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향수를 찾아서~

디지털시대에 떠나는 시간여행 “아~그땐 그랬었지”

수백 년 또는 몇십 년 동안 대를 이어 사용됐지만 급격한 산업화로 사라지거나 보기 드문 생활물품들. 조금은 유치하고 촌스러우면서 한없이 정겹다. 잊혀진 기억이 되살아나고 당시의 추억이 아련하다. 손가락으로 터치만 하면 신세계가 열리는 디지털시대에 아련한 아날로그 추억여행으로 초대한다.

선조들의 생활상을 만날 수 있는 공간,  70년대 추억의 물건 전시
석탄의 모든 것 알 수 있는 박물관부터  민속 문화 교육의 장까지

문경석탄박물관
문경석탄박물관은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왕릉리 옛 대한석탄공사 은성광업소에 1999년 5월20일 개관한 전문박물관이다. 국가 기간산업의 원동력이었던 석탄의 역할과 그 역사적 사실들을 한곳에 모아 체계적이고 일목요연하게 전시·보존하여 훗날 역사적 교육의 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한 잊혀져 가는 석탄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고 석탄산업의 쇠퇴로 인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문경석탄박물관은 연탄 모습으로 꾸민 외관이 인상적이며, 석탄과 관련된 산업·생활사 등을 전시라는 기법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연면적 1805.44㎡ 규모로 1∼2층 중앙전시실과 갱내전시실·야외전시장 등의 시설이 있다. 광산장비 및 광물 787종 4571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실제 갱도 230m도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문경석탄박물관 전시실은 중앙전시실(1층, 2층), 야외전시장, 갱도전시장, 광원사택전시관이 있다.

1층 전시실에는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지구의 형성, 석탄의 기원과 변천, 석탄이 형성되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전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1970년 대한석탄공사 은성광업소 지하 600m에서 캐낸 괴탄과 화석·황철석·자수정·규화목·규장암 등의 암석류가 전시되어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석탄운반용 증기기관차와 연탄제조기·채탄도구·측량장비·통신장비·화약류·광산보안장비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탄광촌 점심시간 모습과 막장 굴진작업 광경, 갱도작업 모습, 석탄선별 작업 광경을 밀랍인형으로 전시한다. 그리고 한켠에는 문경지역의 역사와 문화·민속·산업·관광·문경팔경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문경문화관이 마련되어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권양기와 티플러·광차·공기압축기·인차(人車)·기관차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순직 광산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진폐순직자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폐광 직전까지 활용되었던 실제 갱도를 전시실로 꾸민 갱내전시실에는 현대식 굴진막장과 기계화된 채탄막장·붕락체험장 및 안전검사 광경·구호활동 모습·갱내 식사 장면 등이 전시되어 있다.
www.coal.go.kr

한밭교육박물관
한밭교육박물관은 1992년 7월10일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 대지 4198㎡에 연건축면적 2195㎡으로 9개의 전시실과 3개의 전시장, 야외전시장 그리고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었다.

옛날에 사용하던 교과서를 비롯하여 교육관련도서, 교육학습기록, 교원학생서장, 사무용품 등 교육관련유물 총 2만7000여점의 자료를 보존·전시하고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학생들의 학습장으로 활용되도록 운영하고 있는 교육박물관이다.


제1전시실에는 옛날 서당교육의 모습에서부터 구한 말 신식교육이 들어오기까지의 생생한 모습과 많은 자료가 시대·영역별로 전시되고 있으며, 제2전시실에는 일제 식민지 시절의 아픈 과거인 창씨개명서장, 황국신민서사석 등 황민화 교육의 모습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3전시실에는 해방과 더불어 시작된 교수요목기부터 7차 교육과정기까지의 우리교육이 발달해 온 모습이 각종 교과서 및 교구 자료와 함께 전시되고 있으며, 제4전시실에는 조선시대 교육기관 모습이 모형촌으로 그 시대의 사회 풍습과 더불어 전시되고 있다.

그 외 제5전시실은 옛날의 사랑방을 중심으로 한 선비들의 생활모습과 각종 민속자료들, 제6전시실은 안방에서의 여인들 생활모습, 제7전시실에는 어전회의 모습과 옛날 저잣거리 모습이 전시되어 있다. 이러한 전시실을 기반으로 한밭교육박물관은 우리의 교육 문화는 물론 생활, 민속, 문화도 한눈에 볼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밭교육박물관 건물은 1938년 6월8일 준공된 건물로 학교 건물로는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한번의 개축도 없이 학교 건물로 사용되었으며, 6·25전쟁 당시에는 유엔과 북한군이 번갈아 주둔하여, 지금까지 당시 총탄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현재 대전광역시 문화재자료 제50호로 지정되어 있다.
hbem@tenet.or.kr

교과서박물관
교과서박물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교과서를 전시하는 전문박물관이다. 국정교과서 후신인 대한교과서(주)가 우리나라 교육 문화 발전사를 한눈에 살펴보고 미래의 한국교육 발전을 책임진다는 인식하에 설립하였다.

대한교과서(주)는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2세 교육을 위한 사명감과 ‘교육입국(敎育立國)’ ‘실업교육(實業敎育)’ ‘출판보국(出版報國)’이라는 이념을 가지고 창업하여 우리나라 교육문화 발전과 그 궤적을 같이 해왔다.

