신영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의 거짓말을 폭로했다. 지난 6월 23일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피해자가 처음으로 ‘산재’ 인정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한 것을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직접 녹취록을 들고 나와 삼성 백혈병 판결이 있은 뒤 열흘 뒤인 7월4일 삼성과 항소문제에 대해 대책회의를 벌여 항소를 준비했음에도 이후 3일 뒤인 6월7일 공단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족을 만나 항소심과 관련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고 항소하면 사전에 알려주겠다고 말한 것.

확실한 색깔 DY
‘왕남’ 국회 복귀


이에 정 최고위원은 “근로자의 재해보상과 보호를 위해 일해야 할 근로복지공단이 힘없는 노동자를 상대로 사실상 삼성법무팀의 역할을 수행한 것은 근로복지공단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 것이다”며 “항소서를 제출하고 난 후 유족들에게 그렇게 말한 것은 기만이 아니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임장관에서 국회로 복귀한 이재오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으로 신고식을 치르며 ‘왕남’의 귀환을 알렸다. 지난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감에서 그 역시도 ‘복지’를 화두로 운을 떼며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요양기관의 진료비 허위부당청구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전산·서면심사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며 현지 조사를 게을리하거나 처리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행위는 공직자로서 일종의 부패"라며 현장에서 직접 뛰며 심사를 진행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어 그는 “실제 요양기관 현장에서 직접 살펴보면 불필요한 지출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며 “일년간 각종 부패로 인해 거둬들이지 못하는 세금이 15조원에서 최대 88조원에 달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 같은 지출을 줄여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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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