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최고의 훈남 누구?

  • 김세훈 기자 space0122@naver.com
  • 등록 2018.06.11 11:10:49
  • 호수 1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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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톱’훈훈한 황태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세훈 기자 = 얼굴까지 잘생긴 재벌가 자제들은 누가 있을까? 드라마 속 주인공 같은 삶을 살고 있을까? TV서 막 튀어나온 듯한 외모로 우리의 이목을 사로잡은 그들이 궁금해졌다.
 

지난 1일, CU 편의점으로 친숙한 기업 BGF리테일의 새로운 인사가 있었다. 홍석조 BGF 회장의 둘째 아들 홍정혁(36)씨가 BGF 상무로 재계에 데뷔했다. 이로써 BGF는 홍석조 회장의 첫째 아들 홍정국 BGF리테일 부사장과 둘째 홍정혁 상무가 경영 일선서 나란히 경영수업을 받게 됐다.

경영수업 중

홍정혁 상무는 이번에 신설된 ‘신사업개발실’서 근무한다. 홍 상무는 앞으로 BGF의 신규 사업을 담당하며 경영능력을 평가받는다. 홍정혁 상무가 재계에 등장한 것과 별개로 그의 훈훈한 외모가 업계에선 화제다. 앞으로 홍 전무가 보여줄 경영능력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유통업계에는 형제가 나란히 경영 수업을 받게 된 점과 보유 지분 격차가 미미한 점을 들어 그룹 내 후계자 경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현재 BGF그룹의 지주사인 BGF의 지분 62.53%는 홍석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홍정국 부사장은 전체 지분의 0.82%, 홍정혁 상무는 0.03%의 지분을 각각 보유한 상태다.


BGF는 지난 1994년 보광훼미리마트로 시작했다. BGF는 고 이병철 회장의 사돈 집안이 운영하며 범 삼성가로 분류되고 있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지난 2012년 6월 CU로 브랜드를 바꾸고 회사명을 (주)BGF(Bo Gwang Family)리테일로변경했다. 

BGF그룹은 BGF가 지주사로 있고 종속사로는 ▲BGF네트웍스 ▲BGF핀링크 ▲BGF보험서비스 ▲BGF휴먼넷 같은 기업이 있다. BGF리테일의 종속사로는 ▲BGF로지스 ▲BGF푸드 ▲BGF씨펙스로지스틱 등이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국내서 가장 점포 수가 많은 편의점 브랜드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점포 수 과잉현상에 따른 매출 정체가 두드러진다. 새로 부임한 홍정혁 상무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현재 BFG가 펼치고 있는 정책은 도시락 판매다. 편의점서 도시락을 판매해 식사가 가능한 상품과 일반 상품을 함께 제공하는 편의성 확대를 시도했고 결론적으로 고객 수의 증가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아울러 1인 가구 등 소규모 가구를 위한 신선식품, 즉석식품 등의 판매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생활 편의 확대 방안으로 세탁소, 택배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일 지주사 BGF는 헬로네이처 지분 50.1%를 인수했다. BGF그룹의 지주회사인 BGF는 헬로네이처에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헬로네이처는 SK플레닛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온라인 식품 회사다. 

헬로네이처의 2016년과 2017년 매출은 각각 65억원과 105억원으로 올해 1분기는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액은 각각 2016년 29억원, 2017년 40억원 이다. BGF는 헬로네이처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을 얻은 상황이다. 단기적인 손실보다는 식품 온라인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한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과거 5년간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은 연평균 19% 성장했다. 특히 온라인 식품 시장은 연평균 39%의 고도성장을 이뤘다. 2018년에도 온라인 식품 시장은 20%대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헬로네이처 같은 신선식품을 다루는 온라인 시장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편의점 시장의 올해 1분기까지 매출은 전체적으로 3.0% 늘었지만 대부분 담배소비의 증가로 오른 매출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 전망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편의점 유통업계서 활약할 홍정혁 상무의 어깨가 무겁다.

로열패밀리 얼굴까지 잘생겼네∼
두 엄친아 외모만큼 경영능력 기대

훈훈한 외모로 주목받는 재계의 인사가 또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전무다.  한화 김 전무는 1983년생으로 올해 36살이다. 아버지는 한화 김승연 회장이고 어머니는 전 내무부장관을 지낸 서정화씨의 장녀다.

김 전무는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했다. 압구정중학교를 졸업한 김 전무는 중학교 시절 줄곧 1등을 했다. 고등학교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는 세인트 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보통 재벌 3세는 대학을 졸업하고 MBA를 거쳐 경영수업을 받지만, 하버드 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전무는 곧바로 귀국해 군에 입대했다. 공군사관후보생 117기 통역장교로 복무한 그는 2006년 8월에 입대해 2009년 12월에 복무를 마쳤다.

김동관 전무는 2010년 한화그룹의 차장으로 입사했다. 2011년부터 한화 솔라윈 기획실장을 맡아 태양광 사업을 추진했다. 김 전무는 당시 전망이 불투명한 태양광 사업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한화그룹을 글로벌 태양광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13년엔 한화큐셀 전략마케팅 실장을 지냈다. 이후엔 영업담당 실장과 상무를 거쳐 현재 한화큐셀 전무로 근무하고 있다. 여타 재벌가의 자제들과 달리 태양광 산업 한 가지에만 꾸준히 몰두해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무는 지난 2015년 한화큐셀의 영업실장을 맡은 후 회사가 흑자로 돌아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화큐셀은 2011년부터 2015년 1분기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2015년 넥스트에라 에너지사와 1.5GW 모듈 공급 계약을 성사시킨 뒤 2015년 2분기를 기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 12월 한화큐셀 전무로 승진한 뒤에는 한화큐셀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김 전무는 태양광사업을 흑자로 전환시키며 그룹 내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

한화그룹 총수 일가는 불명예스러운 사건들로 그간 뉴스에 여러 번 등장했다. 폭력배를 동원해 민간인에게 린치를 가한 김승연 회장부터 술집서 난동을 부린 둘째와 셋째까지 남다른 이력을 자랑한다.

가족들과는 달리 김 전무는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만한 사고를 친 적이 없다. 오히려 직원들에게 읽은 책을 나눠주거나 봉사활동을 즐기는 등의 미담들이 존재한다.


이런 좋은 이미지와 함께 최근 김 전무가 맡은 태양광 사업까지 파란불이 켜졌다. 미국 행정부가 얼마 전 태양광산업의 수입 품목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상황서 미국 내 대규모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는 사업을 따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한화큐셀 코리아는 휘필드카운티와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는 MOU를 맺었다. 한화큐셀은 오는 2019년 완공을 계획하고 있다. 예상되는 연간 전력 생산 규모는 약 1.6GW로 이는 250만명 정도가 가정용 전기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미국 정부와 휘필드카운티는 공사에 필요한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재산세 및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지원 금액은 약 300만달러(약 320억원)다.

아직 총각

김 전무의 활약은 모 회사인 한화케미칼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자회사인 한화큐셀의 선전으로 한화케미칼의 기업가치가 반등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태양광 모듈 제작 회사가 실적이 좋아진 이유는 웨이퍼 가격이 낮아져 마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웨이퍼는 태양광을 에너지로 저장하는 실리콘 기판이다. 한화 그룹 내에서도 김 전무의 태양광 산업의 경영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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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