교과서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교과서라는 전문 주제를 다루는 박물관으로 선조들이 서당에서 배우던 서적에서부터 개화기 교과서, 일제강점기 때의 교과서, 8·15광복 직후의 교과서, 현재의 교과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과서들을 보관·전시하고 있다.

또한 교과서박물관에는 한글관, 교과서의 어제와 오늘, 추억의 교실, 교과서 제작과정, 세계 교과서, 북한 교과서, 미래 교과서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특별히 교과서 생산 공장 내에 박물관이 위치해 교과서를 직접 만드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www.textbookmuseum.com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은 강원도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근·현대사 자료 박물관이다. 2004년 문화관광부 복권기금을 지원 받아 정선아리랑학교에 다목적 문화공간이 조성되면서 개관하는 추억의 박물관은 기획전시 중심의 박물관으로 정선아리랑학교 진용선 소장이 보유한 4000여 점의 근현대사 자료를 계절별로 만나볼 수 있다.

추억의 박물관은 박물관 개관 이전인 2004년 초부터 ‘아라리안 갤러리’라는 인터넷 공간으로 문을 열어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꾸준히 국내외에서 수집한 자료를 정리 해오다가 2005년 폐광촌인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방제리 정선아리랑학교에 야외공연장과 함께 문을 열었다. 추억의 박물관은 향수가 깃든 근·현대사 관련자료를 발굴·수집·연구하며, 이를 전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향토 자료와 이론의 토대를 구축하는 동시에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찾는 이들에게 추억과 기억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데 건립 목적을 두고 있다.

2005년 1월 현재 추억의 박물관에는 민요자료 1125점, 고문서·고서 1332점, 교육자료 2620점, 근현대사자료 2632점, 광업자료 153점, 서화 106점 등 총 11253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www.ararian.com

여성생활사 박물관
여성생활사 박물관은 우리 선조들의 생활이 살아있는 실생활에 이용되었던 생활용품 및 장신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천연염색가 이민정씨가 30년 동안 수집한 여성생활과 관련된 유물 3000여 점을 모아 2001년 6월2일에 설립하였다.

이곳은 고유의 민속문화를 조사·발굴하여 연구하며 자연을 이용한 우리 고유의 빛깔을 만들어 내고, 이를 문화교육 및 생활문화 전시로 재조명함으로써 전통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정립할 수 있는 산교육장이다.

박물관은 강천면 강천초등학교의 폐교된 강남분교에 자리 잡고 있다. 1층에는 다도교실·전통염색전시실·작품전시실·솜씨방·휴게실이 조성되어 있으며, 복도에는 야생화사진전과 염색재료전을 한다. 2층에는 고전의상 및 장신구·가구 및 생활용품전시실이 있고, 아동의상·주방용품 외에 일반유물도 전시된다.

여성생활사 박물관은 옛 여성에 관한 유물 전시뿐만 아니라, 채현천연염색연구소를 겸하고 있다. 또한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우선 천연염색 대중화를 위한 특별전시회 및 염색체험학교를 개설하여 관람객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김치축제와 체험학교를 열었다. 2004년에는 여성문화예술제를 개최하였다.
www.womanlife.or.kr

짚풀생활사 박물관
볏짚·보릿짚, 싸리, 부들, 띠 등 짚과 풀로 만든 모든 전통자료를 수집 ·정리·연구하여 전시하는 사설 특수 전문박물관이다. 관장 인병선씨의 짚과 풀에 대한 다년간의 연구를 토대로 설립된 박물관으로서 짚·풀 전문박물관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한 짚풀생활사 박물관은 상설전시 외에 1년에 1~2회 특별전을 열고 있다. 짚과 풀은 우리 땅에서 나는 자연재이며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활용한 전통재료이다. 합성물질의 남용으로 지구가 나날이 황폐화되고 있는 오늘날 이 자연재를 활용한 역사와 과학과 지혜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재를 어떻게 활용했는가, 무엇을 만들었고 어떤 방법으로 제작했는가, 그 현대적 의의는 무엇인가 하는 것을 대중에게 교육하고 동시에 함께 연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설립하게 되었다.
www.zipul.com

재미있는 추억박물관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마을에 위치한 추억박물관은 마치 어렴풋한 추억을 연상케 하는 듯 회색벽돌로 지어진 건물의 박물관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소품, 캐릭터, 장난감 등이 전시돼 있고, 수백 개의 미니어처 캐릭터 장난감들이 수집돼 있다. 작은 칠판, 나무책상, 나무의자, 공책과 연필이 놓여 있는 작은 방에 들어서면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 향수에 젖는다. 벽에 걸려 있는 만화 포스터와 교복이 정겹게 느껴진다.
www.heyri.co.kr

북촌생활사 박물관
서울의 북촌에서 수집한 우리 근대 생활물건을 전시하고 있다. 몇백 년 전부터 불과 몇십 년 전까지 대를 이어 사용돼 오다가 눈먼 산업화에 밀려 갑자기 사라져 버린, 조금은 촌스럽고 유치하고 그러면서도 한없이 정겨운 우리네 옛 생활물건을 가정집 같은 전시관 안에 칸막이 없이 아기자기하게 모아 놓았다. 그래서 전시된 모든 물건을 관람자가 직접 손으로 만져 볼 수도 있고, 사용이 가능한 물건은 옛 방식대로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는, 새로운 개념의 열린 박물관을 표방하고 있다.
www.bomulg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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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